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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교권…미국도 외면하는 ‘스승의 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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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교권…미국도 외면하는 ‘스승의 은혜’

퓨리서치, 공립 초·중·고(K-12) 교사 2531명 설문
77% “교사 업무에 자주 스트레스 받는다”
우리나라 교사 57% "교권 침해 당한 적 있다"

서울 시내의 한 꽃시장에 스승의날(15일) 카네이션 바구니가 진열돼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한 꽃시장에 스승의날(15일) 카네이션 바구니가 진열돼 있다.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도 교직 생활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교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가 갈수록 늘어 정작 수업 준비에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도 우려했다.

12일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미국 공립 초·중·고(K-12) 교사 25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7%는 “교사 업무에 자주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했다.
스트레스의 주된 원인은 업무 과중이었다. 전체의 84%는 “정규 근무 시간 동안 채점, 수업 계획, 서류 업무, 이메일 답변 등 수업 외의 업무까지 처리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고 토로했다.

게다가 학생들의 문제행동 지도에 진땀을 빼다 보니 정작 수업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렵다는 응답이 절반 이상(58%)이었다.

대부분 교사는 학생들이 학습에 관심과 열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고등학교 교사 58%가 이 문제를 지적했다.

여기에 교실 내 교권 추락 분위기까지 만연해 이른바 ‘선생님 말 안 듣는 학생’이 계속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응답자 전체의 68%는 학생으로부터 고함을 듣거나 위협을 받는 등 언어적 폭력을 경험한 적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 보니 올해 은퇴하거나 사직할 계획이 없다는 응답자 중에서도 10명 중 3명은 오는 새 학기에 새로운 직장을 구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 가운데 40%는 교사 이외의 직업을 찾아볼 것이라고 했고, 29%는 교육계에서 완전히 손 떼고 전직하겠다고 답했다.

이들은 “교실 밖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인력이 충분히 확보돼 교사와의 분담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교실을 ‘평생의 일터’로 바라보는 교사를 찾아보기가 이제 쉽지 않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이 스승의날(15일)을 앞두고 교사 1만135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3.2%가 “이직 또는 사직을 고민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교사로서 전문성을 개발하고 싶지만, 수업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는 환경에 회의감을 느끼는 이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원인으로는 수업 방해 학생으로 인한 시간 허비(77.1%), 행정업무 부담(76.3%) 등을 꼽았다.

학생으로부터 교권 침해를 당한 적 있다고 응답한 교사는 57%, 학생의 보호자로부터 당한 적 있다는 응답은 53.7%로 각각 절반을 넘었다.

교사들은 “2023년 개정된 교권회복 4법만으로는 현 교육현장의 어려움을 개선하기 충분하지 않다”며 “정부는 수업 방해 학생 분리제도 및 학교장 보호제도 도입, 학교민원관리시스템 구축 등을 요구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