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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역차별①] 빅테크 규제 1년째 허송세월… 카드사는 '추가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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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역차별①] 빅테크 규제 1년째 허송세월… 카드사는 '추가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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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버페이
빅테크에 대한 규제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카드사 간편결제에만 규제가 추가돼 빅테크와 금융계 간의 규제 불평등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금융권과 빅테크 간 기울어진 운동장을 해소하기 위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가 구성한 ‘빅테크 감독제도 개선 TF’가 지난해 4월 출범했으나 1년 넘도록 감독방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들 세 기관은 당초 작년 9월 빅테크에 대한 통합규제 방안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규제안 발표는 아무 소식 없이 1년 넘도록 지연되고 있다. 이에 관련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다각도로 논의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 구체적인 규제 방향이나 정도는 확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카드사들에 모바일 앱에 카드를 등록하는 앱카드 발급 시 휴대전화와 카드 정보 외 추가 인증절차를 마련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그러나 해당 지침은 카드사에만 적용되고 사실상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빅테크 기업들에는 적용되지 않는 등 제도적 불공평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은 금융사고 발생 가능성을 낮추자는 금감원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이러한 규제가 빅테크에는 적용되지 않고 카드사에만 적용된다는 점에 불만을 표했다.

카드사들은 카드업계가 빅테크와의 간편결제 서비스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동일 규제 환경’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카드사들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금융당국의 고강도 규제를 받는 반면 빅테크사들은 전자금융업자 특성상 별다른 규제를 받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전체 지급카드 결제 가운데 모바일기기 등을 이용한 결제 비중이 50.5%를 넘어서고, 보험과 주담대 등 금융상품의 비교와 가입을 빅테크 플랫폼이 지배하는 등 금융권에서의 빅테크 영향력이 갈수록 커져도 막상 빅테크를 제재할 방안은 없다.

대표적으로 가맹점 수수료 문제가 있다. 온오프라인 수수료를 구분하지 않고 단순 비교할 경우 빅테크의 영세가맹점 결제수수료율은 △네이버페이(카드연동) 0.84% △카카오페이(카드연동) 1.21%다. 카드사의 영세가맹점 수수료율인 신용카드 0.5%, 체크카드 0.25%에 비해 많게는 4배까지, 평균적으로 약 두 배 높은 수준이다.

카드사들은 전체 가맹점의 96%에 원가 이하의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해야 하는 데 반해, 빅테크들의 간편결제 수수료는 각 사의 자율로 결정된다. 명백한 규제 차별이 존재한다.
이외에 마케팅에서도 규제 차별이 있다. 전문가들은 빅테크들이 간편결제 시장에서 이렇게 빨리 영향력을 키울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기존 금융사에 있었던 ‘마케팅 규제’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금융당국은 2019년에 '카드산업 경쟁력 제고 및 고비용 영업구조 개선방안'을 제시하면서 카드사가 상품을 만들 때 예상 손실이 수익을 넘어서지 못하도록 부가 서비스 탑재를 제한했다.

이 때문에 카드사들은 고객 혜택을 줄일 수밖에 없었고 이는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예를 들어 카드사들은 특정 카드 발급을 할 때 예상 수익이 10만원 이하일 경우 자체적으로는 규제에 막혀 ‘10만원 지급’ 등의 혜택을 주지 못한다. 반면 똑같은 카드라도 네이버나 토스 등 빅테크를 중간에 끼고 카드 발급을 하면 ‘10만원 지급’ 등의 혜택 부여가 가능하다.

이러한 규제 차별로 인해 이미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토스 등 빅테크들은 간편결제 시장에서 카드사들을 압도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국내 지급결제동향’을 살펴보면 지난해 전체 결제 가운데 모바일기기 등을 이용한 결제 비중은 50.5%로 실물카드 결제 비중(49.5%)보다 높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미 간편결제 시장에서 빅테크사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카드사 입장에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