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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한미약품그룹, 꼬여져 가는 경영권 승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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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한미약품그룹, 꼬여져 가는 경영권 승계?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 송영숙 회장 단독체제로 굳혀져…임종윤·임주현·임종훈 삼남매는 모두 자회사 한미약품 사장으로 등재, 임종윤 사장은 올해 보수 큰 폭 줄어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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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그룹의 지배구조가 고(故) 임성기 회장의 부인인 송영숙 회장 체제로 강화됩니다.

한미약품의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는 오는 24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임종윤 사장(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올리지 않고 작년 신규 선임했던 임주현 사장(사내이사)도 자진 사임한다고 밝혔습니다.
임종윤 사장의 임기는 올해 3월 15일로 임기가 만료됐고 임주현 사장의 임기는 내년 9월 28일까지입니다. 임종윤 사장은 고 임성기 회장의 장남이며 임주현 사장은 임 회장의 장녀입니다.

한미사이언스는 사외이사 보다 사내이사가 더 많은 부분을 해소해 선진화된 ESG경영 체제를 갖추면서도 송영숙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직위를 유지해 책임경영도 구현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미사이언스는 송 회장이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을 하고 일상적 경영 현안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움직이게 되며 임종윤·임주현·임종훈 등 오너가 3명은 한미약품 사장으로서 지금까지 해오던 일들을 변동 없이 계속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은 고 임성기 회장의 차남입니다.

한미약품의 임종윤 사장은 1972년생, 임주현 사장은 1974년생, 임종훈 사장은 1977년생입니다.

한미약품그룹의 지배구조는 임종윤 사장이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의 대표이사 직을 그만두게 되면서 경영권 승계가 복잡한 양상으로 흐를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말까지 한미사이언스의 이사회는 송영숙 회장(대표이사), 임종윤 사장(대표이사), 임주현 사장(사내이사), 우종수 사장(사내이사), 송재오 기타비상무이사, 황의인 사외이사, 신유철 사외이사 등 7명의 이사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임종윤 사장이 한미사이언스의 대표이사 직을 떠남에 따라 한미사이언스의 지배구조는 송영숙 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단독 체제가 굳혀질 전망입니다.

임종윤 사장은 지난해 한미사이언스에서 송영숙 회장과 동일한 6억4200만원의 보수를 받았습니다. 임종윤 사장은 올해 4월부터는 한미사이언스로부터 받는 대표이사 보수가 없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미사이언스의 임주현 사장과 우종수 사장은 지난해 보수가 5억원을 넘지 않아 금융감독원 공시에는 보수 내역이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임종윤 사장은 한미사이언스의 대표직에서 물러나 동생들과 같이 한미약품의 사장 직위를 갖게 됩니다.

한미약품그룹의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에는 송영숙 회장의 독주 체제가 갖춰졌고 임종윤 사장 등 삼남매가 모두 한미약품의 사장 직위를 갖게 되면서 경영권 후계 구도가 복잡한 양상으로 흘러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동안 유력한 후계자로 지목돼 온 임종윤 사장이 한 걸음 뒤로 물러나는 모습이며 삼남매 간 후계자 자리를 놓고 한미약품에서 경쟁을 벌이게 되는 형국입니다.

임성기 회장 별세 이후 부인인 송영숙 회장이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임종윤 사장의 두동생은 한미약품 사장으로 승진한 바 있습니다.

임성기 회장이 지난 2020년 8월 2일 별세하면서 임 회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 2262만4496주는 부인인 송영숙 회장과 삼남매에게 상속됐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송영숙 회장은 698만9887주를 상속 받았고 임종윤, 임주현, 임종훈의 삼남매가 각각 354만5066주를 상속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송영숙 회장의 상속 받은 물량은 삼남매가 각각 받은 물량의 2배 가량 되면서 송영숙 회장이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의 지위에 오르게 됐습니다. 송영숙 회장은 지난해 말 현재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11.65%(783만9319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송영숙 회장은 올해들어 한미사이언스의 주식을 매입한 반면 삼남매는 한미사이언스의 주식을 매각한 것도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송 회장은 올해 3월 16일 현재 지난해말 753만9319주에서 15만786주를 사들여 769만105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임종윤 사장은 지난해말 573만9918주에서 33만5202주를 팔아 540만4716주를 갖고 있습니다.

임주현 사장도 지난해말 593만3704주에서 65만6326주를 매각해 527만7378주를 갖고 있고 임종훈 사장도 지난해말 535만9425주에서 36만7812주를 처분해 499만1613주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송영숙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으면서 한미약품의 미등기임원 회장으로도 등재되어 있습니다.

송영숙 회장은 지난해 한미약품으로부터 9억5600만원의 보수를 받았으나 한미약품 사장으로 되어 있는 임종윤, 임주현, 임종훈 사장은 보수가 5억원을 넘지 않아 금감원 공시에서는 내역이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일각에서는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승계가 꼬여져 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도 한미사이언스의 자회사인 한미약품에 오너가 삼남매가 나란히 사장으로 등재된 데 대해 한미약품그룹이 가족경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