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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혜택 줄고 고객이탈 걱정…‘네·카·토’는 5년새 10배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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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혜택 줄고 고객이탈 걱정…‘네·카·토’는 5년새 10배 성장

작년 온·오프라인 간편결제 규모 75조 원…하루 평균 8800억 원 이용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 줄고 연회비·전월실적↑…고객 유인 효과 ‘뚝’
여신업계, 가맹점수수료 인하·마케팅 비용 부담 ”혜택 재개 어렵다”

빅테크 업체가 제공하는 간편결제 이용자들이 늘면서 기존 카드사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빅테크 업체가 제공하는 간편결제 이용자들이 늘면서 기존 카드사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카드사들이 고객이탈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 토스 등 빅테크의 간편결제 규모는 5년 만에 10배 성장했다. 전체 결제시장에서 이용 비중을 보면 신용카드 비중은 여전히 견고하다. 그러나 앞으로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카드사들은 현재 영업환경 악화로 인해 각종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있어, 결제 혜택이 예년만 못하다는 평가가 많다. 반면 빅테크 업체들은 간편결제 서비스에 각종 생활데이터를 연계해 혜택을 강화하는 추세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빅테크가 제공하는 QR결제 등이 확산하면 결제시장에서 카드사들의 입지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다.
18일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토스 등 3개 빅테크 업체의 온·오프라인 간편결제(간편송금 제외) 규모는 총 75조5174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빅테크 간편결제가 등장한 지난 2019년 이후 5년 만에 10배 이상 성장한 규모다. 당시 간편결제 규모는 9조7104억 원에 그쳤다.

빅테크 플랫폼이 제공하는 간편결제 서비스는 일상화한 지 오래다. 간편결제 서비스의 하루 평균 이용금액이 8800억 원에 달한다. 카카오페이 등 간편송금 서비스의 일평균 이용금액도 7700억 원을 넘어섰다.

아직까지 결제시장에서 카드사의 입지는 견고하다. 지난해 신용·체크카드 이용액은 전년(1076조6000억 원)보다 62조7000억 원(5.8%) 늘어난 1139조3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신용카드 이용액이 941조8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57조8000억 원(6.5%) 늘었고, 체크카드 이용액은 197조5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4조9000억 원(2.5%) 증가했다.

다만 대손비용 등이 늘면서 카드사 순이익은 부진했다. 지난해 우리·KB국민·롯데·BC·삼성·신한·하나·현대카드 등 8개 전업카드사의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른 당기순이익은 2조5823억 원으로 1년 전(2조6062억 원)보다 0.9% 줄었다. 약 2조2000억 원에 달하는 대손비용과 이자비용을 부담한 영향이다.

전체 간편결제 시장에서 빅테크와 카드사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비슷하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안심할 수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카드사의 고객 유인 효과가 점차 희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손익 악화를 방어하기 위해 주요 혜택을 줄이는 추세다.

작년부터 축소가 본격화한 ‘무이자할부’를 확대하는 카드사는 찾아보기 어렵고, 청구할인의 기준이 되는 ‘전월 실적’ 기준도 과거 대비 문턱이 높아졌다. 작년 3분기까지 8개 카드사의 8개 카드사의 연회비 수익은 985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2%(689억 원) 늘면서, 연 1조 원 돌파가 확실 시 하고 있다.
카드 이용 부담이 커지면서 카드를 이용하지 않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휴면 신용카드는 1388만3000장으로 전년 동기(1197만7000장)보다 15.91% 크게 늘었다. 결제시장은 직거래 방식의 ‘QR결제’가 확산하면서 주도권을 빅테크 중심으로 가져가는 추세다.

QR결제 방식은 쉽게 말해 ‘계좌이체’ 방식으로 결제에 드는 비용이 참여자가 다양한 신용카드 보다 저렴하다. 빅테크 업체들은 다양한 가맹점을 확보하고 여기에 할인 혜택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소비자 유인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지속하면 결국 결제 시장에서 카드사의 지위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우려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현재 카드사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도 간편결제 확산으로 결국 신용카드 이용자들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 영업환경이 비우호적인 상황에서 혜택을 늘리기 쉽지 않다. 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카드사들도 사업을 다각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