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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미국, 121개월째 경기확장 지속…연준의 금리 인하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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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미국, 121개월째 경기확장 지속…연준의 금리 인하 배경은?

무역전쟁·인플레이션·투자감소 따른 '보험성 인하'

미국 연준은 31일 10년 7개월 만에 0.25% 기준금리인하를 단행했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연준은 31일 10년 7개월 만에 0.25% 기준금리인하를 단행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0.25% 포인트의 기준금리인하를 단행했다. 대체적인 시장 예상과 일치한 수준이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8년 12월 이후 10년 7개월만에 처음이다.
2015년 12월부터 지속된 통화 긴축 기조를 끝내고 '돈풀기'로 방향을 선회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판단하긴 이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추가적인 인하의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그렇다고 명확한 시그널도 보내지 않은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결정을 '중간사이클 조정(mid-cycle adjustment)'으로 규정했다. 장기 정책 기조를 예단하지 말라고 시장에 보낸 신호로 읽힌다.

이 같은 애매모호한 태도는 미국 경기가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전미경제연구소(NBER)에 따르면 미국은 이번 달로 121개월째 경기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 역대최장 기록이다.

분기 성장률이 1분기 3%대에서 2분기 2%대로 낮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탄탄하다는 평가다. 실업률도 반세기만의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뉴욕증시는 잇따라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인하한 데 대해 연준은 '보험성 인하'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중국과 유럽연합 등 글로벌 무역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인 데다가 유로존과 중국을 중심으로 경기둔화가 본격화하는 흐름에 대응한 선제 조치라는 얘기다.

미국이 독자적인 정책 기조를 고집하기엔 세계 경제 네트워크와의 연계성이 너무 커진 때문이다.

포브스 등 미 언론들도 기준 금리가 2%의 낮은 수준이어서 경기침체가 닥쳤을 때 인하 여력이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경기침체가 닥치기 전에 미리 금리를 낮춰 사전 차단하는 게 합리적이라며 연준의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와 함께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 2%를 지속해서 밑돌고 있는 데다가 금융시장의 인하 기대감이 매우 강하다는 점도 연준의 이번 인하 결정을 낳게한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앞으로 추가 인하가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파월 의장은 "장기적인 연쇄 금리인하의 시작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금리인하가 단지 한 번이라고도 말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추가로 금리를 내릴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애매모호한 신호를 보낸 셈이다.

일각에선 연준의 이번 금리인하가 미국의 기업가들이나 대출을 이용해 자동차, 주택 등을 사려는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엔 부족한 수준이라며 추가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내년에 재선을 노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추가 인하에 적극적인 점이 이 같은 전망에 한층 무게를 싣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