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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 개장] 재점화된 '물가정점론'···원·달러 환율 1290원 하락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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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 개장] 재점화된 '물가정점론'···원·달러 환율 1290원 하락 출발

1일 원·달러 환율, 1290.0원 출발···전일比 8.4원↓

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일 장중 1303.7원을 기록하며 연고점을 경신했던 원·달러 환율이 하룻밤 새 8원 이상 하락하며 1290원에 턱걸이했다. 이는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만연한 가운데 물가지수가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이른바 '물가정점론'이 재점화 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일 대비 8.4원 하락한 1290.0원으로 출발했다. 전일 원·달러 환율은 1300.5원으로 상승 출발한 환율은, 장 초반 강세를 보이며 1303.7원까지 상승하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중국 위안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상승분을 반납했고, 1298원대로 최종 마감했다.
이날 환율 하락세의 주재료는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부활한 물가정점론이다.

먼저 최근 미국 외환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경기침체 공포다. 지난 29일(현지시각) 미 상무부는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1.6%로 최종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전망치 대비 0.1%포인트 낮아진 수치로, 미 경제가 역성장을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지난 2020년 1·2분기 이후 처음이다.

여기에 전일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2분기 GDP 전망치를 –1%로 집계하며, 2개 분기 연속 역성장 가능성이 높아졌다. 통상 GDP 성장률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지록하면 기술적 경기침체로 간주한다. 특히 경기 선행지표인 미국 소비자신뢰지수 역시 98.7로 전월 대비 4.5포인트나 급락하며 해당 우려에 힘을 실었다. 소비자신뢰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하회 시 소비자들이 향후 경기 전망을 비관적으로 생각한다는 의미다.

이런 경기 침체 우려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등의 악재들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 특히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며 '스태그플레이션(stagnation)' 우려가 확산됐고, 이에 위험회피심리는 후퇴하며 전일 달러화 강세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이날 달러화의 상승세가 꺾인 것은 물가가 정점을 찍고 하락할 것이란 물가정점론이 다시 부활했기 때문이다. 전일 미 상무부는 5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6.3%,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 이는 1981년 당시의 최고치에 근접한 높은 수준이지만, 시장 전망치(6.5%)를 소폭 하회하면서 물가 피크아웃론에 불을 지핀 것. 특히 PCE 지수는 연준이 통화정책에 참고하는 지표로 알려진 만큼, 연준이 긴축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5월 소비자지출 역시 전월 대비 0.2% 상승하며 5개월 내 최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물가 인상률에 비하면 소비가 크게 둔화된 양상을 보이며, 고물가 기반이 아닌 소비 부진 기반의 경기침체 우려를 확산시켰다. 이에 안전자산으로써의 달러화 가치가 일부 훼손됐다는 평이다.
이에 이날 원·달러 환율은 물가 둔화 가능성 주목한 약달러 흐름이 이어지며 1280원대 복귀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2월 이후 둔화 시그널을 보인 PCE 물가지수와 OPEC+의 8월 64.8만 배럴 증산 유지 결정은 물가 안정 근거로 재주목 받으며, 달러 강세 동력 약화에 일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미국 경기 침체 우려 역시 달러 강세 베팅에 부담이기에 약달러 재료로 사용될 수 있고, 금일 시장은 이러한 분위기를 추종할 것"이라며 "전일 1300원 상향돌파를 시도했던 달러 롱포지션은 천장을 확인했기에, 청산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이전 1280원 구간 복귀 이후 결제와 역송금 물량이 하단 지지력을 제공했다는 점을 복기할 때, 이날 역시 1280원 초반 구간에서 하단을 지지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신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o6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