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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리포트] 어린 베트남 신부 "한국 결혼생활, 영화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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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리포트] 어린 베트남 신부 "한국 결혼생활, 영화와 달랐다"

한국문화 좋아해 결혼생활 결심했지만 다양성 존중하지 않는 사회에 환멸
결혼 중개 사이트를 통해 만난 베트남 신부와 한국인 남편.이미지 확대보기
결혼 중개 사이트를 통해 만난 베트남 신부와 한국인 남편.
한국으로 시집 간 많은 베트남 신부들은 한국인 남편과의 생활에 환멸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자와 다양성에 대해 폐쇄적인 한국문화로 인해 많은 베트남 여성들이 생각했던 영화와 같은 결혼 이야기는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는다. 베트남의 언론들은 최근 한국에서 발생한 베트남 신부살해 사건 등을 통해 한국으로 시집오는 어린 베트남 신부들의 삶을 집중 조명하며 영화와 현실은 엄연한 차이가 있다고 꼬집었다.

26일(현지시간) 베트남 현지매체등에 따르면 인터뷰에 응한 리엔 딘(Lien Dinh)씨는 결혼 전 한국 문화 팬이었다. 그녀가 보는 한국 드라마에 등장하는 남자들은 로맨틱하고 대담하며 여성을 존중했다. 그래서 딘은 10살 연상인 전기 기술자인 한국인 남성과 결혼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대구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한국 사회가 드라마에서 비쳐지는 것처럼 핑크빛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녀는 "현실은 나의 기대와는 거리가 멀었다"며"외국인 여성들과 결혼한 한국 남성들은 나이가 많으며, 영화속의 주인공들처럼 신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국어를 배우면서도 리엔씨는 종종 남편의 가족에 의해 차별을 받고 남편이 자신을 학대하고 있다고 의심했다.
"많은 한국인들은 우리를 가난한 나라 출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이민자와 아내가 한국시민이 되면 남편과 자녀를 떠날 것이라고 오해하고 있다"고 리엔은 호소했다.

페이스북에는 어린 베트남 신부를 구하는 중개 업소들이 활발한 광고로 영업을 하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페이스북에는 어린 베트남 신부를 구하는 중개 업소들이 활발한 광고로 영업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 리엔씨와 같은 사례는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현지 매체들은 한국은 이민정책을 통해 지난 2018년에 0.95로 줄어든 출산율에 대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몇년 동안 한국의 농촌 지역으로 이주하는 외국인 여성이 많은데, 이런 지역에서 '다문화 가정'은 전체의 18.4%를 차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매년 한국에 오는 베트남 신부 6000명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리엔과 같은 차별을 받거나 더 심하게 구타 당하고 학대를 당한다고 꼬집었다. 여전히 많은 한국 남성들은 한국과 베트남의 중개인에게 지불하는 것을 포함하여 최대 1만2000달러(베트남 부인의 경우)의 계약으로 외국 신부에게 돈을 지불하고 있다.

실제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중인 에이전시들은 지금도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여성들에 대한 나이와 설명 등을 싣고 '베트남 신부'에 대한 광고를 게시하고 있다. 특히 일부 여성들은 '결혼을 원하면 바로 한국으로 갈 수 있어요'라는 적극적인 구애 문구를 달기도 한다.

서울에 소재한 한 중개인에 따르면 고객들이 6일 동안 베트남으로 200만 원(약 1700달러)을 입금하면 베트남 여자 20명과 데이트 할 기회가 생긴다고 밝혔다. 아내의 가족을 위한 지참금을 포함한 총 가격은 약 1만 달러다. 이민을 위해 한국으로 출발하기까지 모든 기간은 약 6개월이 소요된다. 그런 다음 신부는 3개월 동안 언어를 배우게 된다.

"많은 (베트남 신부는) 더 경제적으로 안정된 곳에서 살고 싶어하며 아이들이 더 유망한 교육 시스템에서 자라기를 원한다"고 베트남 소녀들이 찾는 이유에 대해 중개인은 설명했다.

이렇게 이뤄지는 다문화 가정의 한국인 남편의 평균 연령은 43.6세이며 베트남인 아내는 25.2세다.

하지만 한국에서 행복한 다문화 가정을 이루기란 여전히 어려운 숙제다. 전문가들은 한국사회가 다양성을 수용하기 어려운 문화와 현실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인들이 다른 민족 사람들과 생활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한국도 1980년대가 되어서야 한국 이외의 지역으로 자유롭게 떠날 수 있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문화주의에 적응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

현지매체들은 캘리포니아-버클리 대학 (University of California-Berkeley)의 존 라이(John Lie)교수의 인터뷰를 빌어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사회는 가부장적, 남성-여성 존중을 변화시켜야한다"고 말했다.


응웬 티 홍 행 글로벌이코노믹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