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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러시아 '도발적 발언'에 핵잠수함 이동 명령… 핵무장국 간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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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러시아 '도발적 발언'에 핵잠수함 이동 명령… 핵무장국 간 긴장 '고조'

메드베데프 "러시아 핵 공격 능력" 언급에 '즉각 대응'… "우리 국민 보호할 것"
군사적 위협보다 '수사적 충돌' 성격 강해… 전문가 "무책임한 행동, 위험 키울 뿐" 비판
미 해군과 미 국방부는 잠수함이 이동했는지 여부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 해군과 미 국방부는 잠수함이 이동했는지 여부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러시아 대통령의 '핵무장국 간 전쟁 위험' 관련 발언에 대응하여 핵잠수함 2척을 "적절한 지역"에 배치하라고 명령했다고 밝혔다. 이는 핵무장국 간의 수사적 충돌을 극적으로 고조시키는 움직임으로, 전 세계 안보 전문가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고 2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메드베데프는 트럼프가 자신에게 "말을 조심하라"고 경고한 후, 모스크바가 최후의 수단으로 소련 시대의 핵 공격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 미디어 게시물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러시아 대통령의 매우 도발적인 발언에 근거하여 나는 이러한 어리석고 선동적인 발언이 그 이상일 경우를 대비하여 두 척의 핵잠수함을 적절한 지역에 배치하도록 명령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말은 매우 중요하고 종종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이것이 그런 경우가 아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나 잠수함 이동 여부에 대해 미 해군과 국방부는 논평을 거부했다. 미군이 핵 억지력에 대한 민감한 임무를 맡고 있는 잠수함의 배치와 위치에 대해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안보 전문가들은 미국의 핵잠수함이 이미 러시아 목표물을 겨냥할 수 있는 위치에 항상 배치되어 있다는 점을 들어, 이번 이동 명령이 실제 군사적 고조라기보다는 정치적 수사라고 분석했다.

군비통제협회 전무이사 대릴 킴볼(Daryl Kimball)은 트럼프의 행동을 "무책임하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하며, "어떤 지도자나 부지도자도 소셜 미디어에서 핵전쟁을 위협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 과학자 연맹의 한스 크리스텐센(Hans Kristensen)도 미국의 핵잠수함이 항상 거기에 있으며 "제자리로 이동할 필요가 없다"며, 트럼프가 메드베데프의 "미친 발언"에 대한 답변을 허락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와 메드베데프는 화요일 트럼프가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휴전에 동의하거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오늘부터 10일"이 있다고 말한 후 최근 며칠 동안 설전을 주고받았다. 크리스텐센은 트럼프가 러시아와의 긴장이 더 고조될 경우 핵무기에 의지할 수 있다는 기대를 부채질함으로써 "약속의 함정"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에블린 파카스 매케인 연구소 전무이사는 이번 행동이 핵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며, "정말 신호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러시아인들도 그것을 그렇게 읽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의 행동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략을 바꾸게 할 가능성도 낮다고 덧붙였다.

과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선전했던 트럼프는 최근 러시아 지도자에 대한 불만을 표명하며 그를 "헛소리"라고 비난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최근 러시아의 공격을 "역겹다"고 묘사하는 등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