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로 금리인하 시기 4개월 가량 늦어져

3일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BE)에 따르면 권효성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내년 아시아 금리 전망' 보고서에서 한은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신호에도 기준금리 인상이 끝났다고 평가했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내년 8월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를 인하한 뒤 분기마다 0.25%포인트씩 추가로 낮출 것으로 전망했다. 최종적인 기준금리는 2.5%로 전망됐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보다는 다소 높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물가 상승률이 2.5% 아래로 내려가는 데 더 오래 걸릴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금리인하 시기 전망을 당초보다 4개월가량 미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지난달 21일 기준 시장 가격에는 향후 1년간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내릴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으며, 최소 내년 1분기까지는 한국의 3년물·10년물 국채 사이에 장단기 금리 역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보기도 했다.
보고서는 기준금리 인상시기 한국이 미국 국채 수익률(장단기 국채 간 금리 차이) 곡선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고 밝혔다. 과거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미국과 아시아 국가 간 국채 수익률 곡선 상관관계를 살펴본 결과 한국이 미 국채 수익률 곡선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
미국과 아시아 국가 간 10년물 국채 금리 상관관계에서도 한국이 미국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 다만 한국은 캐나다·독일·영국 등 서구 국가들의 상관관계보다는 낮았다.
이와관련 한은은 지난달 30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은은 지난 1월 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3.5%로 만든 뒤 동결행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지난 7월 금리 상단을 5.5%로 인상한 후 동결하고 있다. 한미 기준금리 차는 4개월 넘게 미국이 2%포인트 높은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 보고서도 현재의 한미 금리 역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지난달 30일 금통위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5%에서 3.6%, 내년 전망치를 2.4%에서 2.6%로 상향했다.
한편 보고서는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중국이 경기부양으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플레이션 우려 속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유동성 공급을 위해 내년 금융기관의 지급준비율(RRR)을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1조 위안(약 182조7000억원)의 특별채권을 추가 발행하기로 한 것에 대해 내년 성장률을 안정화하고 지방정부를 지원하려는 조치라고 판단했다. 국채 발행으로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0.1%포인트 상승하고 내년에는 전년 동기 대비 0.5%포인트 상승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광복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