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 신입 공백 불가피…보험산업 ‘인재 절벽’ 현실화
상품 개발·리스크 관리까지 공백…산업 경쟁력 흔들린다
전문가들 ‘보상·전문성 강화 없인 청년 유입 불가능’ 경고
상품 개발·리스크 관리까지 공백…산업 경쟁력 흔들린다
전문가들 ‘보상·전문성 강화 없인 청년 유입 불가능’ 경고

7일 보험연구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보험사에서 20대 비중은 줄고 고령 인력은 쌓이면서 ‘항아리형’ 인력 구조가 고착화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생명보험사 임직원은 2만2,559명, 손해보험사 임직원은 3만3,420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 보면 2014년만 해도 생보사 임직원 중 20대 비중이 23.9%였으나 지난해에는 7.1%로 곤두박질쳤다. 손보사도 같은 기간 18.1%에서 11.1%로 반 토막 났다. 반대로 50대 이상은 생보사 2.2%에서 27.4%로, 손보사 5.7%에서 25.1%로 치솟았다.
인구 추계는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사회생활을 막 시작하는 25~29세 인구는 2000년 435만 명에서 줄기 시작해 2025년에는 347만 명, 2035년에는 249만 명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불과 10년 만에 30% 가까이 감소하는 셈이다. 2035년에는 2025년 대비 71.8% 수준에 불과해, 보험사뿐 아니라 산업 전반의 신입 채용에 큰 차질이 불가피하다.
우리나라와 사정이 비슷한 일본의 경우 인력 부족으로 기업이 파산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일본의 기업조사기관 테이코쿠 데이터뱅크(Teikoku Databank)에 따르면, 인력 부족을 원인으로 한 기업 파산 건수는 2024년 한 해 350건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2025년 상반기 202건에 달해 전년 동기보다 20건 늘었고, 직원들의 퇴사 자체가 원인이 된 ‘퇴직형 파산’만도 1~7월 74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0% 가까이 증가했다. 로이터(Reuters) 역시 지난 3월 보도를 통해 “일본에서 구인난으로 파산하는 기업이 조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전하며, 노동력 부족이 기업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보험산업의 인력난은 단순히 영업 인력이 줄어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 보험상품 개발, 보험계리, 리스크 관리, 손해사정, 자산운용, 재보험 등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분야에서도 인재 부족이 심화될 수 있다. 최근 금융·IT·유통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 블러(Big Blur)’ 환경에서 전문 인력이 부족하면 신상품·신서비스 개발에서 뒤처질 위험도 크다. 이미 인슈어테크, 고령화 사회 맞춤형 보장 서비스, 기후변화 대응 상품 개발 등이 더디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인력 수급 위기가 장기화되면 산업 전반의 혁신이 가로막힐 수 있다.
전문가들은 보험산업이 전문성과 보상 체계를 강화하지 않으면 인재 절벽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단순히 영업 인력을 충원하는 차원을 넘어, 계리·리스크 관리·데이터 분석 등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육성하고 산업의 사회적 기여를 부각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김석영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보험산업의 급여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면서 우수 인력 확보 경쟁에서 불리해질 우려가 있다”며 “능력 있고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보험산업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