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도 증권가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주목하고 있고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분석하고 주가에 미칠 영향 등을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대건설의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IPO(기업공개)가 수요예측 결과 참패를 당하면서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이 좌절됐습니다.
그결과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정의선 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게 되고 현대건설로 인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도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의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ES)과 정몽구 명예회장(MK)은 지난 2014년부터 주요 계열사의 대주주 지분 매각 및 취득을 통해 1조2089억원 규모의 누적 거래대금(세전)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는 현대자동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자동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현대모비스로 들어가는 고리를 끊는 것이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 대주주가 보유 지분과 보유 현금을 최대한 활용해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주주들간 이해관계 상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진단입니다.
대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계열사가 가진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를 통한 순환출자 해소에 쓰이면서 다른 주주의 이해관계를 침해하지 않는 방식으로 전개될 수도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대주주의 현금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에 현대건설의 어설픈 현대엔지니어링 IPO 추진으로 인해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이 좌초되면서 현대건설이 눈총을 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분 분포는 지난해말 기준으로 현대건설이 지분 38.62%(2933만주)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입니다. 정의선 회장이 지분 11.72%(890만3270주), 정몽구 명예회장이 지분 4.68%(355만2340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최대주주인 현대건설이 현대엔지니어링의 IPO를 성공적으로 진행했으면 정의선 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은 상당액의 현금을 마련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적극 나설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환경 변화에 따라 지배구조 시계가 다시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실타래가 더 꼬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8년 3월에 시도한 지배구조 개편이 무산된 이후 재추진 시기와 방법을 지속적으로 검토중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은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을 고려하면 현대차그룹이 사업구조와 지배구조 개편을 마냥 미루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과거 다른 기업에서 활용했던 방식들의 사용이 어려워지면서 선택지가 좁아질 수도 있습니다.
정의선 회장은 지분가치로는 현대글로비스, 현대차, 현대엔지니어링이 중요하고 지분율은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엔지니어링이 높습니다.
현대차그룹의 대주주가 지분을 줄여온 회사는 주로 일감몰아주기 규제와 관련한 회사들이며 지분을 늘려온 회사는 핵심 계열사들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이 무산되면서 정의선 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분을 매각해 현금화할 수 있는 방안이 사실상 어렵게 됐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모든 이해관계자와 제약 조건을 만족시키는 방법은 없고 차선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의 어설픈 현대엔지니어링 IPO로 인해 상장이 좌절되면서 지배구조 개편이 꼬인 현대차그룹은 또다시 차선책을 찾아야 하는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