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허가 기준 각각...개별 토지 지형 반영 안돼
측량협회도 불합리 인정... “경사도 규제에 표고까지 중첩규제”
“현황도로 기준 20m 등 현실적 대안 검토해야”…규제 근거·실효성 재검증 요구
측량협회도 불합리 인정... “경사도 규제에 표고까지 중첩규제”
“현황도로 기준 20m 등 현실적 대안 검토해야”…규제 근거·실효성 재검증 요구
이미지 확대보기난개발과 산림 훼손을 막기 위한 일정 수준의 규제는 필요하지만, 법정동마다 50~179m의 절대 표고 상한을 정해 개발행위허가 기준으로 적용하면서 개별 토지의 지형과 주변 도로, 이미 개발된 지역과의 연속성 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고양시 도시계획 조례 개정 과정에서 고양시측량협회가 현행 표고기준의 문제점을 담은 의견을 공식 제출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단순한 토지소유자의 민원을 넘어 실제 개발행위허가 현장에서 규제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검증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협회가 문제를 제기한 핵심은 고양시 도시계획 조례 제19조 제1항 제4호와 별표29의 ‘산지지역 개발행위허가기준’이다.
이 주장은 고양시의 공식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사실이라면 왜 고양시가 다른 지자체와 차별화된 규제방식을 선택했는지, 고양시만의 지형·환경적 특성 때문에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 객관적인 설명이 요구된다.
협회는 또 산지관리법상 경사도 기준과 비교하면서 고양시가 도시계획 조례를 통해 경사도를 15도로 강화해 적용하고 여기에 다시 법정동별 표고기준까지 적용하는 것은 사실상 중첩규제라는 입장이다.
쟁점은 경사도와 표고를 각각 규제할 수 있느냐를 넘어, 경사도 규제로 이미 개발을 제한하면서 절대표고까지 추가로 규제해야 할 만큼 객관적인 정책적 필요성이 입증됐느냐는 데 있다.
현행 별표29에 따르면 내유동 72m, 관산동 56m, 대자동 102m, 벽제동 179m, 고양동 96m이며 주교동·덕이동·가좌동·구산동·대화동·법곳동 등은 50m 이하로 정해져 있다. 문봉동은 58m, 성석동 56m, 사리현동 62m, 식사동 51m, 중산동 59m 등이다.
협회 역시 각 법정동의 표고가 국토지리정보원의 수치지형도 등을 기본으로 지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장여건과 맞지 않는 ‘수치 일변도의 표고기준’이라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다. 또 성장관리계획이 수립된 토지와 그렇지 않은 토지를 같은 규정으로 보는 것이 적절한지도 문제 삼았다.
특히 이번 의견서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협회가 단순히 규제 폐지를 요구한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대안까지 제시했다는 점이다.
협회는 개발 대상지가 접하는 현황도로 등을 기준으로 일정 높이, 예를 들어 현황도로에서 20m 이내를 개발 가능 표고로 인정하는 상대적 방식을 제안했다. 단순히 ‘해발 몇m의 땅인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실제 차량과 사람이 진입하는 기존 도로보다 얼마나 높은 곳에 위치하는지를 함께 판단하자는 취지다.
이 방식이 고양시에 적합한지는 별도의 도시계획·환경·재해 분야 검증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행 절대표고 방식 이외에 시민의 재산권 제한을 줄이면서 난개발을 방지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이 있는지를 검토할 필요성은 충분하다.
제공된 비교자료에서도 구리시는 지역 평균표고를 기초로 일정 비율을 적용하고, 여주시는 읍·면·동별 평균표고와 개발표고, 기준지반고를 활용하는 등 지자체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산지 개발을 관리하고 있다.
따라서 고양시 역시 절대표고·평균표고·기준지반고·현황도로 기준 가운데 어떤 방식이 현재 고양시의 지형과 도시구조에 가장 합리적인지 비교 검증할 필요가 있다.
최근 조례 개정 과정에서 마련된 예외규정의 실효성도 따져봐야 한다. 표고기준을 초과하더라도 일정 범위의 잔여 임야이거나 주변 개발로 사실상 단절돼 보전가치가 낮은 임야 등에 대해서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예외적으로 허가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이 제시됐지만, 관련 제보에서는 ‘사방이 개발 완료된 토지’라는 요건을 실제 충족하는 산지는 거의 찾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온다.
규정상 구제의 문을 열어놓고 실제 적용 가능한 토지가 거의 없다면 실질적인 규제완화라고 보기 어렵다. 고양시는 해당 예외규정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토지가 몇 필지, 몇㎡인지부터 공개할 필요가 있다.
이번 논란에서 중요한 것은 고양시측량협회가 조례 개정 과정에서 이 같은 문제와 대안을 담은 의견을 제출했다는 점이다.
고양시와 고양시의회는 해당 의견을 언제 접수해 어떤 검토를 했는지, 무엇을 반영하고 무엇을 받아들이지 않았는지, 특히 ‘현황도로 기준 20m’라는 대안을 검토했다면 그 결과와 불수용 이유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
난개발 방지는 지방정부의 책무다. 산림 훼손과 무분별한 절·성토, 경관 훼손과 재해 위험까지 재산권이라는 이유만으로 허용할 수는 없다. 그러나 시민의 토지 이용을 장기간 제한하는 규제라면 그만큼 객관적인 근거와 효과에 대한 검증도 뒤따라야 한다.
결국 고양시가 답해야 할 핵심은 세 가지다. 왜 식사동은 51m이고 문봉동은 58m인가. 경사도 규제에 더해 절대표고까지 적용해야 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그리고 현황도로 기준 20m나 평균표고·기준지반고처럼 재산권 제한을 줄이면서 난개발을 막을 수 있는 대안을 실제 검토했는가.
이 질문에 객관적인 자료로 답하지 못한다면 고양시의 표고규제 논란을 단순한 개발업계의 규제완화 요구로만 치부하기 어렵다. 난개발을 막기 위한 규제가 오히려 시민의 토지를 과도하게 묶는 규제로 작동하고 있지는 않은지, 이제는 그동안의 운영 결과를 놓고 전면적으로 검증해야 할 시점이다.
강영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v403870@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