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서 출발, K뷰티 글로벌 플랫폼 도약
지난해 매출 23.9%, 영업이익 30.1% 증가
‘옴니채널’ 및 ‘외국인 관광객’ 성장 견인
지난해 매출 23.9%, 영업이익 30.1% 증가
‘옴니채널’ 및 ‘외국인 관광객’ 성장 견인

시작은 신사동이다. 올리브영은 1999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1호점을 개점한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2011년 매출 2119억원에서 2014년 5000억원을 돌파했고, 2016년에는 1조원을 넘겼다. 이후 2021년 2조원, 2023년에는 3조원을 훌쩍 넘기며 급성장했다.
지난해도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매출액은 4조7895억원, 영업이익은 5993억원이다. 전년보다 각각 23.9%, 30.1% 증가한 수치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늘면서 국내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옴니채널 전략 역시 올리브영 성장에 기반이 된 전략”이라며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체험형 매장으로 진화하고 있다. 체험형 매장으로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는 소비 침체로 성장 한계가 있어, 결국 해답은 해외 시장에 있다”고 강조했다.
올브리영 역시 역성장 우려가 제기됐으나, 시장에서는 지나친 비관론이라는 반응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1분기 매출 감소 우려로 주가가 조정받았지만, 이는 과도한 해석”이라며 “올해 올리브영 매출은 5조3500억원, 영업이익률은 12~14%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옴니채널’ 전략으로 성장 기반 다져
창립 초기 올리브영은 상품 큐레이션에 집중했다. 뷰티 카테고리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한국형 드럭스토어(H&B스토어)’ 모델을 만들었다. 2008년 부산에 첫 지방 매장을 열면서 전국 단위 사업자로 거듭났다.
이후 한국형 코스메슈티컬 스킨케어 브랜드인 닥터자르트, CNP와 1세대 스킨케어 인디브랜드 아이소이, 메디힐 등 유망한 국내 중소 브랜드를 발굴하며 K뷰티 산업과 동반성장했다.
플랫폼 차원에서도 혁신을 이어왔다. 2014년 모바일 앱을 출시하고, 2017년 공식 온라인 온라인몰을 출시해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했다. 2018년에는 화장품업계 최초의 당일배송 서비스인 ‘오늘드림’을 출시,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을 연계한 옴니채널 전략을 성공적으로 구현했다.
올해 초에는 옴니채널 강화 일환으로, 매장 전자라벨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온라인몰 상품 상세 페이지로 연결되는 ‘전자라벨-NFC 기반 상품 탐색 서비스’를 도입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이번 서비스는 온라인몰의 다양한 기능을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옴니채널 쇼핑 경험을 한 층 높인 획기적인 시도”라고 설명했다.
한발 더 나아가 올리브영은 올해 체험형 매장에 힘을 쏟는다. 올해 연말까지 전국 주요 상권 내 중대형 매장 100여 곳에 ‘체험형 뷰티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뷰티 전문성에 기반한 체험 콘텐츠 확산을 통해 매장 매력도를 극대화하고 고객에게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외국인 관광객, ‘꼭 가야 할 명소’ 꼽혀
올리브영은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꼭 가야 할 명소로 꼽히기도 한다. 실제 올리브영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189개 국적의 외국인 고객이 올리브영 매장을 찾아 총 942만건을 결제했다.
이 기간 외국인 관광객이 찾은 올리브영 매장 수는 1264개로 집계됐다. 전체 매장(1371개, 2024년 4분기 기준)의 약 92%에 달하는 수치다. 올리브영이 방한 관광객들의 ‘필수 쇼핑 코스’ 입지를 공고히 하며 지난해 외국인 매출은 직전해 대비 140% 증가했다.
올리브영은 차별화된 글로벌 상권 전략을 통해 외국인 고객의 쇼핑 만족도 제고에 나설 계획이다. 먼저 외국인 고객 비중이 90% 이상인 ‘명동 타운’의 특화 서비스를 부산, 제주 등 주요 관광지에 위치하는 매장에도 선제적으로 도입한다. 전자라벨을 비롯해 매장 내 안내 서비스, 결제 공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접점에서 외국어 표기를 강화한다.
매장 직원들의 글로벌 역량도 높인다.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 자체 어학 교육 프로그램인 ‘G.L.C(Global Language Course)의 수강 대상 및 외국어 과목을 대폭 확대한다. 고객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은 물론, 국적별 고객 니즈에 맞는 상품까지 적극적으로 제안할 수 있는 ‘글로벌 고객 전문가’ 육성에도 나설 예정이다.
또 귀국 후에도 K뷰티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수 있도록 ‘올리브영 글로벌몰’ 가입을 돕는 ‘밴딩머신(자판기)’ 설치도 늘려 나갈 방침이다. 현재 ‘광복 타운’, ‘명동역점’, ‘명동 타운’, ‘삼성 타운’ 등 4개 매장에 도입됐으며 이를 통해 지난해에만 33만명의 신규 회원을 유치했다.
미국법인 설립·로고 리뉴얼…글로벌 진출 시동
올리브영은 이제 글로벌로 손을 뻗는다. 앞서 올리브영은 올해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LA)에 현지 법인 ‘CJ Olive Young USA’를 설립했다. 미국을 ‘글로벌 K뷰티 1위 플랫폼’ 도약을 위한 전진기지로 삼고 국내에서 ‘K뷰티 산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K뷰티 글로벌화’를 가속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선정 올리브영 대표는 “미국 법인 설립은 올리브영의 핵심 파트너인 중소 브랜드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지속가능한 K뷰티 성장 환경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며 “K뷰티 산업의 성장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해외 시장에서도 ‘K뷰티 성장 부스터’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시장 규모나 파급력 측면에서 모두 매력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뷰티시장 규모는 5700억 달러(약 740조 원). 그중 미국의 뷰티시장은 단일 국가로는 세계 최대인 1200억 달러(약 156조 원)로 추산된다. 지난해 K뷰티 전체 해외 수출액(102억 달러)의 10배 이상이다.
미국 법인 설립과 함께 올리브영은 상품소싱, 마케팅, 물류시스템 등 사업 확장을 위한 핵심 기능 현지화를 적극 추진, 글로벌몰 역량을 강화한다. 현지 오프라인 매장도 1호점 개점을 목표로 추진한다.
브랜드 로고도 새롭게 단장했다. 방향성은 ‘글로벌’과 ‘옴니채널’이다. 워드마크형 로고인 ‘올리브영(OLIVE YOUNG)’을 단독 사용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환경에서 모두 가시성과 영문 가독성을 높이는 방향이다.
이선정 올리브영 대표는 “K뷰티 산업의 성장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해외 시장에서도 ‘K뷰티 성장 부스터’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