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연내 주주환원율 50% 넘길 듯
PBR 개선에 자사주 추매 줄이고 현금배당↑
대주주 세금회피 수단 우려 감액배당엔 과세
PBR 개선에 자사주 추매 줄이고 현금배당↑
대주주 세금회피 수단 우려 감액배당엔 과세

앞으로 배당금에 대한 세금이 낮아지면서 대표적인 배당 종목인 금융지주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최근 주식 투자로 받은 배당소득에 대해 ‘세금을 따로 계산해 매기는 방식’인 분리과세를 도입하기로 했다. 세금 부담이 낮아진 만큼 금융지주사들이 자사주 추가 매입·소각, 현금배당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우리금융지주 중심으로 논의해왔던 감액배당 도입 가능성은 낮아졌다. 정부가 대주주의 세금 회피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해 감액배당분에 대한 과세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주주환원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금융지주들은 현재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 시 현금배당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직접적으로 밝히는 등 정부의 세제개편안 시행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우선 KB금융지주는 연간 주주환원 규모를 3조1000억 원까지 늘리고자 8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소각할 예정이다. 자사주 6600억 원에 대한 매입·소각이 우선 집행될 예정이며 나머지 1900억 원은 KB국민은행·KB증권의 중간배당 등을 통해 재원을 확보한 뒤 추가 집행한다는 구상이다.
KB금융의 연내 예상 주주환원율은 총 53.2%로, 금융권 최초로 50%를 넘길 가능성도 나온다. KB금융은 8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완료한 이후에는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에 따라 현금배당도 늘릴 예정이다. KB금융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배까지 대폭 개선됐다.
아울러 신한지주도 연내 6000억 원, 내년 1월 2000억 원의 자사주 추가 매입·소각을 할 예정인데, 하반기 실적과 세법개정 등 경과를 보고 매입 시기를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지주는 연내 총 1조2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와 유사한 1조1000억 원 수준의 배당을 가정하면 올해 총주주환원율은 47.6%로 지난해(39.6%)보다 큰 폭으로 높아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하나금융 역시 4000억 원의 자사주 매입을 상반기 조기 시행한 가운데 시장 분위기를 고려해 주주환원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우리금융은 별도의 자사주 추매 계획을 공개하진 않았다. 다만 2분기 보통주자본 비율(CET1)이 12.76%로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주주환원 기대감이 올라온 상황이다.
여기에 정부가 감액배당에 대한 과세안을 포함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리금융은 금융지주사 가운데 선제적으로 도입한 해당 정책을 전면 수정·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감액배당에 활용되는 자본준비금을 줄여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기 때문에 주주환원에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세법개정안 시행 여부에 달려 있으나 감액배당 논의는 더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