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소용량 뷰티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초저가 유통채널' 다이소와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다.
다이소는 소용량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 접근성을 높인 채널로 평가받는다. 1000~5000원대 균일가에 맞추기 위해 용량을 줄이고 포장비 등을 최소화한 제품을 선보여 왔다. 이같은 제품은 2023년부터 본격적인 인기를 끌며 다이소의 성장세를 견인 중이다.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주요 ODM 제조사와 협업해 품질 경쟁력도 확보했다.
현재 다이소는 전국 200여개 매장과 온라인몰에서 약 500종의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는 2023년 말 기준(26개 브랜드, 250여종)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실제 지난해 다이소의 뷰티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대비 144% 증가했다.
화장품 대기업들도 다이소 전용 제품군을 적극 넓히는 추세다. 아모레퍼시픽은 마몽드의 다이소 전용 브랜드 '미모 바이 마몽드'를 통해 입점 4개월 만에 100만개를 판매했다. 에뛰드는 서브 브랜드 'Play 101'으로 아이, 페이스, 립 등 총 25종의 컬러 뷰티 제품을 출시했다.
LG생활건강도 다이소 전용 라인에 힘을 싣고 있다. '케어존'을 시작으로 'CNP 바이 오디-티디', '더페이스샵', '코드글로컬러' 등으로 브랜드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선보인 'CNP 바이 오디-티디 스팟 카밍 젤'은 출시 3개월 만에 10만개 이상 팔리며 '품절템'으로 주목받았다.
에이블리의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에이블리는 소용량 제품군을 확대하고 단독 선론칭 제품을 선보이며 '쁘띠 뷰티'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고 있다. 루나, 페리페라, 아이소이 등 인기 브랜드와 협업해 선택지를 넓혔고, 데이지크와 타이니원더의 선론칭 제품을 선보여 완판 등의 호응을 끌어냈다.
그 결과 에이블리의 소용량 화장품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9% 증가했다. 주문 수는 약 2.5배(151%), 1020세대 주문자 수는 2배 이상(121%) 늘었다. 다양한 화장품을 경험하고자 하는 잘파(Zα)세대의 소비 성향이 가격 부담 없는 '쁘띠 뷰티'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현재 1020세대 중심의 인기를 끌고 있는 소용량 제품은 3040세대에게도 점차 실용적인 대안으로 부상 중이다. 30대 직장인 A씨는 "용량이 큰 제품은 사용 기간이 길어져 답답하다"며 "소용량 제품으로 다양한 제품을 체험한 뒤 맞는 것을 찾는 게 낫다"고 말했다. 30대 주부 B씨는 "아이들과 외출할 때 파우치가 가벼워지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답했다.
소용량 뷰티 트렌드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이소는 기초 및 색조 제품군을 늘려가며 시장 주도권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는 다이소몰에서 '뷰티풀데이' 행사를 열고 관련 마케팅을 강화 중이다. 에이블리는 대표 쁘띠 뷰티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객과 브랜드를 잇는 쁘띠 뷰티 쇼핑 환경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경 기자 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