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적정환율 1330원 vs 해외 IB “1400원대 뉴노멀”
정부 개입만으론 한계…“내년이 진짜 시험대”
정부 개입만으론 한계…“내년이 진짜 시험대”
이미지 확대보기정부가 강도 높은 구두개입과 수급 대책으로 연말 환율을 겨우 진정시켰지만, 올해 평균 환율은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연간 환율은 구조적 원화 약세가 고착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으로 ‘고환율 뉴노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금융권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26일 원·달러 환율 주간 종가는 1440.3원으로, 11월 초 이후 한 달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다. 앞서 환율은 1480원대를 돌파하며 연고점 부근까지 치솟았지만 24일 개장 직후 정부가 “강력한 의지와 정책 실행 능력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는 이례적으로 강한 메시지와 함께 세제 인센티브·수급 대책을 쏟아내면서 이틀 새 30원이 넘는 급락을 보였다.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개시 소식까지 겹치며 장중 1420원대까지 밀리는 등 단기 투기 수요가 한 발 물러선 모습이다.
하지만 올해 전체로 보면 고환율 수준은 이례적이다. 26일까지 주간 종가 기준 올해 평균 환율은 1421.9원이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1,394.9원)보다도 높아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4분기 평균 환율은 1452.6원으로 이미 1분기 평균(1,452.9원)과 비슷해 연중 내내 1400원대 중반의 ‘고환율 상수’가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 12곳의 향후 1년 원·달러 전망도 비슷하다. 3개월 평균 전망치는 1440원, 6개월은 1426원, 9개월·12개월은 1424원으로 집계됐다. 1400원대 초·중반 환율이 ‘새로운 기준선’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BofA·골드만삭스·노무라 등이 12개월 시점 1380~1390원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전반적 컨센서스는 1400원대 유지에 가깝다. 이는 IMF가 보는 적정 수준과의 괴리가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시장에서는 이번 하락을 두고 “수급 불균형을 근본적으로 바꾼 것이라기보다 정부 개입에 따른 ‘기술적 조정’에 가깝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실제로 외환당국의 경고성 메시지, 서학개미 국내 복귀 시 세제 인센티브, 국민연금의 환헤지 가동 등 일련의 조치가 단기 심리를 되돌렸지만, 경상수지 구조·대외 금리차·국내 투자 위축 등 중장기 요인은 그대로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연말·연초 거래가 한산한 시기를 지나 내년 글로벌 유동성·미국 통화정책 방향이 재확인되는 국면에서 정부의 ‘환율 관리 능력’이 본격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원화 약세가 장기화되면 수입물가 상승과 기업 마진 압박, 외화부채 상환 부담 등 실물 경제에 부담을 키우는 동시에 국내 자산에 대한 해외 자금의 평가를 왜곡시킬 수 있다.
임광복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c@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