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운전을 하다보면 무심코 사용하는 말이 톨게이트, 톨비다. 톨게이트(tollgate)는 고속도로나 유료도로에서 통행료를 받는 곳을 말한다. 우리말은 ‘요금소’이다. 톨비는 톨게이트비의 줄임말로 고속도로나 유료도로를 통행하는 데 내는 요금을 말한다. 영어와 한자어의 ‘짬뽕’이다. ‘통행료’가 우리말이다.
자동차 운전의 필수 용품인 내비게이션(navigation)은 지도를 보이거나 지름길을 찾아 주어 자동차 운전을 도와주는 장치나 프로그램이다. 내비게이션이 일상화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지도를 펼쳐서 일일이 길을 찾아야 했다. 잘 모르는 곳을 갈 경우에는 한 사람은 운전을 하고 운전석 옆에 앉은 사람은 지도를 찾아 길을 알려주는 경우가 많았다. 외국의 오지가 아니면 이제는 거의 옛이야기가 되었다. 내비게이션이 없더라도 휴대전화를 통해서 길 찾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내비게이션’의 우리말은 ‘길도우미’ ‘길안내기’이다.
자동차로 운전을 해서 다닐 경우 길안내기를 통해서 장소 정보를 듣는다. 그것도 무심결에 자동으로 입력이 된다. 길안내기에서 알려주는 정보들이 쉬운 우리말로 이뤄진다면 쉬운 우리말 쓰기가 더욱 쉽고 빠르게 확산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자면 “다음은 ◯◯ 톨게이트입니다”보다 “다음은 ◯◯ 요금소입니다”로 안내한다면 자연히 ‘톨게이트’보다는 ‘요금소’라는 말을 더 많이 쓰게 될 것이다.
황인석 경기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