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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수요 반영 못한 안심전환대출···"예고된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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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수요 반영 못한 안심전환대출···"예고된 실패"

주금공 4억원 이하 신청부터 속도 붙을 것···주택가 5억 이상도 검토 예정

안심전환대출이 시행 9일차에 신청한도의 7.5%에 불과한 성적을 내면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한국주택금융공사]이미지 확대보기
안심전환대출이 시행 9일차에 신청한도의 7.5%에 불과한 성적을 내면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한국주택금융공사]
금리인상기를 맞아 가계대출 변동금리 비중이 80%를 넘어선 가운데 차주들의 이자 부담 경감 위해 3%대 고정금리로 갈아타게 해주는 제3차 안심전환대출이 신청 10일차에 접어들었다.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준고정금리(혼합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최저 연 3.7%의 금리로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상품이다. 올해 8월16일까지 제1금융권·2금융권에서 취급된 변동금리 또는 준고정금리 주담대를 대상으로 한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2019년에 신청이 폭주했던 2차 안심전환대출을 경험삼아 △서버 2배 이상 증설 △비대면 접수 방식 추가 △주금공 외에 은행별 신청 가능 △5부제(요일제) 시행 등 업무 혼선을 막기 위한 별도의 조치를 마련하며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안심전환대출 신청은 매우 저조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안심전환대출 신청접수 9일차인 지난 27일까지 2만554건(약 1조8813억원)이 신청됐다고 28일 밝혔다. 주금공 홈페이지와 스마트주택금융앱을 통해 1만609건(1조88억원), 6대 은행 창구와 모바일 앱을 통해 9945건(8725억원)이 각각 접수됐다.

신청 9일째를 맞았음에도 누적신청금액은 고작 1조8813억원을 기록하며 대출한도(25조원)의 7.52%에 불과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전체 신청 가능일 19일 중 절반가량(9일)이 소요된 시점임을 감안할 때 예정대로라면 47%의 한도를 기록해야 했으나 8%도 채 넘지 못하며 대출차주들에게 외면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안심전환대출의 흥행 실패는 이미 예견돼 있었다. 그간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3.7%의 낮은 고정금리로 갈아타게 해준다는 점을 부곽했지만 정작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대책"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기준 조건이 2019년에 비해 너무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2019년에는 부부소득 8500만원 이하, 주택가격 9억원 이하가 신청 대상이었다. 하지만 이번 제3차 안심전환대출은 부부소득 7000만원 이하 주택가격 4억원 이하를 조건으로 내세운 까닭에 최근 부동산이 침체에 빠져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 및 수도권에서 3~4억원 이하의 집은 거의 찾아볼 수 없어 저조한 흥행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시행 2일차였던 지난 16일에는 금융노조가 총파업을 단행하며 안심전환대출 이용에 불편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지만 당일 서울의 은행 창구들은 매우 한산했다.

은행관계자들은 안심전환대출과 관련 "일부 빌라들이 밀집한 지역인 김포·금천 등의 영업점에서도 대면 접수가 거의 없었다"며 "서울 인근 영업점에 내방하는 고객들은 드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주금공은 다음달 6일부터 시작되는 주택가격 4억원 이하의 신청부터는 상황이 변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지난 2019년에는 수요가 너무 몰린 바 있어 이를 분산하기 위해 가격을 나눠서 책정했다"며, "현재 속도는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4억원 이하 신청부터는 대출금액도 커지는 만큼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현재는 주택가격 4억원 이하 신청 스케줄까지는 그대로 가되, 종료 시에도 재원이 남는다면 이후에 5억이상으로 올라갈 가능성에 대해서 검토할 예정"이라며 "시간이 경과됨에 따라 금리 조정주기가 도래한 차주들이 이자 부담에 더 많은 신청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택가격 4억원 이하 신청 첫째 날인 10월6일이 지나면 어느정도 윤곽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종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zzongy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