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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차기 LH 사장 내부 승진론, 사내 분위기는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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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차기 LH 사장 내부 승진론, 사내 분위기는 싸늘

"과거 운영방식에 익숙한 인물로는 개혁 불확실"
한국토지주택공사 전경. 사진=한국토지주택공사이미지 확대보기
한국토지주택공사 전경. 사진=한국토지주택공사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 사장의 면직 안이 지난 달 31일 재가 되면서 후임 인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H 사장은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후보를 추천한 뒤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 의결을 거쳐 국토부 장관이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사장 직무대행을 수행할 이상욱 LH 부사장도 오는 11월 초 임기 시한이 도래해 사장 인선이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달 28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하루 빨리 차관도 임명해야 하겠고, LH 사장도 사의를 표명한 상황이라 조속히 임명해서 주택 공급 정책에 대한 집행력을 국민이 우려하지 않도록 빠르게 조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차기 LH 사장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LH A본부장에 대한 갑론을박이 한창 진행 중이다. A본부장은 지난달 14일 있었던 LH에 대한 국정감사를 거치면서 국회의원들과 친분을 쌓은 덕에 정치권에선 평판이 나쁘지 않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에 면직된 이한준 LH사장이 윤석열 정부 시절인 지난 2022년 11월에 LH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이른바 '윤석열 라인'으로 분류 되듯이 A본부장도 이한준 사장을 보좌하면서 윤석열 정부 때 조직 내에서 중용된 인물로 '윤석열 라인'으로 알려졌다.

또한 국토교통부의 지시로 A본부장이 수도권 주택공급 관련 총괄을 맡으면서 실제로는 불가능한 물량을 국토부에 제공했다는 의혹도 있다.

국토교통부가 A본부장의 책임 하에 대책을 총괄하라고 했음에도 A본부장은 사전에 임원급 본부장들에게 사전 의견을 구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일처리를 한 후 국토부 핑계를 댔다고 전해졌다.

LH가 지난 2023년 8월 이른바 '철근 누락 사태'를 겪으면서 사회적으로 비판을 받게 되자 임원 7명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이중 4명의 사표가 수리됐다.

이들의 빈 자리 중 일부를 4명의 신규 임원이 차지하게 됐는데, A본부장도 이 당시 보직이동을 하게 됐다.

A본부장은 LH조직 내부에서 성장해온데다 평판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게다가 LH내부의 양대 인맥이 '토목직'과 '건축직'인데, A본부장이 토목 출신이어서 '토목직' 인맥들이 그를 지지했다고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건축직 인맥 라인'에 속하는 B씨는 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제는 LH가 과거처럼 단지를 조성해놓고 땅을 팔면 그만이라는 식은 곤란하다"며 "지금 LH가 제대로 개혁해야 한다는 판에 과거 정권에서 온갖 혜택을 다 본 인물이, 그것도 LH의 과거 운영방식에 길들여진 인물을 내부 승진시켜 LH사장이라는 중책을 맡긴다면 제대로 된 개혁이 되겠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 정국이 돌아가는 양상을 보면 국토부 차관도 내부 출신으로 등용하겠다고 하고 있는데, LH도 내부 출신을 사장으로 세우겠다고 하면 이건 문제"라며 "이상경 국토부 제1차관만 해도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시장이 안정화돼 집값이 떨어지면 그때 사면된다'는 발언으로 논란이 되다가 결국 사퇴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그는 또 "조직 내 내부승진도 나쁜 선택만은 아니지만 적어도 LH라는 조직 전체를 총괄하는 사장직은 토지주택에 대한 전문성은 물론이고 이론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강점을 갖고 있고 특히 정부와 타 공공기관과의 관계도 원만하게 잘 조율해갈 수 있는 사람이 더 적합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노춘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vanish119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