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우리은행은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을 통합한 '글로벌 위비뱅크 플랫폼 서비스'를 오픈했다. 해당 플랫폼은 우리은행의 자체 모바일뱅크인 '위비뱅크'와 '위비상담', '한류 콘텐츠'로 구성됐다.
KB국민은행도 '핀테크' 기반의 동남아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9월 캄보디아 고객들을 대상으로 'Liiv(리브) KB Cambodia'를 출범시켰으며, 지난달에는 윤종규 KB국민은행장(겸 KB금융 회장)이 직접 현지를 방문해 캄보디아를 중심축으로 한 해외진출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베트남 현지 외국계은행 가운데 최대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는 신한은행도 지난해 6월 현지 금융권 최초로 모바일 자동차 금융서비스인 '써니뱅크 마이카 서비스'를 출시했다. 특히 베트남 써니뱅크는 출시 1년만에 4만3000명의 현지 회원을 모집했으며, 베트남 써니 마이카대출 실적도 지난해말 기준 1000만불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국내은행의 동남아 진출이 잇따르는 것은 국내시장에서의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말 기준 국내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13%,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1.65%로 지난 2000년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최근 수년간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순이자마진(NIM)도 역대 최저 수준인 1.55%를 나타냈다. 반면 국내은행들이 가장 많이 진출해 있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 현지 은행의 NIM은 1.5~2.5배 수준이다. 예대마진 역시 3.2배의 격차를 나타내고 있다.
동남아 진출에 따른 성과 역시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산업은행의 'Bankscope' 자료 분석결과에 따르면 동남아 시장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의 ROA는 2015년말 기준 1.5~2.3%였다. KB국민은행(캄보디아)이 2.28%로 가장 높았고 신한은행(베트남)이 2.24%로 뒤를 이었다. 이는 과거 경쟁적으로 진출했던 중국시장에서의 성과를 크게 웃도는 결과다.
산은경제연구소 강명구 선임연구위원은 "디지털기술을 가진 국내은행들이 동남아 시장에 진출할 경우 현지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현지에서의 영업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 가급적 국내은행간 경쟁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인호 기자 ihkong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