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9기 인수위 ‘전면 재검토’ 공식화
연 114억 적자·문수로 마비 경고 속 7월 ‘시민 공론화’ 시험대
연 114억 적자·문수로 마비 경고 속 7월 ‘시민 공론화’ 시험대
이미지 확대보기김상욱 울산시장 당선인 측이 경제성과 교통 마비 우려를 이유로 ‘원점 재검토’를 천명하면서다.
전국 특별·광역시 중 유일하게 도시철도가 없는 울산의 오랜 숙원 사업이지만, "정확한 청구서와 불편 비용을 시민에게 숨김없이 공개하고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전면에 부각됐다.
3,814억 투입된 수소 트램, 본공사 직전 마주한 세 가지 암초
태화강역에서 신복교차로까지 10.85km 구간에 15개 정거장을 짓는 울산 1호선 트램은 당초 2029년 말 준공을 목표로 순항 중이었다.
지난 4월 시공사 계약을 마치고 기초 지반 보강 등 우선 공사에 착수했으나, 시장직 인수위원회의 현안 점검회의를 거치며 사업 지속 여부는 불투명해졌다.
인수위가 브레이크를 건 핵심 원인은 세 가지다.
△공사 기간 도심 교통 붕괴 △예상치를 웃돌 사업비 증액 가능성 △개통 후 막대한 재정 적자다.
특히 재정 부담은 수치로 증명된다. 시 자체 분석 결과 트램 운영비는 연간 196억 원에 달하는 반면, 요금 수입은 82억 원에 불과하다.
매년 114억 원에 달하는 시민 세금을 적자 보전조로 쏟아부어야 하는 구조다. 여기에 타 지자체(광주 2호선, 위례선) 사례처럼 설계 변경과 물가 상승이 겹치면 초기 건설비(3,814억 원) 자체가 천문학적으로 불어날 수 있다는 경고가 더해졌다.
이미지 확대보기‘문수로 통행속도 4.8km/h’… 2033년 우회로 개통 전까지 대안 부재
가장 휘발성이 높은 쟁점은 울산 교통의 심장부인 ‘문수로’의 마비 우려다. 트램 선로 구축을 위해 왕복 차로 중 3개 차로를 막아설 경우, 도심 전체가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할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
특히 정체가 극심한 공업탑 로터리에서 울산대공원 정문까지의 1.1km 구간이 직격탄을 맞는다. 현재 시속 13~22km 수준인 이 구간 통행 속도는 공사가 시작되면 최저 시속 4.8km까지 곤두박질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 서비스 수준으로 치면 최악인 ‘FF(과포화 현상)’ 등급이다.
정체를 분산할 문수로 우회도로는 2033년 개통 예정이다. 트램 공사 시점과 우회도로 완공 시점 사이에 최소 수년의 ‘교통 공백’이 발생한다.
인수위 측이 “대안 도로도 없이 주요 간선도로를 파헤쳐 놓았다가 공사라도 지연되면 시민들이 감당할 수 있겠느냐”며 강하게 몰아붙이는 이유다.
대안으로 부상한 ‘지능형 BRT’… 국비 반납·매몰 비용은 숙제
김 당선인은 트램의 현실적 대안으로 ‘지능형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카드를 꺼내 들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철길을 깔지 않고, 중앙버스전용차로와 우선신호 시스템을 도입해 ‘도로 위의 지하철’ 효과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사업을 멈추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당장 사업 보류나 중단 결정이 내려지면 이미 확보한 국비 420억 원을 반납해야 한다.
그동안 투입된 용역비 등 100억 원 이상의 세금이 공중분해(매몰 비용)되는 것은 물론, 이미 계약을 체결한 634억 원 규모의 차량 제작사 등과의 소송전도 감내해야 한다. 행정의 대외 신뢰도 추락 역시 피할 수 없다.
7월부터 3개월간 ‘시민 공론화’… 찬반 구호 대신 ‘숫자’로 결정해야
결국 공은 울산 시민에게 넘어갈 전망이다. 울산시는 당선인의 기조에 따라 오는 7월부터 10월까지 약 3개월간 시민공론화 절차를 밟기로 확정했다. 위원회를 구성하고 시민 참여단을 선정해 숙의 과정을 거치는 흐름이다.
이번 공론화가 해묵은 지역 갈등이나 형식적인 절차에 그치지 않으려면, 철저하게 ‘수치와 데이터’ 기반의 정보가 시민들에게 제공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공사 기간 단축 방안, 시간대별 정체 예상 수치, 중단 시 위약금 규모와 계속 추진 시 연도별 적자 감당 비용 등 정교한 청구서가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속도전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한 검증이다. 울산 트램이 멈춤과 전진의 갈림길에서 가장 혹독한 시험대에 올랐다.
박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tkay89@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