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에 이어 유도선수 출신 신유용 성폭행 당한 사실 털어놔
[글로벌이코노믹 오풍연 주필] 이번에는 신유용이다. 유도 선수 출신 신유용이 성폭행 사실을 폭로했다. 신유용 역시 심석희 선수와 마찬가지로 코치에게 당했다. 여자 선수들이 성추행 및 성폭행에 노출돼 있음을 알 수 있는 한 단면이다. 폐쇄적인 공간에서 함께 있다보니 사건이 일어나도 쉬쉬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두 선수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신유용은 방송에 직접 출연해 고발했다. 여자로서 쉽지 않은 일이다. 나도 어제 저녁 신유용의 모습을 보면서 분노를 느꼈다. 신유용은 그동안 얼마나 마음 고생을 했을까. 선수 자신도 그렇지만 부모님 등 가족들의 고통 또한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성폭행은 여러 사람의 가슴을 찢어 놓는다. 특히 어린 나이에 당하면 후유증이 심각하다.
신유용이 자신을 모두 드러낸 이유는 더 이상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신유용은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실 이런 일을 공론화시키기 전에는 ‘다쳐서 그만뒀어’ ‘부상이었어’ 이런 핑계로 넘어갔다”면서 “(하지만)누구보다 유도에 욕심이 많았던 선수였기 때문에 엄청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다름 아닌 성폭행 때문에 그 좋아하던 유도를 그만뒀다는 얘기다. 그는 “체중을 못 맞추고 못 뺀다 해서 유도 기술 ‘굳히기’를 사용하면서 기절을 수차례 시켰다”고 했다. 성폭행 당시에는 코치가 자신을 힘으로 제압했다고도 했다. “소리를 지르고 발버둥을 쳐도 그 힘을 뿌리치지 못했고 그 사람이 손으로 제 입을 막고 소리를 지르지 못하게끔(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폭력성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코치의의 성폭행은 신유용이 만 16세이던 고등학생 1학년 시절부터 이어졌다. 코치 숙소 청소 전담을 하던 중 코치 호출에 불려갔다가 성폭행을 당했다는 것. 이런 성폭행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총 20여 차례 이어졌다고 했다. 악마 같은 코치가 지속적으로 선수를 농락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럼 어떻게 여자 선수들을 맡길 수 있겠는가.
신유용과 심석희의 미투 폭로는 체육계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보는 것 같다. 빙산의 일각이라는 지적도 있다. 무엇보다 코치나 감독들이 반성해야 한다. 잘 지도하고 가르쳐야 할 어린 선수들을 노리개로 삼는다는 게 될 말인가. 성폭행의 악몽은 평생 간다고 한다. 입장을 바꿔 놓으면 답이 나온다. 이번 일을 계기로 체육계 전반에 정화운동이 펼쳐졌으면 한다. 어린 선수들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