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거래 급증으로 몰려드는 대출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대출금리는 지속적으로 올리는 반면, 시장금리 하락으로 예금금리는 계속 내리고 있어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이날부터 주택담보대출 혼합·변동금리를 모두 0.2%포인트(p) 인상했다. 반면 예금금리는 만기별로 0.1~0.2%p 인하했다.
특히 은행권에서 대출금리 인상 폭과 횟수가 늘고 있는데 이는 서울과 수도권을 집값이 뛰면서 더 오르기 전에 일단 사자는 '패닉바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이에 대출 수요가 몰리면서 가계부채를 관리하라는 금융당국의 압박에 잇따라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주담대 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오는 16일 예정된 최대 0.5%p 인상까지 다섯 차례 금리를 올렸다. 우리은행 지난달부터 네 차례 금리를 올렸고 KB국민은행은 세 차례, NH농협은행은 두 차례 금리를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예금금리는 줄줄이 하향세다.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채권시장에 반영하면서 시장금리가 계속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2일부터 목돈굴리기 상품 금리를 0.05~0.2%p, 하나은행은 지난 1일부터 내맘적금 금리를 0.55%p 하향 조정했다. NH농협은행은 지난 5일부터 거치식 예금·적립식 예금 금리를 0.1~0.3%p 인하했고 KB국민은행은 지난 2일부터 일반정기예금 등 금리를 0.2%p 내렸다.
문제는 당국의 시장 개입 여파로 예대금리차가 벌어지면서 금융소비자의 피해는 커지는 반면 은행들의 수익성은 개선되고 있다는 데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 대출자산이 대폭 늘은 데다 대출금리까지 오르면서 이자수익은 커질수 밖에 없다"면서 "수신의 경우 저원가성 예금이 정기 예금으로 옳겨가긴 했지만 예금 금리가 많이 내렸기 때문에 이자비용이 커지더라도 수익 상승폭 보다는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을 합한 은행권 전체 대출은 한 달 새 13조3000억원 늘었다. 대출잔액은 전년대비 6% 증가한 2425조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예금은 수시입출식예금이 중심으로 이탈하면서 한 달 새 30조7000억원이 줄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최근 시장금리는 내리는데 서민들은 오히려 고금리 대출을 받고 있다"면서 금리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시장 개입은 반드시 부작용을 가져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은행 가산금리 인상을 압박하는 식으로 대출 금리를 찔끔찔끔 올려서는 가계부채 증가세를 잡기는 커녕 다른 부작용만 커진다"면서 "금리를 통한 가격 결정이 아닌 DSR 강화 등으로 총량을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