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규정에 따라 환경, 사회적책임, 지배구조(ESG) 목표를 '촉진'해야 할 이른바 제8조 펀드(Article 8 funds) 500개 이상에서 아다니라는 이름의 주식이 등장한다고 야후 파이낸스는 자체 집계 자료를 인용해 1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다니 기업들이 각종 지수에서 실체가 알려지고 사기 및 시장 조작 의혹 속에서 재검토를 받는 등 ESG 투자자들은 또다시 그린워싱 및 잘못된 거버넌스와 같은 위험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한 전략이 왜 최근의 붕괴로부터 기업을 보호하지 못했는지 의아해하고 있다.
AFII의 최고 경영자인 울프 얼랜드슨과 고정 수익 연구 책임자인 스테파니 밀닉은 지난 2월 9일 아다니 그룹에 대한 보고서에서 "이러한 위험에 노출된 ESG 투자자들은 자산운용사와 함께 잠재적으로 이러한 인덱스 펀드 등에서 발생한 이유를 더 잘 조사할 규제기구에 참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털 투자자들의 후원을 받는 ESG 리서치 회사인 유틸(Util)의 패트릭 우드 우리베 CEO는 아다니의 대실패는 포트폴리오 자산운용사 뿐만 아니라 여러 ESG 지수 및 신용등급 제공업체가 채택한 접근 방식에 몇 가지 근본적인 결함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그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ESG로 분류된 회사나 펀드에 투자할 때의 기대치와 매우 큰 불일치가 발생할 수 있다"며, ESG 평가 등급은 "지나치게 단순화된 관점"을 제공함으로써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끼친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ESG 투자자들이 회피하려는 바로 그 위험에 휘말린 최신 사례가 되고 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 제재가 촉발되자 러시아 관련 주식과 채권이 전 세계적으로 매각되자 ESG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앞다퉈 러시아 자산 노출을 축소시켰다.
당시 ESG 자금은 러시아 국영 석유·가스회사부터 러시아 정부 채권까지 모든 것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에피소드는 ESG 업계의 초기 일부 지지자들이 목적에 맞지 않는 방법론을 재검토하도록 하는 계기로 여겨진다.
제8조 펀드는 EU의 ESG 투자 규정집인 지속가능한 금융 공시 규정(SFDR)에 정의되어 있다. 이번 4조3000억 유로에 달하는 총 관리 자산 지정은 많은 최종 투자자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적은 ESG 규모가 될 수 있는 잡동사니가 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문제점은 제8조 펀드가 ESG에 펀드를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EU의 요구 조건이 광범위하게 해석될 만큼 모호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유럽 증권 시장 당국(ESMA)은 제8조 펀드 관리자가 ESG 적용여부에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도록 하는 최소 임계값 시행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모닝스타(Morningstar Inc.)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ESMA 제안이 채택될 경우 제8조 펀드 가운데 27%만이 실제로 지속 가능성 요구사항을 충족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EU 최고 ESG 분류인 제9조 펀드에 등록된 11개 펀드가 아다니 그룹 주식을 보유했다. 외신의 분석에 따르면 이 중 8개 펀드는 직접 보유를 통해 이뤄졌다. EU 규칙에 따라 제9조 펀드 지정을 정당화하기 위해 펀드 매니저는 포트폴리오가 위험회피 및 유동성 요구에 대해 대응할 잔고액과 함께 100% 지속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유틸의 우드 우리베는 ESG 펀드 매니저들이 "투자자들에게 그것들이 정확히 무억을 제공하고 무슨 의미인지 훨씬 더 명확하게 해야 한다는 압박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속 가능한 투자의 관점에서 투자자들이 보고 싶어하는 것을 실제로 제공하면서, 이러한 지속 가능성 목표 중 일부를 실제로 충족하는 데에는 엄청난 노력과 격차가 상존한다고 덧붙였다.
유틸은 또한 아다니 주식관련 문서에서 포트폴리오 관리자들이 자주 ESG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힌덴부르크 공매도 보고서에 대한 반박문에서 아다니그룹은 ESG 원칙 고수와 기후변화 대응 관련 재무 공시 태스크포스(TCFD)와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SDG) 등 여러 글로벌 ESG 프레임워크의 채택을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다니그룹은 사기 혐의를 지속적으로 전면 부인하며, 힌덴부르크의 주장에 맞서 싸우기 위해 미국 로펌 와치텔, 립톤, 로젠 & 카츠와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한편, ESG 신용평가 기업들은 아다니그룹 일부 기업들에게 눈에 띄게 높은 점수를 주었다. MSCI 웹사이트에 따르면 아다니 그린 에너지와 아다니 토탈 가스는 여전히 MSCI 기업 가운데 "A" 등급을, 아다니 전력회사(Adani Transmission Ltd.)는 "BBB"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MSCI의 대변인은 아다니그룹 관련 회사에 대한 ESG와 기후 지수에 대한 검토를 실시할 예정이며, 이르면 이번 주에 변경 사항을 발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진충 글로벌이코노믹 국제경제 수석저널리스트 jin2000k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