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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 충당금 급증에… 저축은행, 9년 만에 적자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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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 충당금 급증에… 저축은행, 9년 만에 적자전환

적자전환 주 이유는 이자비용 증가와 대손충당금 적립
건정성은 문제없어…"손실흡수능력 충분"

저축은행중앙회 오화경 회장(오른쪽에서 3번째) 및 임원들이 기자 설명회에서 23년 영업실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저축은행중앙회이미지 확대보기
저축은행중앙회 오화경 회장(오른쪽에서 3번째) 및 임원들이 기자 설명회에서 23년 영업실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저축은행중앙회
저축은행업권이 지난해 555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9년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고금리로 인한 조달비용 증가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한 충당금 적립 영향이 컸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2023년도 저축은행 영업실적 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설명회에는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을 비롯한 저축은행권 주요 임원들이 참석했다.
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79개 저축은행의 총 순손실은 5559억원으로 집계됐다. 2015년 이후 8년 동안 저축은행업권은 흑자 실적을 유지했으나 9년 만에 적자로 전환됐다.

적자전환의 주요 이유는 이자비용 증가와 대손충당금 적립이다. 2022년 시장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해 업권이 고금리로 수신을 유치하면서 전년대비 이자비용이 2조4000억원 증가했으나 이자 수익은 1조1000억원 증가에 그처 이자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또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22년에는 2조6000억 수준이었지만 23년에는 3조9000억 수준까지 늘었다.

연체율도 많이 올랐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8.02%로 전년말(2.90%) 대비 5.12%포인트, 가계대출은 5.01%로 전년말(4.74%) 대비 0.27%포인트 각각 올랐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7.72%로 전년말(4.08%) 대비 3.64%포인트 올랐다. 저축은행 기업대출의 대부분은 부동산 PF 대출이다.

반면 은행의 건정성 지표라고 할 수 있는 자기자본비율(BIS비율)은 오히려 올랐다. 저축은행권은 BIS 비율은 전년말(13.15%) 대비 1.20%포인트 상승해 14.35%를 기록했다. 보통 BIS에서는 자기자본비율의 8% 이상을 안정, 합격권으로 보고 있다. 오화경 회장은 증자를 통한 자기자본 확충과 이익 내부 유보화로 BIS비율이 높아져 역대 최고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화경 회장은 “연체율이 상승했지만 실질적으로 저축은행 사태나 저희가 어려웠던 2011년이나 2014년에 비하면 절대 높지 않다”며 “24년도에 현재로 볼 때는 (상황이) 더 나빠질 것 같지 않다”고 했다.

이어 부동산 PF에 대해서는 “자본들의 요구 매수 희망가가 워낙 차이가 크다 보니까 매도 실적은 많지 않다”라면서 “매각에 관련된 거는 지금 시장 전체에서 파는 쪽과 사는 쪽이 그런 갭이 크다”며 당국이 시장의 연착륙을 도울 것을 당부했다.
그는 “과거 코로나 시기에도 정부에서 채권안정화펀드나 증권안정화펀드 등을 만든 적이 있었고, 저축은행사태 때도 캠코를 통해서 매각한 사례가 있었다”라며 “시장에 매물은 많은데 수요자는 기다리고 있고, 너무 낮은 가격을 기대하고 있다 보니 당국이 중간 완충 역할을 해주면 질서 있는 정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