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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사태 후폭풍] 법인 ‘구매전용카드’ 年결제 43조… 경기침체에 부실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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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사태 후폭풍] 법인 ‘구매전용카드’ 年결제 43조… 경기침체에 부실 확대

가맹점수수료 등 본업 수익 악화 대응…2023년 이후 취급 급증
대량 구매, 정기 결제 많은 유통·렌탈·건설 업종에서 두드러져
카드사가 대금 ‘대신 결제’ 구조…못갚으면 수백억 원 손실
경기침체로 인해 구매전용카드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경기침체로 인해 구매전용카드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홈플러스 사태 후폭풍으로 연간 43조 원 규모의 법인 ‘구매전용카드’가 카드사의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경기침체 심화로 거액 여신 비중이 높은 유통과 건설 등 부실화로 카드사에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 본업 경쟁력 악화에 대응해 법인 영업을 확대하고 있는데 자산 부실화에 따른 회수 우려가 커진다.

30일 여신금융협회와 여신업계 등에 따르면 카드사 내에서 법인을 대상으로 한 구매전용카드 자산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카드 등 8개 카드사의 구매전용카드 실적 규모는 지난 20일 기준 18조268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연간 기준으로는 작년 43조561억 원을 기록했는데, 전년동기(33조9295억 원) 대비 약 27%(9조1266억 원) 크게 늘어난 규모다. 취급잔고가 거의 없다시피 했던 2023년 초와 비교하면 짧은 시간 구매전용카드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카드사별로 보면 현대카드가 8조559억 원으로 가장 많고, 롯데카드(5조8969억 원), 신한카드(2조5070억 원), 우리카드 (8222억 원), 삼성카드(6912억 원), BC카드(341억 원), 하나카드(192억 원) 등 순이다.
법인 대상 구매전용카드는 기업(법인)을 고객으로 해 물품 구매나 업무용 지출 등 특정 목적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법인카드다. 일반 신용카드와는 달리, 사용 목적과 가맹점 범위가 제한돼 있다.

특정 업종 및 목적에 한해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지출 통제, 회계 효율성, 부가세 환급 등에 유리하다. 이렇다 보니 유통·렌탈·건설 업종에서는 대량 구매, 정기 결제, 프로젝트별 비용 관리 수요가 높아 사용이 많다.

그러나 기업이 외상으로 물품을 구매하고 카드사는 대금을 대신 지급하는 구조다 보니 경기 침체 시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 실제 이는 홈플러스가 카드대금을 미지급해 4300억 원 규모의 채권 투자 손실이 발생한 사태의 여파로, 롯데카드의 경우 793억 원에 달하는 부실을 떠안기도 했다. 현대카드와 신한카드 등 일부 카드사에선 구매전용카드 발급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이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구매전용카드가) 자금 압박을 줄이려는 기업들의 수요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상품인데, 홈플러스 사태 이후 구매전용카드의 리스크가 여신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