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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가스공사·지역난방공사, '밸류업 테마주'로 떴지만 주주환원은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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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가스공사·지역난방공사, '밸류업 테마주'로 떴지만 주주환원은 멀었다

에너지 공기업 주가 급등에 투자 몰려

지난해 한국전력공사 영업손실이 4조5691억 원으로 전년 대비 86% 개선됐다. 세 차례 전기요금 인상과 연료가격 하락으로 3·4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발생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그래픽=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한국전력공사 영업손실이 4조5691억 원으로 전년 대비 86% 개선됐다. 세 차례 전기요금 인상과 연료가격 하락으로 3·4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발생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그래픽=뉴시스
최근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에너지 분야 공기업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한전이 적자 수렁에서 벗어나는 등 요금 인상과 국제 에너지 가격 안정 효과로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투자가 몰린 결과다. 하지만 이들 기업이 과거 수년간 받은 재무 충격이 커 본격적인 주주 환원 정책은 아직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전 주가 52주 신고가 경신… 에너지 공기업 주가 급등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지난 26일 전 거래일보다 5.52% 오른 2만4850원으로 장을 마감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올해 들어 한전 주가는 31.5% 상승했다. 가스공사 주가는 20.8% 올랐고, 지역난방공사 주가는 64.8% 급등했다.

에너지 공기업 주가 상승은 개별 기업 실적 개선 흐름과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에 관한 기대감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한전은 2023년 4조 60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전기요금 인상과 국제 에너지 가격 안정 효과로 작년 3분기와 4분기 연속해서 1조원대 영업이익을 내면서 밑지고 전기를 파는 구조에서 일단 벗어났다. 여기에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목표로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크게 낮은 한전 등 에너지 공기업들이 시장에서 '밸류업 테마주'로 인식돼 주가가 단기 급등하는 모양새다.

과도한 기대는 주의… 주주 환원까지는 상당한 시간 소요될 것

하지만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 환원 정책 유도에 초점이 맞춰진 반면, 심각한 재무 위기가 아직 이어지는 한전 등 에너지 공기업들이 이른 시일 안에 이 같은 시장의 주주 환원 기대에 부응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전, 누적 적자 40조 원… 재무 부담으로 작용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전후로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전기를 판 한전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약 43조원대의 누적 영업손실을 봤다. 작년 세 차례 전기요금 인상으로 수익 구조가 점차 정상화하는 추세지만 전례가 없던 2021∼2023년 충격의 결과물인 40조원대 누적 적자는 여전히 한전에 큰 경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스공사, '외상값' 15조 5000억 원… 상황 더 나빠


가스공사는 여전히 원가의 80% 수준으로 고객에게 가스를 공급하고 있어 한전보다 더 상황이 나쁘다. 작년 3분기 말 기준으로 가스공사가 고객에게 밑지고 가스를 공급해 '외상값' 명목으로 분류해 둔 미수금은 15조 5천억원에 달한다.

에너지 공기업 주가 급등은 투자 기회이지만, 과도한 기대감은 주의해야 한다. 투자자들은 기업의 재무 상황, 주주 환원 가능성, 주가 변동성, 에너지 가격 변동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전문가 의견을 참고하여 신중하게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