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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거품, 꺼지려면 아직 멀었다”…빅테크, AI 투자 확대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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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거품, 꺼지려면 아직 멀었다”…빅테크, AI 투자 확대 지속

알파벳을 비롯한 인공지능(AI) 빅테크의 가파른 주가 상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지만 이를 거품이라고 인정해도 이 거품이 꺼지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알파벳을 비롯한 인공지능(AI) 빅테크의 가파른 주가 상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지만 이를 거품이라고 인정해도 이 거품이 꺼지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인공지능(AI)은 거품이라는 우려와, AI는 아직 성장 초기 단계여서 거품이 아니라는 반박이 엇갈리는 가운데 거품이라고 해도 아직 꺼지려면 갈 길이 멀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빅테크, 특히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마련해 제3자나 고객들에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이번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앞으로도 투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AI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낙관이 나오고 있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의 거침없는 AI 투자가 거품 우려 속에서도 미래 성장동력 호재라는 이중의 평가를 받고 있다.

자본지출 확대

미 4대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자본지출은 이미 천문학적인 수준이지만 이번 실적 발표에서 그 규모는 더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고,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1위인 아마존은 올해 자본지출 규모 전망치를 1185억 달러에서 1250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구글 클라우드의 알파벳은 850억 달러였던 예상치를 이번 실적 발표에서 910억~930억 달러로 높였고, 메타플랫폼스는 690억 달러에서 700억~720억 달러로 확대했다.

이들의 자본지출은 대부분 AI 데이터센터 투자다.

클라우드 서비스 부문 애저(Azure)를 갖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올해 전망치는 내놓지 않았지만 3분기 자본지출이 349억 달러로 전분기 대비 44%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3자 서비스 모델이 없어 자금 조달을 위해 최대 300억 달러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겠다고 발표한 메타를 빼곤 모두 자본지출 확대 소식에 주가가 상승했다.

“거품 아니다”


천문학적 자본지출, 투자 회수 불확실성, 높은 운영 비용과 더불어 과도한 밸류에이션과 대규모 회사채 발행 등 다양한 이유로 거품론에 대한 우려가 나오지만 거품이 아니라는 반론도 거세다.

이들 AI 투자를 주도하는 빅테크들은 과거 닷컴 거품 붕괴 당시의 많은 스타트업들과 달리 광고, 클라우드 사업에 기반한 탄탄한 현금흐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는 역대 최대 규모 수익을 창출한다.

AI 투자는 또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클라우드 매출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면서 투자와 매출이 동반 상승하는 선순환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AI는 인터넷 하나에 의존했던 닷컴 거품 당시와 달리 제조, 금융, 의료, 서비스등 모든 산업의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확실한 수익 모델이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거품이라도 당분간 안 꺼진다”


설령 지금의 AI 투자 붐이 거품이라고 해도 당분간 이 거품이 꺼질 일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들도 줄을 잇는다.

3일(현지시각)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푸투럼 그룹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니콜슨은 현재 AI 붐을 거품으로 볼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렇지만 아직 이 거품은 더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거대한 성장 단계”가 아직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대규모 조정 위험에 놓이기 전까지 거품은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거품 붕괴는 지금 당장 당면한 위험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선 빅테크의 재무 건전성이 그 배경이다.

보케 캐피털 파트너스의 킬 포리스트 애널리스트는 이들 빅테크는 지구 상에서 가장 수익성 높은 기업들이라면서 이들이 자체 자금으로 AI 투자를 지속할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마존 웹 서비스(AWS), MS 애저, 알파벳의 구글 클라우드와 이들의 광고 수입은 막대한 현금 흐름을 창출하면서 AI 투자 재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알파벳의 이른바 백로그 역시 AI의 미래가 당분간은 밝다는 것을 보여준다.

알파벳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AI 덕분에 구글 클라우드의 백로그가 지난해 3분기 868억 달러에서 이번에 1580억 달러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백로그는 고객들이 매수하기로 계약했지만 아직 실현되지 않은 매출이다.

아마존의 AWS 백로그도 같은 기간 1640억 달러에서 2000억 달러로 늘었다.

잠재적 위험


그렇다고 위험 요인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잠재 위험 요인은 감가상각이다.

반도체, 데이터센터 장비 등 고가의 AI의 인프라는 감가상각이 극심하다.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가 매년 신제품을 내놓겠다고 공언한 터라 새로 구입한 AI 반도체가 빠르게 구형이 되고 있다.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새 반도체로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감가상각 주기가 빠르고, 그만큼 감가상각으로 처리해야 하는 비용이 높다.

알파벳, 아마존, 메타 모두 3분기 실적 발표에서 감가상각 비용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