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재개발·구미역 열린광장·농촌학교 살리기 등 생활밀착 혁신
골목상권 전담 지원단 신설·빈 점포 창업공간 전환
투자 성과를 지역경제와 정주 여건 개선으로 연결
골목상권 전담 지원단 신설·빈 점포 창업공간 전환
투자 성과를 지역경제와 정주 여건 개선으로 연결
이미지 확대보기민선 8기 대형 국책사업과 16조 원이 넘는 투자유치를 기반으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구미시는 민선 9기 출범 이후 20조 원 규모의 투자유치와 투자계획을 잇달아 제시했다. 삼성SDS AI 데이터센터 착공 등 투자 실행도 본격화하고 있으며, 대구·경북신공항 경제권을 연결할 동구미역 신설도 미래 교통 인프라 구상의 하나로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투자와 산업시설 확충만으로 지역경제의 온기가 골목과 농촌까지 자동으로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구도심의 빈 점포와 노후 전통시장, 면 지역의 인구 감소와 학교 소멸 문제는 구미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다.
구미시는 경제혁신·정주혁신·공간혁신이라는 3대 축 아래 전통시장 재개발, 골목상권 활성화, 구미역 광장 확대, 면 지역 초등학교 살리기를 연계한 실행 로드맵을 제시했다. 산업 중심의 성장 전략을 시민 생활과 지역 공동체의 변화로 확장하겠다는 의미다.
■ 수십 년 묵은 전통시장, 재개발·현대화로 되살린다
구미시가 노후화와 공실 증가로 활력을 잃은 전통시장의 체질 개선에 나선다. 인동시장과 신평시장, 새마을중앙시장 국수골목을 중심으로 시장별 여건에 맞춘 재개발과 시설 현대화, 환경 개선을 추진해 도심 상권의 회복을 꾀한다.
특히 인동시장의 상황은 전통시장 재생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1988년 준공된 인동시장은 140개 점포 가운데 100개가 비어 있어 공실률이 71.4%에 이른다. 운영 중인 40개 점포 중에서도 37개가 노후·불량 건축물에 해당하는 것으로 제시됐다. 상권 침체뿐 아니라 시설 안전과 도시환경 개선도 함께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구미시는 인동시장을 강동권 중심 상권으로 되살리기 위해 주상복합 재개발을 추진한다. 올해 말까지 개발방식과 사업주체 등 세부 계획을 확정하고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토지소유자와 주민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2028년부터 기본·실시설계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신평시장도 시설 현대화와 재건축을 병행한다. 신평상가와 대창상가는 아케이드 설치, 외벽 도색, 바닥과 간판 정비 등을 추진하고, 그린상가는 소유주 주도의 재건축을 행정적으로 지원한다.
새마을중앙시장 국수골목은 국유지 문제와 노후 시설 개선이 핵심이다. 구미시는 국유지를 매입한 뒤 상가를 신축해 기존 상인들에게 임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신평시장과 국수골목은 상인과 주민 의견을 반영해 2028년 상반기 시설 현대화와 환경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통시장 재생의 관건은 건물만 새롭게 바꾸는 데 그치지 않는 것이다. 방문객이 다시 찾을 이유를 만들고, 기존 상인들이 안정적으로 영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임대료와 운영 여건, 시장별 특화 전략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재개발 과정에서 기존 상인과 주민의 의견을 얼마나 충실히 반영하느냐도 사업의 지속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 빈 점포에 창업을, 골목에 소비를…구도심 재생 본격화
온라인 소비 확대와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구도심 상권의 어려움이 커지는 가운데 구미시는 빈 점포를 창업공간으로 바꾸는 ‘구도심 리(RE):채움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문화로와 구미역 일원, 금리단길, 원리단길 등을 대상으로 창업자의 점포 환경개선과 교육·컨설팅, 판로 확대를 지원한다. 구미역 일원에는 민간 건물을 임차해 리모델링한 기술창업공간을 조성하고, 2028년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구도심을 청년창업과 기술창업의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골목상권에는 문화와 소비를 결합한다. 정부사업으로 확정된 문화로 자율상권활성화사업을 통해 경관과 간판을 정비하고, 공동 마케팅과 계절별 축제, 대표 브랜드 개발 등을 추진한다. 현재 24곳인 골목형상점가는 50곳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지역 소비를 소상공인 매출로 연결하기 위한 사업도 추진된다. 구미 세일 페스타를 통해 지역 소비금액의 일정 부분을 상품권으로 돌려주고, 공공배달앱 먹깨비는 가맹점 8,000곳과 회원 10만 명을 목표로 혜택을 강화한다. 우리동네 반값데이와 소담스퀘어 경북 운영, 금융·경영 지원도 연계할 방침이다.
구미시는 2개 과 8개 팀 규모의 국 단위 골목상권지원단을 신설해 골목경제와 로컬 성장, 시장 활성화, 시장시설 정비 등을 전담하도록 할 계획이다. 오는 10월에는 요식·숙박, 소매·유통, 지역업체, 창업, 농업 등 5개 분과의 현장 종사자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지역경기살리기위원회를 출범시켜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할 예정이다.
다만 지원사업의 규모만큼 중요한 것은 실제 성과다. 상품권 환급과 할인행사가 일시적인 소비 증가에 그치지 않도록 재방문과 단골 확보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빈 점포 창업 역시 입점 지원을 넘어 창업자의 생존율과 매출, 고용 창출까지 살펴야 정책의 실효성을 확인할 수 있다.
■ 구미역 광장 넓히고 농촌학교 살린다…공간혁신의 범위 확대
구미역 일대는 광역교통과 문화, 상권을 연결하는 도심 거점으로 재편된다. 대경선 개통으로 광역교통 거점 기능이 커진 구미역의 기존 광장 1,581㎡에 인근 상가와 유휴지 3,878㎡를 추가 확보해 공간을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상에는 공연장과 시민 쉼터, 택시 승강장과 회차로 등을 배치하고, 지하에는 130면 규모의 주차장을 조성해 교통과 휴식, 문화 기능을 함께 갖출 예정이다.
구미역 열린광장은 축제와 공연이 열리는 도심 문화거점으로 활용된다. 문화로와 새마을중앙시장 등 주변 상권과 연결해 역을 찾은 유동인구가 구도심 곳곳으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취지다.
구미시는 올해 주민설명회를 포함한 기본구상 및 타당성 조사 용역을 마치고, 내년 도시계획시설 변경과 재정투자심사 등을 거쳐 2028년부터 토지보상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해 2030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농촌 면 지역에서는 교육과 정주를 연계한 인구 유입 전략을 추진한다. 무을·옥성·도개·해평·장천면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학업장려금과 학교별 특성화 프로그램, 전입가구 정착지원을 연계해 학생 유입과 농촌 정착을 함께 유도한다.
면 지역에 주소를 두고 재학하는 초등학생에게는 졸업 때까지 최대 6년간 학업장려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다른 시·군에서 전입한 학생은 전입축하금과 학업장려금, 진학축하금 등을 합쳐 6년간 최대 2,560만 원, 연간 360만 원 이상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학교별 여건과 지역자원을 활용한 특성화 교육도 도입한다. 원어민·AI 활용 외국어교육부터 문화·예술, 스포츠, 생태·환경 체험까지 교육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자녀와 함께 이주하는 가구에는 귀촌 요건에 따라 이사비와 주택수리비, 주거임대료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관련 사업은 올해 하반기 세부 계획을 마련해 지원 규모와 방법을 구체화하고, 2027년 상반기 시행을 목표로 추진된다.
농촌학교 살리기는 장학금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다. 학부모가 실제로 이주를 결정하려면 주거와 일자리, 교통, 의료 등 생활 여건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학교별 특성화 교육이 일회성 프로그램에 머물지 않고 지역의 교육 경쟁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교육청과 학교, 지역사회 간 협력도 중요하다.
■ “우리 동네도 달라질까”…시민 기대 속 생활혁신 주목
구미 시민 박모 씨(56)는 이번 생활밀착형 혁신 계획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씨는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이 살아나고 구미역 주변까지 새롭게 바뀐다면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변화를 직접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며 “특히 오래된 시장이 정비되고 주차와 휴식 공간이 늘어나면 장을 보거나 가족과 외출하기도 한결 편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농촌지역 학교에 대한 지원도 아이들이 지역에서 교육받고 가족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계획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동네가 달라지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시민의 기대는 결국 정책의 실행과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 전통시장 공실률과 골목상권 매출, 창업기업의 생존과 고용, 구미역 이용 편의, 면 지역 학생 수와 전입가구 정착률 등 구체적인 지표를 공개하고 추진 상황을 점검하는 일이 중요하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좋은 일자리와 대규모 투자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이 ‘우리 동네가 달라졌다’, ‘살기 좋아졌다’고 느껴야 진정한 혁신”이라며 “전통시장과 골목경제, 구도심, 농촌까지 생활 속 불편을 하나씩 해결하고 시민의 삶을 바꾸는 실천으로 민선 9기를 완성해 구미를 대한민국 모범도시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대규모 투자유치가 구미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이제 시민의 일상에서 확인되는 변화가 그 성과를 증명해야 할 시점이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회복, 구미역의 공간 재편, 농촌학교와 정주 여건 개선이 서로 연결될 때 구미의 미래 성장전략은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광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wang247@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