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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탄도미사일 4발 동시 발사…아베 군사굴기 빌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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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탄도미사일 4발 동시 발사…아베 군사굴기 빌미 제공

6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트럼프 정권 출범 후 방위비 증액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는 아베 정권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6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트럼프 정권 출범 후 방위비 증액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는 아베 정권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방위비 증액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는 일본 정부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우려된다.

북한은 6일 오전 7시34분께 이례적으로 4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중 3발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지며 안보 관련 이슈가 급부상하고 있다.
문제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최근 군사력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북한이 새로운 위협이 된 것을 명백히 나타내는 것”이라며 정확한 분석을 위해 NSC를 소집해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미사일 발사 후 관계 부처에 ▲정보 수집·분석에 전력을 다해 국민에게 신속·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것 ▲항공기·선박 안전을 철저히 확인할 것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만반의 대비 태세를 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역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명백히 위반된다”며 “북한에 엄중 항의하고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비난한다”고 말했다.

일본을 효율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겠다는 아베 총리의 발언에 북한이 힘을 실어준 셈이다.

지난 2일 아베 총리는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일본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1% 이내로 억제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마이니치신문은 “트럼프 정권이 ‘동맹국 의무’를 강조하며 방위비 부담 확대를 주장하자 아베 총리가 방위비 증액과 군사력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치권에서는 트럼프 정권의 방위비 부담 압력이 더 강해질 경우 집권 자민당 등이 증액을 주장할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일본 내에서도 아베 총리가 1976년부터 40여 년간 유지돼 온 ‘방위비 GDP 1% 미만’ 원칙을 부정한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것은 방위비 증액이 필요하다는 확실한 빌미를 제공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직 항공기나 선박 피해 정보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일본 정부는 총리 관저 대책실에서 관련 정보를 파악하면서 관계부처 국장급 회의를 진행하는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중국과 미국 언론은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소식을 속보로 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미국 CNN방송 등은 “북한이 또 다시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견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동화 기자 d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