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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콤소몰 출신이 러시아 정치와 경제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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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콤소몰 출신이 러시아 정치와 경제 주도

[글로벌이코노믹=배영남 기자]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 대통령인 푸틴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1991년 소련이 붕괴된 이후 분리된 러시아는 이후 20여 년 동안 한물 간 강대국에 불과했지만 푸틴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부활하고 있다. 옐친으로부터 권력을 물려받은 푸틴은 슬라브 민족주의를 외치며 국민들의 단결을 호소하고 있다.

푸틴이 과거 제정러시아 시대의 짜르, 즉 황제와 같이 독재정치를 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열렬하게 지지하고 있다. 소련 시절 공산당의 폭정과 억압에 억눌려 공산당을 싫어하던 러시아인들이 소련 붕괴 이후 침체된 경제와 추락한 민족 자긍심으로 받은 상처를 푸틴이 강력한 정치로 살려주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공산당에 적대적이던 많은 러시아인들이 오히려 공산당 조직에 대해 좋은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 정치와 경제를 지배하고 있는 인사들은 대부분 콤소몰(Komsomol) 출신이다. 콤소몰은 소련의 청년정치조직으로 1918년 10월 29일 설립된 러시아 공산당 청년동맹이 모태다.

이 조직은 사회주의 노동자, 소작인, 학생들의 연합으로 1917년 출범했다. 그러나 혁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분열됐고 1918년 10월 29일에 Russian Communist Youth League (Komsomol)가 설립됐다. 콤소몰은 레닌의 이름을 딴 것이며 1926년 3월에 All-Union Leninist Young Communist organization으로 명명됐다.
통계에 따르면 1977년 14세에서 28세 사이의 소련 국민 3600만명 이상이 이 조직에 가입되어 있었다. 콤소몰은 현재까지 기록으로 봐도 세계에서 가장 큰 청년조직이며 지금까지 그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

사회주의의 체제가 붕괴되고, 시장개혁에 따른 페레스트로이카(perestroika)정책이 시행되자 청년동맹인 콤소몰의 역사적인 역할은 끝나게 됐다. 콤소몰이라는 단체는 철저하게 파괴되었지만, 개혁개방정책이 경제불안으로 희석되면서 다시 살아나게 됐다. 콤소몰 출신들이 은행, 기업, 정치권으로 세력을 확장하게 된 것이다.

콤소몰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변화가 왔을 때 시대적 사명을 찾아 변신했고, 한 단계 도약했던 것이다. 현재 러시아 정부 대표와 기관의 대다수는 콤소몰의 과거 멤버였다. 그들이 콤소몰 회원카드를 소지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그들이 콤소몰 멤버인지 알 수는 없다. 이들은 콤소몰에서 오랜 시간 함께했던 경험과 동지애로 유대관계를 형성했고, 러시아 정치와 경제를 이끌고 있다.

콤소몰이라는 조직은 소련의 붕괴와 함께 역사가 되었지만 사람들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콤소몰에서의 경험을 기억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정치인, 창조적 전문인들을 포함해 러시아에서 성공한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 콤소몰 출신이다.

콤소몰이 공산당 청년조직이라는 한계점을 갖고 있었지만, 당시 사회주의 체제하의 조직에서 훈련된 이들이 시장경제체제를 훌륭하게 이끌어 가고 있다.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조직적인 경험이 콤소몰 출신들이 갖고 있는 자산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