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2027 수원 방문의 해’ 앞두고 성곽길·행궁 탐방 필수 코스로 주목
수원화성은 단순한 문화유산을 넘어 도시 수원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핵심 자산이다.7일 수원시에 따르면, 정조대왕의 개혁 의지와 수원 사람들의 손길이 어우러져 완성된 이 성곽은 2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시민과 함께 호흡하며 세계적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역사적 가치 덕분에 수원시가 추진하는 ‘2026-2027 수원 방문의 해’를 맞아 성곽길과 화성행궁은 반드시 둘러봐야 할 대표 관광 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반나절이면 충분한 성곽길… 누구나 즐기는 역사 산책
수원화성 성곽길의 가장 큰 장점은 출발과 도착 지점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어디서든 접근이 가능해 방문객의 일정과 체력에 맞춰 다양한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총 길이 5.4km의 성곽은 잘 정비되어 있어 반나절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으며, 주요 명소 중심으로 구간을 나누어 걷는 것도 가능하다.
창룡문에서 장안문을 지나 화서문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비교적 완만해 부담 없이 즐기기 좋다. 성곽 안쪽의 오래된 마을 풍경과 바깥의 현대 도시 모습이 공존하며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용연과 방화수류정, 화홍문 일대는 수원화성 최고의 경관으로 손꼽히며 많은 관광객이 찾는 구간이다. 다만 방화수류정은 내년 말까지 보수공사가 진행돼 정자에 오를 수는 없고, 성곽 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만 감상할 수 있다.
경사가 부담스럽다면 북수문(화홍문)에서 화서문까지 이어지는 평지 구간을 추천한다. ‘평지북성’이라 불리는 이 구간은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으며, 화홍문·장안문·서북공심돈·화서문 등 주요 시설을 가까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어지는 성곽의 곡선을 따라 사진을 남기기에도 제격이다.
반면 화서문에서 서장대를 거쳐 팔달문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체력이 요구된다. 팔달산 능선을 따라 오르내림이 반복되지만,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그 수고를 충분히 보상한다. 특히 서북각루에서 뒤돌아보면 성곽이 이어지는 모습이 마치 긴 세월을 흐르는 강물처럼 펼쳐진다.
팔달산을 따라 내려오면 팔달문 인근에서 성곽이 잠시 끊긴다. 이때 도로를 건너 전통시장 방향으로 이동하면 남수문부터 다시 성곽길이 이어진다. 시장의 활기찬 분위기와 다양한 먹거리를 즐기며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출발점인 창룡문으로 돌아오게 된다.
성곽길 탐방의 재미를 더하는 스탬프북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화성행궁을 비롯해 장안문, 팔달문, 화서문, 화홍문, 남수문, 서장대, 수원전통문화관, 수원화성박물관 등 10곳에서 스탬프를 모을 수 있으며, 7곳 이상 방문 시 기념품도 받을 수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이름만 알아도 흥미 두 배… 성곽 시설의 숨은 의미
성곽을 걷다 보면 다양한 구조물들이 눈에 띄는데, 이름의 의미를 알면 이해와 재미가 더욱 깊어진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문’이다. 수원화성에는 동서남북을 연결하는 4대문과 암문 5곳, 그리고 수문 2곳 등 총 11개의 출입시설이 있다. 동문 창룡문, 서문 화서문, 남문 팔달문, 북문 장안문이 대표적이다.
특히 팔달문과 화서문은 보물로 지정되어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장안문에서는 성문 구조를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으며, 암문은 비밀통로로 사용됐던 만큼 발견의 즐거움을 준다. 수원천을 가로지르는 북수문과 남수문은 아치형 구조로 건축미가 뛰어나다.
‘대’는 높은 위치에 조성된 군사시설을 의미한다. 팔달산 정상의 서장대는 군사지휘소로 사용됐으며, 정조가 직접 훈련을 지휘한 기록이 남아 있다. 동장대(연무대)는 군사 훈련 공간으로 활용됐다. 장안문 양옆의 적대는 적을 감시하고 공격하기 위한 시설로, 국내 성곽 중 수원화성에서만 확인되는 독특한 구조다. 노대는 기계식 활을 사용하던 장소였다.
‘루’는 전망과 휴식을 위한 누각 형태의 건물이다. 각루에서는 사방을 조망하며 성곽의 흐름을 감상할 수 있다. 포루는 군사 대기소 또는 화포 설치 공간을 의미하며, 돈은 신호를 보내던 봉돈과 내부가 비어 있는 공심돈으로 구분된다.
이미지 확대보기조선의 시간을 걷다…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화성행궁
수원화성의 중심에 위치한 화성행궁은 조선 왕실의 문화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정조대왕의 철학과 통치 이념이 고스란히 담긴 이곳은 역사적 가치뿐 아니라 문화적 의미도 크다.
입구인 신풍루를 지나 좌익문과 중양문을 통과하면 행궁의 중심부에 도달한다. 그 중심에는 봉수당이 자리하며, 왕의 동선인 어로와 넓은 월대를 갖춘 핵심 건물이다.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이 열렸던 장소로도 유명하다. 인근의 장락당은 왕의 침소로 사용됐다.
북쪽의 득중정은 정조가 활쏘기와 불꽃놀이를 진행했던 곳이며, 낙남헌은 각종 연회가 열리던 개방형 공간이다. 노래당은 왕이 휴식을 취하거나 대기하던 건물로, 정조의 은퇴 구상이 담겨 있다.
행궁 입구 주변에는 행정과 군사 기능을 담당하던 건물들이 자리한다. 최근 복원된 우화관은 객사 기능을 설명하는 전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화령전은 정조의 어진과 문집을 모신 제례 공간이다.
또한 행궁 내부에는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미로한정과 연못은 휴식과 조망을 동시에 제공하며, 특히 미로한정에서는 행궁과 성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정조의 도시, 시민이 지켜낸 유산
수원화성은 1794년 착공해 1796년 완공된 계획도시의 산물이다. 1963년 사적으로 지정된 이후, 199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며 세계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 성곽은 정조의 효심에서 시작됐다. 사도세자의 묘를 옮기며 도시를 재편하고, 정치·상업·군사 기능을 통합한 신도시를 조성한 것이다. 정약용의 기술과 채제공의 총괄, 조심태의 지휘가 더해지며 조선 후기의 역량이 집약된 결과물로 평가된다.
이후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훼손된 성곽은 시민들의 노력으로 복원됐다. 1975년 시작된 복원사업을 통해 주요 시설과 성벽이 정비됐고, 장안공원도 조성됐다.
1996년부터 2007년까지 진행된 성곽 잇기 사업으로 대부분의 구간이 원형을 회복했으며, 이후에도 지속적인 복원과 보수가 이어졌다. 화성행궁 역시 1989년부터 2024년까지 단계적으로 복원돼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수원시 관계자는 “수원화성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 수원의 대표 관광 자원”이라며 “축성 230주년을 맞은 지금, 더 많은 방문객들이 그 가치와 아름다움을 체험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지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lwldms7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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