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정문 앞 시민단체 집회 돌입…29일 호소, 30일부터 규탄 예고
금호건설 낙찰 통보 뒤 공동도급 제동…이사회 결정·계약 지연 논란
"금기창 의료원장 사퇴해야…책임 있는 결단 없이 눈치만 보나” 비판
업무상배임 가능성·2028년 개원 차질…시민단체 한 달간 집회 예고
금호건설 낙찰 통보 뒤 공동도급 제동…이사회 결정·계약 지연 논란
"금기창 의료원장 사퇴해야…책임 있는 결단 없이 눈치만 보나” 비판
업무상배임 가능성·2028년 개원 차질…시민단체 한 달간 집회 예고
이미지 확대보기29일 오전 10시 서울 연세대학교 정문 앞에서는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 정상화를 촉구하는 인천 행·의정 감시 네트워크, 환경지킴이 장애인연합회, 인천시민 주권 네트워크 등 시민단체와 지역 주민 등 150여명이 참여해 병원 건립 지연에 책임 있는 해명을 요구했다.
이날 집회는 병원 건립 정상화를 호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30일부터 책임자 규탄으로 대응 수위를 높이고 앞으로 한 달간 집회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집회 현장에서는 허동수 학교법인 연세대학교 이사장과 윤동섭 연세대학교 총장, 금기창 연세의료원장을 향한 책임론이 제기됐다. 특히 지상부 공사 입찰과 계약을 실무적으로 추진해 온 연세의료원의 최고 책임자인 금 의료원장에 대해서도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멈춘 병원 심장을 다시 뛰게 하라”…20년 기다림 끝은 거리로
송도세브란스병원 사업은 2006년 인천시와 연세대학교의 협약에서 출발했다. 송도국제도시의 의료 인프라를 확충하고 국제적인 바이오·의료 거점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병원 건립은 수차례 지연됐고, 현재 추진 중인 2028년 개원 목표마저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민단체가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하부 토목공사 공정률은 95%를 넘어섰지만, 건물을 올려야 하는 지상부 공사는 시공사 선정 이후에도 본계약 체결이 지연되고 있다. 기다림의 끝이 보이는 듯했던 시민들로서는 또다시 공사가 멈춰 설 수 있다는 소식에 분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집회 참가자들은 20년의 기다림으로 시민들이 지쳐 있다며 허동수 이사장에게 병원 건립 정상화를 위한 직접적인 결단을 호소했다.
환경지킴이 장애인연합회 오석훈 회장은 허 이사장이 공사 안전과 시공 책임을 고려해 단독계약 방식을 검토한 취지는 이해한다면서도 기존 시공사와 금호건설의 협업이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오 회장의 주장은 공동수급을 무조건 허용하라는 것이 아니라, 안전성과 시공 책임을 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면 더 이상 계약을 늦출 이유가 없다는 취지다.
김선홍 인천 행·의정 감시 네트워크 상임대표도 집회 발언문에서 이번 행동은 특정인과 다투기 위한 것이 아니라 병원 건립을 정상화해 달라는 시민들의 호소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상화 요구에도 실질적인 변화가 없다면 책임자에 대한 규탄 행동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이미지 확대보기낙찰까지 마쳤는데 왜 계약은 멈췄나…이사회 결정이 핵심
병원 건립 지연 논란의 핵심은 지상부 공사 시공사 선정 이후 발생한 계약 방식의 충돌이다. 글로벌이코노믹은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세 차례 심층취재 보도를 통해 학교법인 연세대학교의 의사결정 과정과 계약 지연의 배경을 집중 보도했다.
학교법인 이사회는 지난 6월 23일 임시이사회에서 기존 입찰 절차를 중단하고 도급순위 30위 이내 건설사를 대상으로 재입찰하기로 의결했다. 당시 이사 8명이 참석해 전원 찬성했다. 이후 입찰에서 금호건설은 기존 지하부 시공업체와 협업하는 연속시공 방안을 제안했고, 9월 17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연세의료원은 금호건설에 공동수급 방안을 구체화하도록 요청했다. 금호건설은 9월 23일 기존 시공사와 6대 4 비율로 공사를 수행하는 계획을 제출했으며, 같은 날 가격 협상도 마무리됐다. 9월 28일에는 최종 낙찰자 통보까지 이뤄졌다.
금호건설의 공시에서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사실과 공동수급 참여를 전제로 한 공사비 산정 내용이 확인된다. 전체 예상 공사비는 부가가치세를 제외하고 약 3910억 원이며, 금호건설의 60% 지분에 해당하는 금액은 약 2346억 원으로 기재됐다.
그런데 낙찰 통보 이튿날인 9월 29일 상황이 달라졌다. 본지가 확보해 보도한 회의 문건에는 허동수 이사장이 참석한 긴급회의에서 금호건설이 공사 전체를 책임지는 단독계약 방식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취지의 지시가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회의 참석자는 이사 5명이었다. 학교법인 정관에 따른 이사회 개회 정족수 7명에 미치지 못하는 인원이다. 따라서 해당 회의가 정식 이사회 의결이었는지, 이사장의 업무상 지시였는지, 그리고 그 지시가 기존 입찰 및 낙찰 결과를 변경할 법적 근거가 있었는지 명확한 규명이 필요했다.
더욱이 6월 23일 이사회 의결과 이후 입찰 공고문에는 공동수급을 명시적으로 금지한 내용이 없다는 게 취재 결과의 골자다. 연세의료원이 공동수급 방안을 구체화하도록 요청하고 최종 낙찰까지 통보한 상황에서 학교법인이 뒤늦게 단독계약을 요구했다면, 그 근거와 책임은 무엇인지 설명이 필요하다.
법조계에서는 공동이행방식의 공동도급에서도 시공사 간 연대책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시민들이 묻는 것은 간단했다. 적법한 절차로 낙찰자를 선정했다면 무엇이 본계약 체결을 막고 있으며, 그로 인한 공사 지연의 책임은 누가 지느냐는 것이다.
금기창 의료원장 책임론 부상…“결단 못 한다면 물러나야”
허동수 이사장뿐 아니라 금기창 연세의료원장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금 의료원장은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을 실무적으로 추진하는 연세의료원의 최고 책임자다. 지상부 공사 입찰과 협상, 시공사 선정, 계약 체결 과정에서 의료원 경영진이 어떤 판단을 내렸고, 학교법인과의 의견 충돌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책임이다.
특히 연세의료원이 공동수급 방안을 요청하고 낙찰자 통보까지 마쳤음에도 본계약이 체결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의료원장의 역할을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금 의료원장이 소신 있는 결단보다 학교법인 경영진의 입장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병원 건립의 실무 책임자가 갈등 해결을 주도하지 못한다면 의료원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계약 체결 권한의 범위와 학교법인의 승인 절차, 금 의료원장이 실제 행사할 수 있었던 권한을 확인하지 않은 채 계약 지연의 모든 책임을 의료원장에게 돌릴 수는 없다. 그렇기에 금 의료원장이 직접 설명해야 할 사안은 더욱 분명해졌다.
공동수급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던 의료원은 학교법인의 단독계약 요구에 어떤 입장을 전달했는가. 법률 검토 결과를 토대로 본계약 체결을 추진했는가. 계약 지연을 해소하기 위해 의료원장으로서 어떤 조치를 취했는가다.
이미지 확대보기공동도급 법률자문서까지 보고 누락 의혹…누가 막았나
계약 지연 논란은 이사회에 대한 핵심 자료 보고 누락 의혹으로도 확대됐다. 글로벌이코노믹은 지난 28일 공동도급에 법적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법률자문서가 연세대학교 학교법인 이사 다수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는 의혹을 단독 보도했다.
본지 취재에 응한 이사들은 법률자문서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일부 이사는 해당 자료를 확인했다면 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의견을 제시했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의료원 사업은 의료원장 책임 아래 진행하는 것이 관례였다는 이사의 발언도 나왔다.
이 같은 진술이 사실이라면 단순히 공동수급과 단독계약 중 어느 방식이 적절한지를 넘어 학교법인의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가 제대로 전달됐는지 따져야 한다. 법률자문서를 누가 작성하도록 의뢰했으며, 의료원은 누구에게 전달했는지, 법인 실무진은 왜 이사들에게 보고하지 않았는지 규명할 필요가 있다.
핵심 자료가 의도적으로 누락됐다면 이사회가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기회를 제한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공동취재에서 답변을 요구했지만 연세대법인은 이에대해 답변하지 않았다.
허동수 이사장·윤동섭 총장…최고 책임자들은 무엇을 했나
허동수 이사장은 학교법인 이사회를 이끄는 책임자다. 공동수급을 금지한 명시적 규정이 확인되지 않는 상황에서 단독계약을 요구했다면 그 판단의 근거를 공개해야 한다. 윤동섭 연세대학교 총장 역시 병원 건립을 둘러싼 논란에서 설명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윤 총장은 연세의료원장을 역임한 의료 전문가다. 병원 건립 지연이 지역 의료체계와 시민들에게 미칠 영향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물론 학교법인 이사장과 대학 총장, 의료원장의 법적 권한은 서로 다르다. 이 때문에 세 사람에게 동일한 법적 책임이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대학의 핵심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고 있고, 학교법인과 의료원 사이의 계약 방식 충돌까지 드러난 상황에서 최고 경영진이 인천시민들에게 정상화 대책을 설명하지 않는다면 관리·감독 책임을 둘러싼 비판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제 세 사람은 각자의 권한 범위에서 무엇을 결정했고, 어떤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업무상배임·형사처벌 가능성도 거론…법적 판단은 별개
송도세브란스병원 계약 지연을 둘러싼 논란은 형사법적 책임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본지의 앞선 심층취재에서 법조계는 합리적인 근거 없이 계약을 지연시켜 학교법인에 재산상 손해를 발생시켰다면 업무상배임죄 성립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업무상배임죄는 단순한 계약 지연만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업무상 임무 위배, 고의, 본인에게 발생한 재산상 손해 또는 구체적인 손해 위험, 자신이나 제3자의 재산상 이익 취득 등 법률상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
특히 허동수 이사장이 단독계약을 요구한 목적과 권한, 윤동섭 총장의 의사결정 관여 여부, 금기창 의료원장의 계약 지연 대응 등을 각각 구분해 판단해야 한다. 현재까지 세 사람에게 업무상배임이나 다른 형사책임이 성립한다고 확정할 근거는 없어도 도덕적 책임은 있다.
그러나 계약 지연이 장기화될 경우 손해배상 문제와 공사비 증가, 개원 일정 차질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독립적인 법률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28년 개원 차질 우려…손해금과 부지 환매 문제까지
계약 지연에 따른 경제적 부담도 시민사회의 주요 우려 사항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 4월 기자간담회에서 2028년 말까지 개원하지 못할 경우 협약에 따라 송도 11공구 병원 부지를 회수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한 바 있다.
또 지역 정가에서는 2027년부터 연간 약 20억 원의 지연손해금 부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실제 부과 시점과 금액, 부지 환매 요건은 협약과 변경계약 내용을 확인해야 확정할 수 있다.
시민들이 우려하는 것은 금전적 손실만이 아니다. 공사가 늦어질수록 의료인력 확보와 장비 도입, 병원 개원 준비에도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미 장기간 병원 개원을 기다려 온 시민들에게는 또 다른 부담이다.
연세의료원은 2028년 말 준공과 개원 목표를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본계약 체결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그 목표를 지킬 구체적인 공정표와 대응 방안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 인천시·경제청·정치권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병원 건립 지연에 대한 책임은 연세대학교 내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사업 협약의 당사자로서 협약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개원 일정이 지켜질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반복되는 공사 지연에도 어떤 행정적 조치를 취했으며, 계약이 체결되지 못하는 현재 상황에서 어떤 대응책을 마련했는지다.
지역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정일영 국회의원은 앞서 병원 건립 지연의 책임 소재를 밝히고 공사를 신속히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시민사회는 정치권의 문제 제기가 실제 계약 정상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국회 차원의 증인 출석과 관련해서도 시민들은 책임자를 직접 불러 의사결정 경위를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증인 채택 또는 철회 경위가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정치권이 병원 건립을 지역 발전의 성과로 내세우는 데 그치지 않고, 약속 이행 여부를 지속 감독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이유다.
“20년 기다림에 더 이상 희망고문 안 된다”…한 달간 규탄 예고
29일 연세대학교 정문 앞에 선 인천시민들의 요구는 분명했다. 누구의 권한이 더 큰지, 어느 기관의 입장이 옳은지에 대한 내부 논쟁보다 병원 건립을 정상화하고 약속한 시기에 문을 열 수 있는 실질적인 결단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시민단체들은 첫날 호소 집회를 시작으로 30일부터 책임자 규탄에 나서고, 향후 한 달간 병원 건립 정상화를 요구하는 행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도세브란스병원은 단순한 대학 부속 의료시설이 아니다. 인천시민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지역 필수의료 기반을 확충하겠다는 약속이 담긴 사업이다.
허동수 이사장은 단독계약 요구의 근거를, 윤동섭 총장은 대학 차원의 정상화 방안을, 금기창 의료원장은 실무 책임자로서 계약 체결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 그러나 이사회에서는 여전히 금호건설 단독 계약 결정이 변함없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리고 학교법인과 연세의료원은 입찰과 계약에 관한 핵심 문건, 법률 검토 결과, 이사회 회의 경위도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20년을 기다린 시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약속이 아니다. 적법한 절차와 안전한 시공을 전제로 계약을 마무리하고 공사를 정상적으로 추진하는 일이다.
연세대학교의 이름을 믿고 기다린 시민들이 이제 대학 정문 앞에서 책임을 묻고 있다. 의료의 희망이 돼야 할 송도세브란스병원이 끝없는 지연과 책임 공방의 상징으로 남을 것인지는 연세대학교 최고 경영진의 결정과 행동에 달려 있다.
김양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pffhgla111@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