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지배구조 분석] 롯데케미칼, 자회사 롯데정밀화학보다 실적 앞서도 주가는 역주행

글로벌이코노믹

ESG경영

공유
1

[지배구조 분석] 롯데케미칼, 자회사 롯데정밀화학보다 실적 앞서도 주가는 역주행

에틸렌 호황 맞고 있지만 공급과잉에 제품가격 하락 우려…롯데케미칼 주가 연초대비 –17.9% vs 롯데정밀화학 38.7%

사진=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사진=글로벌이코노믹
롯데케미칼은 실적이 자회사인 롯데종합화학보다 앞서고 있지만 주가는 오히려 역주행하고 있습니다.

롯데케미칼의 주가는 21일 22만9500원으로 연초인 1월 4일의 종가 27만9500원에 비해 17.9% 하락한 수준입니다.
반면 롯데정밀화학의 주가는 이날 7만6400원으로 1월 4일의 5만5100원에 비해 38.7% 급등한 상태입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상반기 에틸렌 호황을 누린 덕택에 9월말 누계 별도기준 매출액이 10조166억원으로 전년동기의 6조8167억원에 비해 46.9% 증가했습니다.
롯데케미칼의 9월말 누계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9903억원으로 전년동기의 1062억원에 비해 9.3배 가량 급증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나프타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에틸렌 스프레드가 하락하고 있습니다. 에틸렌 스프레드가 하락한다는 것은 마진이 떨어지면서 수익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게다가 내년에는 국내외 다수의 나프타 분해시설 증설이 예정돼 있어 에틸렌 공급과잉에 따른 제품가격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롯데케미칼의 실적이 양호한데도 주가가 연초에 비해 하락한 것은 내년도 실적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보입니다.

반면 롯데정밀화학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안정적인 증가율을 보이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16년 2월 원료의 수직계열화 및 정밀화학·스페셜티 제품의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롯데정밀화학(舊 삼성정밀화학)의 주식 31.13 %를 4650억원에 인수했습니다.

롯데정밀화학은 요소수와 암모니아를 포함한 일반화학제품부터 셀룰로스, ECH(에피클로로히드린), 가성소다 등의 정밀화학제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화학제품을 취급하는 화학 전문 기업입니다.

롯데정밀화학의 최대주주는 롯데케미칼로 지분 31.13%를 갖고 있습니다. 롯데케미칼은 최대주주가 롯데지주로 지분 25.59%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롯데케미칼의 경영진에는 대표이사에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김교현·이영준·황진구 대표가 포진해 있습니다. 반면 롯데종합화학에는 정경문 대표 1인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롯데케미칼에는 대표가 4명인데다 실적도 지난해보다 나아졌지만 올해 주가는 연초보다 마이너스권에서 헤메고 있습니다. 롯데종합화학에는 1명의 대표이사가 일하고 있지만 주가는 38.7%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롯데케미칼의 등기이사(사외이사, 감사위원회 위원 제외) 5명의 올해 9월말 누계 평균 보수는 1인당 7억8000만원에 이릅니다. 반면 롯데종합화학의 등기이사 3명의 올해 9월말 누계 평균 보수는 2억400만원으로 롯데케미칼의 등기이사 보수가 롯데종합화학보다 3.8배 가량 많습니다.

증권가에서는 롯데정밀화학이 올해 4분기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습니다.

키움증권은 롯데정밀화학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이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키움증권이 예상하는 롯데정밀화학의 4분기 영업이익은 83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93.4% 증가한 수치입니다.

롯데정밀화학의 실적이 급증한 데는 환경 규제로 세계 1위 가성소다 생산국인 중국의 공급이 감소했고 알루미나 정제설비의 생산량 확대 등으로 가성소다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엔 영업이익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에는 물류 차질이 완화되며 운송비 부담이 줄어들게 되고 중국 내 환경 규제가 지속돼 암모니아 및 가성소다 가격이 견조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롯데정밀화학은 증권사의 호평에 힘입어 상승세를 계속하고 있고 롯데케미칼은 시크리컬(경기순환) 업종의 열세 기류에 휘말려 맥을 못추고 있습니다.

형(롯데케미칼) 보다 아우(롯데정밀화학)의 주가가 더 높이 뛰어 오른 청출어람(靑出於藍)의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