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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직역이기주의 접고 의대 정원 확대 협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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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직역이기주의 접고 의대 정원 확대 협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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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이 해를 넘겼다. 보건복지부가 2025학년도 대입부터 매년 1000명씩 5년간 1만 명을 확대하겠다고 지난해 밝힌 계획이 의사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해를 넘긴 것이다. 지금도 정부와 의료계의 소모적인 공방은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 의대 정원은 2006년 3058명으로 고정된 후 무려 17년간 그대로다. 우리나라 의사 부족은 국내외 통계로도 입증된다. 우리나라 임상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2.5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의 평균 3.7명을 훨씬 밑돌고 있다. 이렇다 보니 위급한 환자가 응급실 뺑뺑이를 돌다 구급차에서 사망하고, 소아과를 찾아 헤매야 하며, 지역에 분만실이 없어 임신부가 헬기를 타고 서울에서 아이를 출산하는 기막힌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도 대한의사협회는 “의사 증원만이 능사가 아니다”라며 의대 정원 확대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파업도 불사하겠다며 정부를 협박하고 있다. 의협의 이 같은 태도는 환자 생명을 볼모로 의대 정원 확대를 저지하겠다는 것으로,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것을 가장 우선시한다는 의사의 직업윤리에도 어긋난다.

고도의 전문성을 무기로 의사 정원 확대에 사생결단하듯 반대하는 의협의 직역(職域) 이기주의는 거둬들여야 한다. 의사들의 직역 이기주의는 김대중 정부 시절 1999년 말부터 2000년 말까지 1년여 동안 진행된 의약분업 정책 추진 과정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당시 김대중 정부는 의사와 약사의 전문성에 따라 진단과 처방은 의사에게 맡기고, 처방된 의약품을 조제하는 것은 약사가 담당하는 의약분업 정책을 추진해 성사시켰다. 하지만 정책 추진 과정에서 의사들의 진료거부 등으로 인한 의료대란과 의료공백 사태로 국민들은 엄청난 불편을 겪었다.
서울대병원 의사들은 진료를 하지 않겠다며 가운을 벗어 강단에 쌓아 놓았다. 당시 이 장면은 TV 방송국이 촬영해 주요 뉴스로 내보냈으며, 국민들은 이 뉴스를 보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그것도 국립대인 서울대 의대 교수들의 의사 윤리에 벗어난 모습에 놀란 것이다.

의약분업 당시 의사들이 사활을 걸고 반대한 게 의약품 처방 리베이트와 관련이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의사들이 의약품 처방에 대한 대가로 해당 제약사로부터 리베이트를 챙긴다는 것은 의료계의 비밀 아닌 비밀이었다. 의사들의 해외 출장이나 학술대회 참가 등의 경비를 제약사들이 지원한다는 것도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정부는 40개 대학의 의대 정원 확대 의지를 확인한 이상 국민의 건강 등 생명권 존중을 위해서도 의대 정원 확대를 반드시 관철해야 한다.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존중하는 것은 의무 중의 의무다. 의협 등 의사 단체들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의사 수 증가는 국민의 의료 불평등 해소 등 국민 건강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점에서 직역 이기주의를 앞세워 반대만 할 일이 아니다. 의료계는 독일과 영국, 일본 등 선진국들이 고령화 추세에 맞춰 의대 정원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가고 있는 것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해서는 안 된다.


지원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wsedu@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