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말까지 정몽구 명예회장이 지분 6.71%(251만7701주)를 갖고 있는 개인 2대주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현대글로비스는 정 명예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 회장이 최대주주입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그동안 보유하고 있던 현대글로비스의 지분과 관련해 일감몰아주기와 횡령·배임죄 논란 등으로 곤혹을 치른 바 있어 정 명예회장의 현대글로비스 지분 변화 과정이 더욱 세인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2001년 2월 한국로지텍이라는 물류 계열사를 설립했는데 출범 당시 자본금은 12억5300만원 규모로 알려졌습니다. 출범 당시 액면가는 5000원입니다.
한국로지텍은 2001년 말 자본금을 25억300만원으로 늘었고 2002년 7월 49만9400주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2002년 말에는 자본금이 50억원으로 불어났습니다.
현대글로비스의 지분 분포는 2003년부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나타났습니다. 2003년말 총 주식수는 100만주이며 정의선 회장이 지분 59.85%(59만8482주), 정몽구 명예회장이 지분 40.15%(40만1518주)의 지분을 가졌던 것으로 공시됐습니다.
현대로지텍은 2003년 6월 회사명을 글로비스로 바꿨습니다. 글로비스는 2011년 3월 현대글로비스로 또다시 사명을 변경했습니다.
현대글로비스는 설립 이후 계열사 물량을 사실상 독점하면서 매출액과 순익이 급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맞았습니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 변화는 2004년부터 시작됐습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지분 5% 상당을 노르웨이 해운사 빌헬름센(Wilh. Wilhelmsen ASA)에 넘겨졌습니니다. 정 명예회장의 지분은 2003년말 40.15%에서 2004년 말에는 35.15%로 낮아졌습니다.
정의선 회장도 같은해 현대글로비스 지분 20% 가량을 빌헬름센에 매각했고 빌헬름센은 2004년 말 지분 25%(25만주)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대글로비스는 2005년 10월 31일 액면가 5000원을 500원으로 액면분할 한데 이어 같은해 12월 26일 한국거래소에 상장됐습니다.
현대글로비스는 당시 300만주였던 주식이 액면분할로 3000만주로 늘었고 750만주를 공모하면서 총 주식수가 3750만주가 됐습니다. 현대글로비스의 총 주식수는 올해 3월 말까지 3750만주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보유 주식은 2005년 액면분할로 1054만5540주로 늘어났고 지분은 현대글로비스 공모로 인해 28.12%로 낮아졌고 2004년 말보다 7.03%포인트 줄었습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2005년 12월 31일 주식소유상황신고서를 통해 현대글로비스 주식 1054만5540주를 주당 500원에 취득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주당 500원에 현대글로비스 주식을 취득해 노르웨이 해운사 빌헬름센에 높은 가격으로 매각했고 현대글로비스 상장으로 주식시장에서도 높은 가격에 매각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입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지난 2006년 후계구도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려다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됩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1심에서 실형을 받았지만 2심에서 사회봉사명령이 포함된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납니다. 이때 정 명예회장은 기업이익의 사회환원 차원에서 1조원의 사재를 출연하겠다고 약속합니다.
정 명예회장은 2011년까지 현대글로비스 주식 6500억원, 2013년 이노션 주식 2000억원 등 총 8500억원을 정몽구재단 설립을 위한 출연금으로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은 출연금 기부, 대물변제, 증여 등으로 계속해서 줄었고 현대자동차에 대한 대물변제도 이 기간에 이뤄졌습니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은 2011년 말에는 11.51%(431만7701주)로 줄어들었습니다.
서울고법 형사10부(재판장 이재홍)는 2007년 9월 회삿돈 수백억원을 횡령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 받은 정몽구 당시 회장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과 함께 사회봉사 명령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판결에서 당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사회에 환원하기로 한 글로비스 주식 문제와 관련, 금년 내에 600억원을 환원하는 등 5년 내에 6000억원을 사회에 환원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2015년에는 정의선 회장과 현대글로비스 주식을 블록딜(대량매매)로 매각해 지분율을 낮추며 일감몰아주기로 인한 사익편취 규제에서 벗어난 바 있습니다.
정 명예회장은 2015년 2월 6일 시간외매매로 지분 4.80%(180만주)를 팔았는데 주당 평균 매각가격이 23만500원입니다. 정 명예회장의 매각 대금은 4149억원에 달합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올해 1월 7일 나머지 보유 지분 6.71%(251만7701주)를 주당 평균 매각가격 16만3000원에 전량 처분했습니다. 정 명예회장의 매각 대금은 4104억원 규모에 이릅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2015년과 2022년 두차례의 현대글로비스 주식 매각에서 8253억원 상당을 현금화했습니다.
정몽구 명예회장이 두차례에 걸쳐 판 현대글로비스 주식수는 431만7701주입니다. 정 명예회장은 보유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 주식의 평균 취득단가가 500원이라고 공시한바 있어 주식매입에 들어간 돈은 22억원 수준에 불과합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현대글로비스로 인해 많은 고초를 겪었지만 2015년과 2022년 두차례에 걸쳐 보유하고 있던 지분 11.51%(431만7701주)를 전량 처분하면서 8231억원의 차익을 얻은후 현대글로비스 특수관계인 지위에서 물러나게 됐습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