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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연속 금리동결] 이창용 “부동산 실수 범할 수 없다…금통위원 전원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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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연속 금리동결] 이창용 “부동산 실수 범할 수 없다…금통위원 전원일치"

(일문일답)부동산가격과 가계부채 위험신호
금통위원 6명 중 4명 3개월 내 금리인하 견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이미지 확대보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물가와 경기 측면에서는 향후 적절한 시점에 금리인하를 고려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고 있다”면서도 “현재 부동산 가격과 그로 인한 가계부채 증가에 지금 위험 신호가 들어오고 있어 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더 좋다는 금통위원들의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인하가 너무 늦어질 경우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성장 모멘텀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금리인하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위험이 더 크다”며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금통위원들은 이날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와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 등의 대책을 내놓았는데 어떤 효과가 나타날지 살펴볼 필요도 있으며 금주 열리는 미 연준의 잭슨홀 미팅, 일본 중앙은행 총재의 의회 기자회견, 또 새로 발표된 고용 보고서, 9월 FOMC 회의 결과 등 리스크 요인들을 점검해본 후에 향후 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았다”고 밝혔다.
다만 이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 인하가 멀지 않았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저를 제외한 금통위원 여섯 분 중에서 네 분은 앞으로 3개월 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한다는 견해”라고 전했다. 지난 7월 금통위 때와 비교하면,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위원이 2명에서 4명으로 늘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Q. 경기 부진 우려가 커지는데 만장일치로 금리를 동결하게 된 이유는.

A. 물가상승률만 봐서는 목표 수준에 수렴할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 조금 더 확신을 가지고 있다. 물가 수준만 봤을 때는 금리인하 여건이 조성됐다고 보고 있다. 경기 부진이라고 보긴 어렵다. 올해 성장률을 2.4%로 보고 있어 잠재성장률은 2%보다 높기 때문이다. 다만 내수 성장률이 더딘 것은 사실이다. 내수는 시간을 두고 대응할 수 있지만 부동산 가격과 그로 인한 가계부채 증가에 지금 위험 신호가 많이 들어오고 있어 8월에는 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더 맞다고 판단했다.

Q. 부동산 가격을 통화정책으로 잡는 것이 목표인가?

A. 전혀 그렇지 않다. 다만 금융 안정이 목표고 금융 안정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가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이기 때문에 그런 각도에서 보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나 이런 문제는, 부동산에 대한 공급 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을 통해서 조절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저희가 이걸 강조하는 이유는 한은이 이자율을 급히 낮춘다든지 유동성을 과잉 공급함으로써 부동산 가격 상승의 심리를 자극하는 그런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Q. 금통위원들은 향후 3개월 내의 금리 수준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A. 저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3개월 내 3.5%보다 낮은 수준으로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견해. 나머지 2명은 3개월 후에도 3.5%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Q. 최근 KDI나 정치권에서 내수 부진을 이유로 금리인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내수만 보면 금리인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보는가.

A. KDI에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하는 것은 전망의 차이라기보다는 KDI가 내수나 경제성장에 좀 더 중점을 둬서 정책 제안을 한 것 같다. 한은은 물가 안정과 함께 금융 안정에도 유의해야 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판단을 한 것이다.

현재 내수 상황만 보면 예상보다 더딘 것은 사실이다. 다만 내수 성장률, 특히 소비 성장률은 보통 잠재성장률과 비교하는데 잠재성장률이 2%니까 소비성장률 1.8%가 크게 낮은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다만 소비 중에서도 부채가 많은 취약계층의 소비는 굉장히 낮은 상황이다. 전반적인 경기가 나쁘든지, 전반적인 소비가 굉장히 나쁜 게 아니고 자영업자와 그다음에 부채가 많은 취약계층이 굉장히 어렵고 그들의 소비가 굉장히 낮고 많은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Q. 소수의견 없이 ‘3개월 이내 인하 가능성’에 대한 포워드 가이던스만으로 금리 결정 변화가 있을 수 있나.

A. 과거에는 3개월 포워드 가이던스가 없었기 때문에 소수의견을 가지고 시장과 커뮤니케이션해 왔다. 그런데 3개월 포워드 가이던스를 내기 시작한 후로는 미래에 대한 방향을 소수의견이 아니라 저희가 포워드 가이던스를 통해서 하는 변화가 생겼다. 특히 오늘 결정이 아주 대표적인 좋은 예로, 이번 8월은 여섯 분 전체가 다 동결하는 게 좋겠다고 결정했고, 그 중 네 분이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 다만 미래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것 자체가 반드시 인하한다는 게 아니고 조건부다.

Q. 최근 환율이 많이 떨어졌다. 한은이 이제 금리 결정에서 환율에 더 이상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시장 의견이 있는데.

A. 환율 수준은 워낙 여러 요인에 의해서 영향을 받고 변동성도 크기 때문에 지금 며칠 사이에 환율이 많이 떨어졌다고 해서 안전하다, 이 수준이면 마음을 놓아도 된다 이렇게 말씀드리기 어렵다. 다만 미국의 금리인하가 진짜 더 명확한 쪽으로 간다고 하면 앞으로 국제 요인에 의해 흔들리지 않고, 국내 요인에 더 많은 무게를 두고 통화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반면에 내수 경기는 악화되고 있는 이유는?

A. 수출이 증가하는데 소비가 빨리 안 느느냐에 대해서 두 가지를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수출이 빠른 속도로 증가했는데 대부분이 IT하고 반도체 수출이 주도하고 있다. 워낙 가격이 떨어진 상태에서 작년 하반기부터 가격이 상승하면서 금년 초까지는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출증대 효과가 대부분이었고, 금년 상반기 이후부터 수출 물량도 늘어나고 있다. 가격 상승만일 때는 고용이라든지 내수라든지 효과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작년 하반기 이후에 아마 지금부터 내수에 긍정적인 효과가 날 것 같다. 두 번째는 작년 전체적으로 봤을 때 반도체나 IT 사업의 가격이 워낙 낮은 상태여서 이윤이 너무 없어서, 보너스가 거의 없어서 임금이 굉장히 많이 안 올랐다. 그런데 금년 상반기에 반도체나 수출기업들의 수익성이 올라가서 그것이 보너스나 임금 지급으로 하반기에 연결이 되면 내수로도 연결이 좀 되지 않을까 그렇게 기대하고 있다.

Q. 금리인하는 통상 1년의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만약 인하를 단행할 경우 내수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A. 내수의 투자 수요라든지 등은 좀 짧은 시차를 가지고 영향을 줄 수 있는 면도 있다고 생각하고, 반대로 소비는 당연히 시차를 가지고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본다. 정치권이라든지 다른 여러 기관에서 금리를 낮춰야 소비가 많이 회복된다고 하는데, 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다. 그 이유는 소비가 떨어지는 이유가 구조적인 문제를 보면 고용하고도 연결돼 있는데, 지금 저희들의 고용이 늘어나는 많은 부분이 고령층에서 늘어나고 사실 프라임 워커라고 부르는 20대부터 40대까지의 고용은 줄어들고 있다. 그 고용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 해고가 늘어나서 이렇게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인구가 줄어들어서 줄어들고 있다. 그런데 소비는 20대, 40대 이쪽이 소비가 더 크고 고령층은 저축을 늘리기 때문에 금리를 낮추더라도 소비 증가에는 제약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미 기준금리를 낮추기 전에 시장금리가 지금 굉장히 많이 하락해 이자 부담이 0.25%p 정도가 낮아졌고 시차를 가지고 이자 부담은 이것보다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Q. 시장금리가 최근 20bp가량 더 떨어지는 등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과도하다. 이런 움직임이 일어나는 원인은.

A. 국제적으로, 국내적으로 금리인하 기대가 작동하고 있는 점이 하나의 요인이다. 또 수급 요인이 작용하는 것 같다. 올 한해 발행할 장기국채의 3분의 2 정도가 상반기에 발행됐기 때문에 하반기 국채발행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는 데 베팅을 하는 것 같다. 해외 투자자의 경우, 외환시장 구조화 개선으로 인덱스에 포함될 가능성을 9월~내년 말로 보고 있어 이에 대한 준비로 수요가 올라 선물시장 투자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그것이 가격을 낮춰서 작용하는 게 아닌가 이해하고 있다.

Q. 호주 같은 나라는 독자적인 흐름을 보이는데 우리나라가 미국과 너무 동조화되는 것 아니냐.

A. 우리나라 시장이 과거보다 미국 금리에 동조하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종의 시장이 선진화되고 있는 거라고 보고 이런 트렌드가 당분간 계속될 거라고 생각한다. 또 외환시장에서 상반기만 해도 외국인의 국내 투자보다 내국인의 해외 투자가 움직이는 규모가 두 배에 달했다. 외국에 동조되기보단 서학개미에 영향을 많이 받는 시장 구조로 변했다고 본다. 앞으로도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가격 변수가 해외 변수와 굉장히 많이 같이 움직이는 동조화는 더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Q. 익명성이 보장되는 ‘3개월 인하 가능성’ 포워드 가이던스에 금통위원들이 숨었다는 시각이 나온다.

A. 익명으로 하는 것이 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개인적으로 실명이 더 나쁘다고 생각한다. 3개월 인하 가능성 의견을 밝힐 때 실명을 공개하면, 예측을 잘못했다는 비난을 받을 걸 생각해 추후 의견을 조정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또 총재 이름으로 나가는 숫자가 다른 위원들과 다르게 취급될 가능성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런 이유를 생각할 때 저는 앞으로 점도표를 더 하더라도 익명으로 하는 것이 좋고, 굳이 투명성이 필요하다 그러면 금통위원들이 개별적으로 언론과 소통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Q. 지난해부터 계속해서 영끌족에게 경고를 했는데 당시 영끌족에게 한 경고가 지금 현재에도 유효한가.

A. 부동산 가격은 저는 지금 밑에서 올라가고 있는 추세라고 보기 때문에 이걸 빨리 막아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지금 그걸 막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만 2018년부터 2021년까지의 부동산 가격 상승을 기대하던 사람들에게는 두 가지 면을 고려하라고 부탁하고 싶은데 부동산 문제의 심각성을 알아서 정부가 공급 대책을 발표했단 점이다. 이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과거와 달리 현실적이고 과감하다. 정부의 공급 정책이 실현되길 바라고, 이는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올라가는 것을 제약할 수 있을 거라 본다. 두 번째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다. DSR 규제는 부동산 가격 상승이 아니더라도 우리나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금융당국도 저와 생각을 같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 명확히 말씀드리고 싶은 건 한국은행이 과도한 유동성을 공급해서 부동산 가격 상승의 심리를 부추기는 통화정책을 운영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