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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iPhone 특허소송서 애플 역제소…139페이지 반박 자료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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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iPhone 특허소송서 애플 역제소…139페이지 반박 자료 공개

iPhone7에 타사 모뎀칩 준비하지 않았다는 거짓 진술
애플, 퀄컴과 인텔의 모뎀 칩 채용해 양사 저울질?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에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퀄컴의 스냅드래곤 800 시리즈. 자료=퀄컴 홈페이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에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퀄컴의 스냅드래곤 800 시리즈. 자료=퀄컴 홈페이지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세계 최대 모바일 칩셋 제조사이자 특허권 사업자인 퀄컴이 1월과 3월 초 애플이 제기한 소송에 대해 애플의 주장을 전면 부정하고 오히려 캘리포니아 주 법원에 자사 소유 특허기술의 로열티와 관련해 애플을 상대로 역소송을 제기했다고 미국 IT정보매체 엔가젯(Engadget)이 보도했다.

애플은 지난 1월 20일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연방지방법원에 퀄컴이 "부정한 라이선스 모델로 부적절한 금액의 로열티를 요구했다"며 10억달러(약 1조1433억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은 또 3월에 다시 퀄컴을 상대로 영국 법원에 특허권 및 의장 등록 관련 소송을 제기했다. 이 외에도 양측은 2건의 독점금지법 위반을 두고 중국에서 다투고 있다.
이번에 제기한 소송을 두고 퀄컴 측에서는 "애플은 퀄컴과 주고받은 계약 합의에 반하는 사실을 왜곡시켜 주장하고 있다"며 "이번에도 기본적으로 그동안 주장에 따른 내용을 토대로 애플을 제소했다"고 밝혔다. 제소를 통해 공개한 139페이지에 달하는 자료에서 퀄컴은 35항목에서 애플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16년 8월 독점금지법 위반을 의심한 한국 규제 기관의 조사에 대해 애플이 "iPhone7에는 타사 모뎀 칩을 준비하지 않았다"고 답했는데 이는 거짓 설명이며 실제로 인텔의 모뎀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인텔 모뎀 칩과 퀄컴 칩의 성능 차이에 대해 애플은 마치 동일한 성능인 것처럼 가장하도록 요청 받은 것 등도 기록되어 있다.

사실 애플과 퀄컴은 오랫동안 iPhone과 iPad의 내장 모뎀 칩으로 상생의 길을 걸어온 동료였다. 이제와서 이렇게 법정 타툼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애플이 iPhone7과 7Plus에서 퀄컴뿐만 아니라 인텔의 모뎀 칩을 채용해 양사를 저울질한 것이 원인이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애플은 iPhone 생산라인의 오류에 따른 공급 중단의 위험을 분산시키려는 의도에서 CPU를 삼성과 TSMC에 맡기고, 디스플레이를 샤프와 JDI, LG전자가 공급하는 체제를 시행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iPhone의 중요 부품인 모뎀 칩도 인텔을 추가해 공급의 안정을 도모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하지만 퀄컴이 애플에만 국한되지 않고 최근 독점적 입장에서 부당한 로열티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경우가 많았다는 것은 사실이다. 2년 전에는 중국에서 9억7500만 달러(약 1조1132억원)를, 지난해 말에는 한국에서 1조3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또한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도 퀄컴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방법을 비난하고 있다. 이번 퀄컴 반격이 얼마나 유효한가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 남는 이유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