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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Q도 부진' CJ제일제당, '선택과 집중' 통해 하반기 반등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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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Q도 부진' CJ제일제당, '선택과 집중' 통해 하반기 반등 나선다

식품 수익성 악화, 바이오·FNT 부진에 영업이익 40% 급감…전체 매출도 3.7% 감소
국내 차별화 신제품 출시·해외 글로벌전략제품에 집중…가공식품 중심 식품 성장 노려
트립토판·스페셜티 아미노산 등 고부가가치 품목 확대로 사업구조 고도화
중국 더딘 내수 회복세와 쿠팡 거래조건 협상·파업 문제 등은 변수로
호주 최대 대형마트 체인인 울워스(Woolworths)의 한 매장에서 현지 소비자가 비비고 만두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CJ제일제당이미지 확대보기
호주 최대 대형마트 체인인 울워스(Woolworths)의 한 매장에서 현지 소비자가 비비고 만두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이 원가부담 가중과 중국 내수 침체 영향으로 올해 2분기에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하반기에도 경기 불황과 고물가가 지속되는 등 경영 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하반기 실적 반등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별도기준(CJ대한통운 제외) 2분기 매출은 4조4233억원으로 3.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0.1% 급감한 2358억원으로 집계됐다. 주력 사업인 식품 부문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5% 감소한 1427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바이오 부문과 FNT 부문 영업이익도 각각 76%, 17% 감소하는 등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다만 피드앤케어(FEED&CARE) 부문은 매출이 3% 감소하는 와중에도 영업이익이 159% 증가했다.

CJ제일제당의 실적 부진에는 식품 평균 판매가격(ASP) 상승과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원·부자재 비용 증가, 중국 내수 침체로 인한 축산 업황 회복 지연 등이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1분기에 감소했던 국내 식품 매출이 2분기에 다시 성장세로 전환된 점과 국제 곡물가가 장기적으로 안정화되는 등 원가 부담이 일부 완화돼 하반기에는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CJ제일제당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전략 카테고리/채널 강화와 판매 확대 전략을 추진해 하반기 식품 판매량 회복을 본격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국내에서는 차별화된 신제품을 중심으로 내식수요를 흡수하고, 해외에서는 비비고 등 글로벌전략제품(GSP)에 집중해 K-푸드 대형화에 나선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외식물가가 상승하고 간편식의 가격경쟁력이 부각되면서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성장 기회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이 선보인 주요 신제품은 출시 후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4월 출시한 고메소바바치킨은 출시 두달여 만에 누적 매출 100억원(소비자가 기준)을 달성했다. 사각형 모양의 도우 등으로 차별화한 고메 디트로이트 피자도 출시 2주만에 10만개가 팔렸다. 상반기에는 치킨 66%, 피자 16% 성장을 각각 기록했다. 가정간편식(HMR) 제품 판매도 늘었다. 삼계탕의 경우 상반기 판매량이 전년동기대비 약 2배 증가했다.

해외 식품 부문은 국내 식품사업 부진에도 성장세를 유지했다. 해외 식품 매출의 79%를 차지하고 있는 미주 지역은 올 상반기에도 매출 13% 성장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미주지역에서 GSP 품목과 피자 품목은 모두 18%씩 성장했다. 대표 제품인 비비고 만두는 지난 21년 시장 1위를 차지한 이래 점유율을 지속 확대해 올 2분기에는 49.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레드바론 브랜드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냉동 피자 시장 점유율 1위(그로서리 채널 기준 19.9%)를 달성했다.

중국·일본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했지만 유럽에서는 신규 시장인 영국과 독일에서 에스닉 경로를 중심으로 높은 성장을 기록했다. 영국에서는 코스트코와 잇수(Itsu) 등 주요 유통경로에 만두와 치킨 제품이 입점하면서 매출을 30% 이상 성장시켰다. 만두를 중심으로 성장을 이어가는 한편 향후 유럽 생산기지 증설도 검토중다.

중국에서는 짜사이(중국식 절임)과 장류 등이 주력 품목인 ‘지상쥐’를 매각하면서 제품 통일성을 강화해 GSP품목에 보다 힘을 싣는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브랜드를 중심으로 K-푸드 사업 확장에 주력해 시장 지위를 굳건히 하고 강화된 브랜드인지도를 바탕으로 성장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시장 지위와 브랜드인지도를 기반으로 아시안 스낵과 피자 카테고리 등 주요제품 매출 확대할 계획이다. CJ푸드와의 통합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발현됐기 때문에 그에 따른 견조한 실적을 계속해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와 FNT 사업 부문은 중국 등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나란히 하락하며 부진했지만 하반기에는 일부 반등 요인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바이오 사업의 경우 중국 축산업계가 대형 계열화 업체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축산업이 점차 고도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저CP(조단백, 가축이 소화·흡수하지 못하는 단백질을 줄인 사료) 트렌드도 확산되면서 CJ제일제당은 트립토판과 스페셜티 아미노산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CJ제일제당은 바이오 부문 내 트립토판과 스페셜티 아미노산의 매출 비중이 21년 1분기 12%에서 올해 2분기에는 각각 17%와 21%로 성장한 만큼 고부가가치 품목에 집중해 사업구조를 집중해 영업이익률을 개선할 계획이다. 기술 우위에 기반한 가격경쟁력으로 트립토판 수요 증가분을 선점해 시장 1위 지위를 공고화하고 기존 생산라인을 스페셜티 생산라인으로 전환해서 스페셜티 사업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다만 중국 경기 지표에 대한 비관적인 예측이 이어지면서 현지 내수 시장 회복세도 어두울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쿠팡과의 분쟁과 국내 파업에 대한 생산차질 우려도 있다. CJ제일제당은 쿠팡과 거래조건에 대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뚜렷한 돌파구를 찾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파업도 변수다. 또 CJ제일제당 노조는 오는 29일 파업 출정식을 예고했는데 구체적인 일정과 범위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명절 대목을 앞두고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쿠팡과의 협상이 장기화됨에 따라 플랫폼 1위 사업자를 통해 낼 수 있는 매출 기회의 손실을 입고 있는 상황이다.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실적을 만회해 하반기에는 햇반이나 만두 등 주요 전략제품의 경우 쿠팡에서 판매했던 수준의 매출을 어느 정도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jkim9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