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대통령 영부인도 끌어들여 '김혜교 스캔들' 비판
[글로벌이코노믹 오풍연 주필] 나는 문재인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는다. 가장 무능한 대통령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내 눈에 그렇게 비친다는 것이다. 그래도 인신 공격은 하지 않는다. 따로 감정은 없다는 얘기다. 야당에서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까지 도마 위에 올린다. 손혜원 의원과 숙명여고 동창이라는 이유로.나는 김 여사까지 비판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김 여사가 이뻐서 그렇진 않다. 그런 식으로 갖다 붙이면 온전할 사람이 없다. 손혜원이 김 여사를 팔 수는 있다. 호가호위 한다고 할까. 그러나 대통령 부인에 대한 공격은 삼가야 한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김 여사를 직접 겨냥했다. 그는 “이 사건을 ‘손혜원 랜드’ 사건으로 공식 명명한다”면서 “단순히 투기가 아니라 초(超)권력형 비리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손 의원은 단순한 여당의 초선의원이 아니라 영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숙명여고 동창으로서, 정치 입문 계기에 대해서도 ‘김 여사의 부탁에 의해 입당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도와주게 됐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김 여사까지 끌어들인 셈이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더 나아갔다. 정 의장은 “손 의원 문제와 재판거래 의혹이 있는 서영교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의 의혹을 ‘김혜교 스캔들’로 부르고 싶다”면서 “김은 김정숙 여사로, 이번 정권에서 숙명여고 출신 분들이나 숙명여고 출신의 배우자를 둔 분들이 벼락출세를 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말했다. 이어 “손 의원의 오만방자한 짓도 김 여사를 믿고 하는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면서 “혜는 손혜원, 교는 서영교 의원으로 ‘김혜교 스캔들’은 이 정권이 가진 여러 측면과 교만을 보여준다”고 거들었다.
김 여사를 공격하자 청와대가 발끈했음은 물론이다. 김의겸 대변인이 즉각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나경원 원내대표가 ‘초권력형 비리’라는 표현을 썼는데, 그런 발상이야말로 ‘초현실적 상상력’이다”면서 “정치판이 아무리 혼탁하다 하더라도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와 선이 있다. 그 선을 지켜 달라”고 주문했다.
청와대를 편들 생각은 없다. 하지만 정치에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있다. 그 선은 국민들이 판단한다. 지금 야당이 김 여사를 공격하는 것을 어떻게 볼지 모르겠다. 나는 불편한 느낌을 받고 있다. 김 여사가 직접 관여했다면 몰라도 그냥 갖다 붙이는 것은 억지 춘향이다. 반대를 위한 반대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오풍연 주필 poongye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