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 탐지 기술을 해상 풍력·건설 소음 측정에 활용… 생산 능력 50% 확충
히타치 AI 정비·후지쯔 양자 컴퓨팅 등 방산-민간 경계 허물며 경쟁력 강화 모색
히타치 AI 정비·후지쯔 양자 컴퓨팅 등 방산-민간 경계 허물며 경쟁력 강화 모색
이미지 확대보기잠수함을 탐지하던 정밀 음향 센서가 해상 풍력 발전소 건설 현장의 소음 측정기로 변신하는 등, 방위산업의 폐쇄성을 극복하고 투자 회수율을 높여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30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국방을 17개 전략 분야 중 하나로 지정하고 민관 협력을 독려하면서 오키 전기 산업(OKI)을 필두로 한 주요 기업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 오키(OKI), 잠수함 소나 기술로 민간 해상 건설 시장 공략
오키 전기 산업은 방산 전용 기술을 민간 분야로 전이(Technology Transfer)하기 위해 생산 설비 확충에 나섰다.
오키는 2027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시즈오카현 누마즈 공장에 신축 건물을 건설한다. 수십억 엔이 투입되는 이번 투자를 통해 잠수함용 소나와 수중 탐사 장치인 ‘소노부이(Sonobuoy)’의 생산 능력을 현재보다 50%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간 자위대 전용이었던 음향 센서 기술을 해상 풍력 발전 및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 현장의 수중 음압계로 홍보할 방침이다. 기본 센서와 신호 처리 기술은 방위용과 동일하되, 민간 고객의 요구에 맞춰 사양을 재설계함으로써 대량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협소한 방위 시장을 넘어 민간 수요를 창출함으로써 막대한 개발 비용을 조기에 회수하고 제품의 단가 경쟁력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하고 있다.
◇ 히타치 AI·후지쯔 양자 기술… 방산 생태계의 대대적 개편
오키 외에도 일본의 기술 대기업들은 각자의 강점을 방위 산업과 결합하며 이중 용도 기술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후지쯔(Fujitsu)는 미국 방산 대기업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과 손을 잡았다. 양자 컴퓨팅, 센싱, AI 등 최첨단 분야에서 협력하며 민간과 군사 영역을 모두 아우르는 차세대 기술 표준을 만들 계획이다.
나고야의 보안 컴퓨팅 스타트업 A사는 민간용 드론 데이터 암호화 기술을 바탕으로 2025년부터 방위 부문 응용 가능성을 모색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 ‘국방비 GDP 2%’ 시대… 생존 위한 표준화와 수출 과제
일본 정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주변국 안보 위협 증대에 대응해 2025 회계연도 국방비를 GDP 대비 2%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목표를 달성했다. 하지만 방위 산업계의 고질적인 수익성 문제는 여전한 숙제다.
지난 20년간 고마쓰, 스미토모 중공업 등 100개 이상의 주요 기업들이 낮은 수익성을 이유로 군수 장비 생산을 중단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일본의 군사비 지출은 세계 10위권이나, 무기 수출 순위는 51위에 머물러 있다.
전문가들은 군사 및 민간 응용 기술을 표준화해 시장 규모를 키우는 것만이 일본 방산 기업들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지적한다. NEC가 잠수함 소나 기술을 수중 드론에 적용하는 시범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 한국 방산 업계에 주는 시사점
한국 역시 잠수함, 어뢰 등 수중 무기 체계 기술력이 세계적 수준이다. 국내 해양 IT 기업들이 방산용 소나 기술을 스마트 양식장이나 해상 풍력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일본이 소나 기술의 민간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글로벌 해상 건설 및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차별화된 AI 분석 솔루션을 결합해 시장 점유율을 지켜내야 한다.
후지쯔-록히드 마틴 사례처럼 글로벌 방산 대기업과의 기술 제휴를 통해 이중 용도 기술의 표준을 선점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외 수출 시장을 공동 개척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