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값 안정에 유통가 ‘딸기전쟁’…롯데마트 산지 대전, 디저트는 프리미엄

겨울철 대표 과일인 딸기 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서면서 유통업계가 연말 성수기를 겨냥한 딸기 상품 경쟁에 들어갔다. 작황 회복으로 도매·소매 가격이 내려가자,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산지 직거래와 물량 확보를 앞세운 기획 상품이 잇따르고 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딸기 소매 가격(100g)은 12월 초 기준 2900원대로 내려왔다. 지난해 11월 말 3200원을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10%가량 낮아진 수준이다. 도매시장도 하락 흐름이 뚜렷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11월 가락시장 딸기 도매가격(상품 기준 2kg)은 전년 동기 대비 15% 낮아졌고, 12월 들어 평균 가격은 3만원대 중반까지 내려왔다.

지난해에는 폭염과 폭설로 출하가 늦어지며 가격이 급등했지만, 올해는 작황이 비교적 양호해 수급이 안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KREI에 따르면 11월 딸기 출하량이 전년 대비 12.6% 늘었다,

가격이 내려오자 유통업계는 딸기를 연말 핵심 전략 상품으로 꺼내 들었다. 롯데마트는 18일부터 31일까지 2주간 전국 산지와 협업한 기획 행사 ‘전국 딸기 대전’을 연다. 논산·완주·담양·고령 등 7개 산지 딸기를 한자리에 모아 선보이며, 지자체 캐릭터를 활용한 연말 한정 패키지로 차별화를 꾀했다.
이번 패키지는 롯데마트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1단 설향 딸기’에 적용됐다. 딸기를 겹겹이 쌓지 않는 1단 구조로 짓무름을 줄였고, 논산 ‘육군병장’, 진주 ‘하모’, 고령 ‘가야돌이’ 등 각 지역 대표 캐릭터를 스티커로 부착해 산지와 지역 특색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딸기 전 품목을 100% 산지 직거래로 운영하고, 당일 수확·당일 출고 체계로 신선도를 관리하고 있다. 특정 산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전국 12개 산지를 병행 운영해, 날씨와 출하량 변동이 큰 딸기 특성상 수급 안정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가격 혜택도 강화했다. 24일까지 행사 카드 결제 시 2000원 할인, 2팩 이상 구매 시 팩당 1000원 추가 할인이 적용된다. 이를 적용하면 ‘논산 설향 딸기(500g)’는 9900원, ‘고령 친환경 설향 딸기(500g)’는 1만990원에 구매할 수 있다. 롯데마트는 연말 성수기 수요에 대비해 약 350톤 물량을 사전 확보해, 극성수기에도 공급을 안정적으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신한솔 롯데마트·슈퍼 과일팀 MD는 “전국 딸기 대전은 롯데마트와 오랜 기간 협력해온 산지들과 함께 준비한 지역 상생 프로젝트”라며 “앞으로도 산지 협업을 확대해 고객에게는 믿을 수 있는 원물을, 지역 농가에는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도 딸기 시즌 한정 제품을 앞세워 모객에 나섰다. GS25는 설향 딸기와 우유 크림을 넣은 ‘맛삼춘 딸기샌드위치’를 17일부터 판매하고, 세븐일레븐은 경북 고령 등 산지 설향 딸기를 활용한 ‘헬로키티 딸기샌드위치’와 ‘헬로키티 페스츄리딸기샌드위치’ 2종을 운영한다. CU는 ‘킹스베리 딸기 샌드위치’를 자사 앱 포켓CU에서 한정 예약 판매할 예정이다.
딸기 가격이 하락한 반면, 호텔업계는 프리미엄 경쟁이 한창이다. 롯데호텔서울은 1층 페닌슐라 라운지 앤 바에서 ‘2026 머스트 비 스트로베리’ 프로모션을 운영하며, 이달 한 달 프리미엄 딸기 디저트 뷔페를 선보인다.

신라호텔 서울은 대표 디저트로 꼽히는 ‘딸기빙수’를 겨울 시즌 메뉴로 운영하며, 매년 고급 딸기와 프리미엄 식재료를 전면에 내세운다. 호텔업계는 전반적으로 외식·프랜차이즈보다 가격 인상에 대한 저항선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물 가격 흐름과는 별개로 딸기 디저트를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경험 소비’로 인식하는 고객이 많아, 가격을 올려도 수요가 크게 줄지 않는다”고 말했다.


황효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oju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