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매출 90%인데 정체성은 포천 150위 '미국 테크 기업'?
개인정보 유출 수사 압박에 미 의회·부통령까지… 통상 분쟁 불씨 되나
개인정보 유출 수사 압박에 미 의회·부통령까지… 통상 분쟁 불씨 되나
이미지 확대보기'K-유통' 강조하던 쿠팡, 갑자기 '미국 국적' 내세우는 이유
한때 한국의 물류 혁명을 이끄는 '자랑스러운 한국 기업'임을 자처하던 쿠팡의 기조가 묘하게 바뀌었다. 최근 쿠팡은 스스로를 "미국 포천(Fortune) 150대 기술 기업"이라고 정의하며 미국 정체성을 노골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매출의 절대다수가 한국에서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성조기'를 전면에 내세우는 배경에는 한국 정부의 강력한 규제망이 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쏘아 올린 공
인도의 영문 일간지인 인디아타임스(The Times of India)가 3월 10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한국 내 약 3,400만 명의 고객 데이터 유출 사고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고강도 조사를 받고 있다. 인디아타임스는 쿠팡이 이를 '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행위'로 규정하며 미국 정부를 상대로 강력한 로비를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일부 투자자들은 미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한국의 무역 관행에 대한 보복 조치를 청원하는 등 통상 분쟁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워싱턴의 '형님'들이 움직인다: 미 의회와 부통령의 등판
쿠팡의 로비는 실제 정치적 영향력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미 하원 법사위원회는 한국 당국의 조사가 미국 기업에 대한 불공정 타겟팅인지 확인하기 위해 쿠팡 측에 소환장을 발부하고 비공개 증언을 청취했다. 특히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쿠팡 문제를 한국 정부 핵심 관계자에게 직접 언급했다는 소식은 사안의 엄중함을 더한다. 쿠팡은 한국의 규제가 미국 기업의 자유로운 영업과 데이터 이전을 방해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조사를 넘어 한·미 간 통상 마찰로 번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테크 기업' 가면 뒤의 생존 전략, 한국 규제 당국의 고심
쿠팡이 유통업을 넘어 '기술 기업'임을 강조하는 것은 한국 내 각종 규제(공정거래법 및 온라인 플랫폼법 등)에서 벗어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논리다. 하지만 한국 소비자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이 규제 국면에서만 미국 기업임을 강조하는 행태에 대해 국내 시선은 곱지 않다. 글로벌 통상 압박과 국내 법 집행 사이에서 한국 정부가 어떤 묘수를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