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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이유있는 동남아 공략…'핀테크'로 중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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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이유있는 동남아 공략…'핀테크'로 중무장

비교우위 성장성·수익성…위비뱅크·리브·써니뱅크 등 플랫폼 확장

국내은행들이 모바일 플랫폼을 앞세워 동남아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각 사 = 제공 이미지 확대보기
국내은행들이 모바일 플랫폼을 앞세워 동남아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각 사 = 제공
[글로벌이코노믹 공인호 기자] 국내은행들이 동남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교 우위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갖춘 '블루오션'이라는 인식과 함께, 국내 시장에서의 자산 확대만으로는 수익창출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특히 국내은행들은 기존 소매금융의 강점에 '핀테크' 노하우를 결합해 현지 은행들과의 차별화도 꾀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우리은행은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을 통합한 '글로벌 위비뱅크 플랫폼 서비스'를 오픈했다. 해당 플랫폼은 우리은행의 자체 모바일뱅크인 '위비뱅크'와 '위비상담', '한류 콘텐츠'로 구성됐다.
이는 글로벌 비대면 경쟁력 강화 및 해외 플랫폼 제휴사업 확대 등 우리은행의 중장기 글로벌 진출전략과 궤를 같이 한다는 설명이다. 대상국가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브라질, UAE, 호주, 미국 등 21개국이며, 영어, 아랍어, 중국어, 인니어, 일본어 등 12개 국어를 지원한다.

KB국민은행도 '핀테크' 기반의 동남아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9월 캄보디아 고객들을 대상으로 'Liiv(리브) KB Cambodia'를 출범시켰으며, 지난달에는 윤종규 KB국민은행장(겸 KB금융 회장)이 직접 현지를 방문해 캄보디아를 중심축으로 한 해외진출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베트남 현지 외국계은행 가운데 최대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는 신한은행도 지난해 6월 현지 금융권 최초로 모바일 자동차 금융서비스인 '써니뱅크 마이카 서비스'를 출시했다. 특히 베트남 써니뱅크는 출시 1년만에 4만3000명의 현지 회원을 모집했으며, 베트남 써니 마이카대출 실적도 지난해말 기준 1000만불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국내은행의 동남아 진출이 잇따르는 것은 국내시장에서의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말 기준 국내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13%,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1.65%로 지난 2000년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최근 수년간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순이자마진(NIM)도 역대 최저 수준인 1.55%를 나타냈다. 반면 국내은행들이 가장 많이 진출해 있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 현지 은행의 NIM은 1.5~2.5배 수준이다. 예대마진 역시 3.2배의 격차를 나타내고 있다.

동남아 진출에 따른 성과 역시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산업은행의 'Bankscope' 자료 분석결과에 따르면 동남아 시장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의 ROA는 2015년말 기준 1.5~2.3%였다. KB국민은행(캄보디아)이 2.28%로 가장 높았고 신한은행(베트남)이 2.24%로 뒤를 이었다. 이는 과거 경쟁적으로 진출했던 중국시장에서의 성과를 크게 웃도는 결과다.
다만 국내은행의 동남아 진출이 집중되면서 '쏠림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6월말 기준 국내은행의 동남아 네트워크는 총 53개로, 전체 해외 네트워크의 30.6%에 달한다. 국가별로는 베트남이 17개로 가장 많았고, 인도네시아(8개), 미얀마(10개) 순이었다.

산은경제연구소 강명구 선임연구위원은 "디지털기술을 가진 국내은행들이 동남아 시장에 진출할 경우 현지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현지에서의 영업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 가급적 국내은행간 경쟁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인호 기자 ihkong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