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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돈의 'Destiny'展, 연(緣)을 화상(畵想)으로 삼은 단색화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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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돈의 'Destiny'展, 연(緣)을 화상(畵想)으로 삼은 단색화 작업

이희돈 초대전(제25회 초대개인전) '必然(필연): Destiny – 인연을 넘어, 필연으로 마주하다'展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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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돈 초대전 포스터
이희돈(Lee Hee Don) 서양화가의 단색화에 주목한다. 8월 28일부터 10월 3일까지 청담보자르 갤러리(대표 허성미)에서 이희돈의 '必然(필연): Destiny – 인연을 넘어, 필연으로 마주하다'展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주요 연작과 신작 20여 점으로, 인연에서 필연으로 이어지는 인간 존재를 지탱하는 삶의 본질과 마주한다.

이희돈의 회화적 사유는 1990년대부터 시작된다. 그는 '인연생기(因緣生起)'의 사상을 바탕으로 삶과 인간관계를 탐구해 왔다. 반복되는 붓질은 수행의 도구가 되고, 시간의 축적을 통해 인간과 우주를 잇는 소통의 구조가 구현된다. 얽히고 흩어지는 인연이 필연으로 수렴해 가는 과정이 회화로 제시된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들은 진정성을 획득한다.

수년간 갈고 닦아 특허까지 받은 타공 기법 위에 마대 끈을 일일이 엮고, 직접 제작한 한지를 만들 때 쓰이는 닥나무 섬유 물감을 쌓아 올린 작품은 우주 속 점과 같은 인간 존재와 그로부터 피어나는 인연을 담는다. 독창적인 재료에 전통 오방색의 중첩과 두터운 개성적 마티에르로 구현된 한국적이면서도 세련된 화면은 실험성을 소지한다.

인연, Mixed Media on Canvas, 116.8x91cm, 2024이미지 확대보기
인연, Mixed Media on Canvas, 116.8x91cm, 2024
인연, Mixed Media on Canvas, 40.9x31.8cm, 2025이미지 확대보기
인연, Mixed Media on Canvas, 40.9x31.8cm, 2025
인연, Mixed Media on Canvas, 72.7 x 60.6cm, 2025이미지 확대보기
인연, Mixed Media on Canvas, 72.7 x 60.6cm, 2025
인연, Mixed Media on Canvas, 72.7x60.6cm, 2025이미지 확대보기
인연, Mixed Media on Canvas, 72.7x60.6cm, 2025
인연, Mixed media on canvas, 91x72.7cm, 2024이미지 확대보기
인연, Mixed media on canvas, 91x72.7cm, 2024

작가는 세련된 미감을 구현하며, 희로애락이 응축된 복층적 화면으로 거대한 우주 질서가 품은 생명력과 신비로움을 드러낸다. 독창적인 작품 세계는 해외에서도 큰 반향을 불러왔으며 최근 홍콩 투자 펀드에서 작품을 대거 매입하였고, 작가는 이우환, 김환기, 이건용, 김구림, 김창열 등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들과 함께한 전시에도 참여하였다.

‘단색화 1.5 세대’ 가운데서도 가장 발군의 활약을 이어온 이희돈은 서구 모노크롬이 담아낼 수 없는 한국적 정서와 질감, 수행적 반복과 축적에서 비롯된 시간성을 바탕으로 한 회화로, 어시스트 하나 없이 작업하며 그의 취침 공간까지 점령한 작품들 사이로 3층 높이의 작업실을 가득 채운 3천여 점 이상의 작품들이 그 집념과 수행의 기록이다.

이희돈 작가는 인연의 궤적을 넘어 존재의 심연을 탐색하는 단색화의 거장이다. 한 예술가의 노동 집약적인 집념, 준비된 단색화가 이희돈은 이제는 인연을 넘어 필연으로 진입하고 있다. 차세대 단색화가 이희돈은 인연과 관계를 탐구하는 수행적 과정의 작업으로서 ‘단색화’라는 개념을 새롭게 정립하게 만든 미학적 차별성 역시 돋보인다.

서구식 모노크롬이 포착하지 못한 한국적 미감과 정조, 독자적인 질감 표현이 단색화의 출발점이 되었다면, 이희돈의 회화는 여기에 수행성 자체를 더한다. 행위의 반복과 축적은 곧 시간의 기록이자 탐색의 흔적이 되어 단색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必然(필연): Destiny – 인연을 넘어, 필연으로 마주하다'展은 믿음의 자유를 한껏 구가한다.

인연, Mixed Media on Canvas, 91x72.7cm, 2025이미지 확대보기
인연, Mixed Media on Canvas, 91x72.7cm, 2025
인연, Mixed Media on Canvas, 116.8x91cm, 2025이미지 확대보기
인연, Mixed Media on Canvas, 116.8x91cm, 2025
인연, Mixed Media on Canvas_91x72.7cm, 2025이미지 확대보기
인연, Mixed Media on Canvas_91x72.7cm,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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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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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스케치

작가는 제1회 개인전을 조형갤러리(2002)에서 가진 이래 제25회 초대개인전을 청담보자르 갤러리(2025)에서 열고 있다. 아트페어 및 부스 개인전은 마니프(2010,11) 이래, 2025 한국 현대미술 거장 12인전(2025, 모다갤러리), BIAF (2024, BEXCO, 부산), KIAF(2024, 2023,코엑스), 화랑미술제(2022, SETEC), 조형아트서울(2022, 코엑스), KIAF(2021, 코엑스) 등에 이른다. 해외 전시는 바젤아트페어(2010, 스위스)에서 첸나이 바이에니얼(인도)에 이른다.


장석용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사진제공=청담보자르 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