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 수 급증으로 확진자 역학조사 지연
이달 말 일일 확진자 10만명 예상…방역 및 진료 간소화
<편집자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하루 3만명을 넘어서면서 조만간 하루 10만명 이상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더군다나 무증상·경증 환자가 급격히 늘면서 재택치료 환자 수는 16만명에 육박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방역체계 전환이 신중히 고려되고 있다.이달 말 일일 확진자 10만명 예상…방역 및 진료 간소화
이제 코로나19는 ‘위드코로나’를 넘어 계절형 독감 수준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아래 본지 기자의 코로나19 감염일지는 불과 한달안에 코로나19 확진자 폭발로 우리가 맞닥뜨리게 될 현실을 담고 있다. 이 일지를 통해 확진을 받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슬기로운 코로나19 생활’이 됐으면 한다.

몸이 이상하다고 느끼기 시작한 건 지난달 31일이었다. 아침에 눈을 떴는데 코끝에서 찬 기운이 느껴졌다. 코가 살짝 막히고 목이 건조했다. 밤새 창문 틈으로 들어온 찬 바람에 비염이 도졌다고 생각했다.
다음날 증세가 심해져서 약국에서 약과 함께 자가진단키트를 사 왔다.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는 추세라 검사해보는 게 좋겠다 싶었다.
검사할 때까지만 해도 양성일 거라는 생각은 안 했다. 당연히 음성이라 생각하고 테스트기에 추출액을 떨어뜨렸는데 C열과 함께 T열에도 바로 희미한 줄이 생겼다. 시간이 지날수록 테스트기에 뜬 두 줄이 점점 선명해졌다.
C열과 T열에 모두 줄이 생기면 양성이다. 결과에 너무 놀라서 검사를 한 번 더 했는데 이번에도 또렷하게 테스트기에 두 줄이 떴다.
가족들과 함께 연휴 마지막 날 아침부터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가 PCR검사를 받았다. 온 가족이 코로나에 걸렸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PCR검사 결과는 다음날인 3일 오전 10시 1분에 나왔다. 가족들은 다행히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사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문자를 받았다. 문자에는 현재 확진자 수가 폭증하고 있어 역학조사가 지연되고 있으니 양해 바란다는 안내와 함께 자가격리 권고사항이 있었다.
보건소로부터 재택치료 안내를 받기 전까지는 함께 사는 가족들도 모두 집에서 대기해야 했다. 나와 가족들은 이날 오전부터 보건소 연락을 기다렸지만 전화가 오지 않았다. 오후부터는 보건소에 전화 문의를 계속 시도했지만 통화 중이라는 음성 안내와 함께 전화가 끊겼다.
직장 생활을 하는 가족들은 회사에 자가격리 기간을 알려야 하는 상황인데 보건소에서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해 난처한 상황이었다. 나와 가족들은 언론에 보도된 확진자 및 동거인의 자가격리 기간을 찾아보면서 직장에 짐작한 격리 해제일을 알렸다.
코로나가 걸린 상황에서 가족들과 집에서 어떻게 격리해야 하는지, 나는 어떤 약을 먹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다음날 오전 11시 52분에서야 시청에서 연락이 왔다. 코로나 증상 발현 시기, 증상 발현 이틀 전 동선 및 밀접접촉자 여부를 물으며 역학조사를 진행했다. 이외에도 거주지와 직장 주소를 확인하고 동거인의 연락처와 직장을 물었다.
현재 확진자 대부분 비대면 재택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나는 기저질환자인 엄마와 떨어져서 치료받기 위해 이날 오후에 바로 재택치료 지원시설에 입소했다. 해당 시설은 코로나 확진자를 별도로 격리해 가족 간 추가 감염을 방지하는 곳이다.
시청으로부터 온 전화에 이어 재택치료 추진단 등 이곳저곳에서 연락이 와 비대면 진료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지난 5일 여전히 보건소의 안내를 못 받았던 가족들은 아빠가 세대주 대표로 전화를 받으면서 자가격리 기간을 안내 받았다.
같은 날인 5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지인 A씨는 8일 오전 11시쯤에서야 시청의 연락을 받았다. A씨의 자가격리 해제일은 코로나 증상 발현일로부터 7일 후인 9일이다. 계속해서 급증하는 코로나 확진자 수에 역학조사가 지속해서 지연되고 방역 및 진료 지원이 간소화되는 것 같았다.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나서 보건소의 연락을 기다리기까지 가족들과 나는 혼란의 시간을 보냈다. 이달 말이면 확진자가 10만명을 넘어선다고 한다.
정부는 방역 및 재택치료 모니터링 체계를 개편하고 있다. 확진자 조사를 자기기입식으로 전환하고, 60살 이상이나 50살 이상의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 등 집중관리군 위주로 진료를 시행한다.
그 외 일반관리군은 정부의 정기적인 유선 모니터링을 받지 않고 비대면 진료도 동네 병·의원이나 상담센터에서 받게 된다.
만약 코로나에 걸리게 된다면 당황하지 않고 동네 병·의원 등 의료센터의 안내를 따라 잘 대처하길 바란다.
안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hj043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