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 하나로 12개 양자 광원 동시 제어 성공
양자 컴퓨팅 상용화 성큼 다가서
양자 컴퓨팅 상용화 성큼 다가서

이 혁신적인 칩은 12개의 동기화된 양자 광원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능력을 갖춰 미래 양자 컴퓨팅, 감지 및 보안 통신 분야에 필수적인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칩 하나에 담긴 12개의 '양자 광 공장'
14일(현지시각) 과학 기술 전문매체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된 칩은 1제곱밀리미터 미만의 면적에 각각 12개의 독립적인 양자 광원을 탑재하고 있다. 이 '양자 광 공장'은 레이저 광을 이용해 광자 쌍을 생성하는 마이크로링 공진기로 구동된다.
그러나 공진기는 온도 변화와 제조상의 미세한 차이에 매우 민감하여 광자 생성의 동기화가 깨지기 쉽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칩 내부에 실시간 제어 시스템을 직접 내장하는 혁신적인 접근 방식을 택했다.
실시간 제어로 안정성 확보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에 따르면 노스웨이턴 대학교의 아니루드 라메쉬 박사과정생은 "칩에 직접 제어 기능을 내장해 양자 프로세스를 실시간으로 안정화했다는 점이 가장 고무적"이라며, "이는 확장 가능한 양자 시스템을 향한 중요한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각 공진기에는 광다이오드가 통합되어 입사 레이저 광의 정렬 불량을 감지하고, 온칩 히터와 제어 로직이 모든 드리프트를 지속적으로 보정한다. 이러한 피드백 루프는 외부 조건이 변동하더라도 섬세한 양자 광 생성 프로세스를 원활하게 유지하여 칩의 안정적인 작동을 보장한다.
상업용 칩 제조 기술로 구현된 복잡한 양자 시스템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의의는 이처럼 복잡한 양자 시스템이 표준 45나노미터 상업용 반도체 공정(CMOS 플랫폼)을 사용해 구축되었다는 점이다. 기존 AI 및 슈퍼컴퓨팅 상호 연결에 사용되던 동일한 플랫폼이 이제 복잡한 양자 광자공학을 구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보스턴 대학교의 밀로시 포포비치 준교수는 "양자 컴퓨팅, 통신, 감지 기술이 개념에서 현실로 구현되기까지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이번 연구는 상업용 반도체 파운드리에서 반복 가능하고 제어 가능한 양자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UC 버클리 박사과정생이자 칩 설계 및 패키징을 총괄한 다니엘 크램닉은 "우리의 목표는 복잡한 양자 광자 시스템을 CMOS 칩 내에서 완벽하게 구축하고 안정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며, "이를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서로 소통하지 않는 영역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학생 연구원 중 일부는 이미 프시퀀텀(PsiQuantum), 아야르 랩스(Ayar Labs), 구글 엑스(Google X ) 등 실리콘 광자공학과 양자 컴퓨팅 분야 스타트업으로 진출하여 관련 연구를 이어가고 있어, 이번 기술이 가져올 미래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