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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기차 보조금 부활 추진…민주당 내부 이견·트럼프 거부권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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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기차 보조금 부활 추진…민주당 내부 이견·트럼프 거부권 변수

하원의원 160명 이상 세액공제 복원 지지…당 지도부는 신중론, 최대 994만원 혜택 회복 불투명
지난해 5월 14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의 전기차 충전시설에 전기차들이 주차돼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5월 14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의 전기차 충전시설에 전기차들이 주차돼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폐지된 최대 7500달러(약 994만원)의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를 부활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가 전기차 지원 정책의 복원에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데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까지 있어 실제 제도 부활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전기차 전문매체 인사이드EV는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다음 달 중간선거 이후 의회 주도권을 되찾을 경우 전기차 세액공제를 다시 도입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정치적·입법적 장애물이 상당하다고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민주당 하원의원 160명 이상이 지난해 폐지된 청정에너지 세액공제를 복원하는 법안을 지지하고 있다.

다만 법안에 대한 지지가 곧 민주당 전체의 정책 합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지적이다. 전기차 지원 정책을 둘러싼 유권자들의 인식이 달라진 데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복원 여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하원의원 160명 이상 복원 지지…전기차 지원 재추진


인사이드EV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마이크 레빈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과 숀 캐스턴 일리노이주 하원의원은 지난해 폐지된 청정에너지 관련 세액공제를 다시 도입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법안은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확대됐던 청정에너지 지원 제도를 복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기차 구매자를 대상으로 한 최대 7500달러의 연방 세액공제도 복원 대상에 포함된다.
법안은 청정에너지 지원뿐 아니라 전력망 현대화도 추진한다.

특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망 확충 비용을 일반 전기 소비자들에게 전가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포함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전기차 세액공제 복원이 소비자들의 차량 구매 부담을 낮추고 미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레빈 의원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세액공제 폐지는 잘못된 결정이었다며 미국 자동차 산업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전기차 구매 지원이 중국과의 전기차 산업 경쟁에서 미국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정책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기존 세액공제 제도는 2024년 미국의 신차 전기차 판매량이 약 130만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전기차와 배터리의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하는 데도 영향을 미쳤다.

조지아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등 공화당이 주도하는 지역에도 배터리와 전기차 관련 투자가 이뤄지면서 일자리 창출 효과가 나타났다.

◇민주당 지도부는 신중…전기차 지원 정책 정치적 부담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전기차 세액공제 복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최근 워싱턴DC에서 열린 행사에서 청정에너지 세액공제 부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풍력과 태양광 등 청정에너지 지원을 언급하면서도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는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역시 전기차 세액공제 복원 법안의 공동 발의자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민주당 내부에서 전기차 지원정책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전기차 구매 지원을 오랫동안 비판해왔다.

특히 전기차 보조금이 이미 고가의 차량을 구매할 여력이 있는 부유층에게 혜택을 제공한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정책의 정치적 매력이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폴리티코는 “일부 유권자들은 전기차 세액공제를 부유한 해안지역 주민들에게 유리한 정책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기존 전기차 세액공제에는 구매자의 소득 제한 등이 적용돼 있었으며 중·저소득층의 전기차 구매 부담을 줄이기 위한 장치도 포함돼 있었다.

정책의 실제 지원 기준과 유권자들의 인식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전기차 구매 지원을 기존 방식으로 복원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인 미시간주 출신 엘리사 슬롯킨 민주당 상원의원은 “세액공제 자체에는 열린 입장이지만 좀 더 포괄적인 에너지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슬롯킨 의원은 폴리티코에 특정 에너지원만 선택해서 지원하기보다 다양한 에너지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민주당 내부에서도 전기차만을 별도로 지원하는 방식보다 폭넓은 에너지 정책을 선호하는 시각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민주당 의회 장악해도 대통령 거부권 넘어야


전기차 세액공제 복원의 가장 큰 제도적 장애물은 미국의 입법 절차다.

민주당이 다음 달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모두 다수당이 되더라도 전기차 세액공제 부활이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복원 법안이 하원과 상원을 통과한 뒤 대통령의 서명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의회가 이를 뒤집으려면 상·하원 각각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 과반수보다 훨씬 높은 문턱이다.

따라서 민주당이 의회 다수당을 차지하더라도 상당수 공화당 의원의 협조가 없으면 대통령 거부권을 무력화하기 어렵다.

인사이드EV는 “이같은 정치적 환경을 고려하면 전기차 세액공제 복원이 실현되기까지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민주당 내부의 정책적 합의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 거부권까지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전기차 관심 약화…하이브리드 선호 높아져


전기차 세액공제 복원을 어렵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은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 의향 변화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4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순수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 차량 구매를 고려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구매에 대한 관심도 2022년과 비교해 낮아졌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전기차 구매에 대한 관심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기차 구매 지원 정책이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에서조차 과거만큼 폭넓은 호응을 얻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편, 전기차 기술과 충전 인프라는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인사이드EV는 최근 출시되는 전기차 가운데 상당수가 1회 충전으로 400마일(약 644km) 이상 주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공공 급속충전기 충전 포트 수도 올해 3분기 8만개를 넘어섰다.

전기차의 성능과 충전 편의성이 개선되는 가운데 정책적 지원 여부가 향후 시장 성장 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럽과 중국 등에서는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정치적 대립과 정책 변화가 전기차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고 인사이드EVs는 진단했다.

전기차 세액공제 복원을 둘러싼 논쟁은 다음 달 중간선거 이후 민주당의 청정에너지 정책 방향을 가늠할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가 될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