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하는 대체불가능토큰(NFT), 일론 머스크 테슬라 공동창업자 등 유명인사들의 트윗으로 가격이 폭등한 도지코인에 돈이 몰리고 있지만 다른 한 편에서는 또 다른 위험시장인 디파이에 투자자들이 열광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분석기사에서 디파이가 붐을 타면서 암호화폐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한편 위험 역시 함께 끌어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디파이는 블록체인을 통해 제공되는 금융서비스를 아우르는 말이다.
전통적인 은행들이 그런 것처럼 디파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사용자들은 돈을 빌리거나 빌려주고, 이에따라 이자를 받고, 가상자산과 가상자산을 기반으로 한 파생상품을 거래할 수 있다.
그러나 주류 은행들과 다른 2가지 핵심적인 차이점이 있다.
디파이에서 쓰이는 돈은 달러나 유로처럼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화폐가 아니라 암호화폐라는 점이다.
또 '경제의 동맥'으로 일컬어지는 은행이 금융거래를 중개하는 것과 달리 디파이 애플리케이션에는 이를 중개하는 거간꾼이 없다.
사용자들은 대개 댑스(dapps), 또는 탈중앙화 앱스(decentralized apps)라고 부르는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를 통해 디파이 플랫폼에 접속한다. 이 애플리케이션들은 대부분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다.
사용자들은 자신의 전자지갑을 이 앱들과 연계시키고, 드롭다운 메뉴에서 서비스를 선택한다.
기존 은행들에서 대출 담당 직원이나 창구 직원이 하는 기능들은 자동화돼 있다.
디파이 업계 최대 업체 가운데 하나인 넥소 캐피털 공동창업자 앤터니 트렌체브는 디파이를 "블록체인 공간의 은행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디파이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최근 양날의 칼이 되고 있고, 변동성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암호화폐 가격 변동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많은 트레이더들이 자신의 수익을 증폭시키기 위해 디파이 앱을 통해 파생상품과 차익거래 전략을 짜고 있다. 암호화폐가 조금만 있으면 이를 토대로 훨씬 더 큰 베팅을 하는 것이다. 레버리지를 이용해 주식시장에서 마진거래에 나서는 것과 같다.
디파이 플랫폼에 이같은 레버리지 증거금으로 에치된 자산 규모는 이제 1000억 달러가 넘는 수준으로 폭증했다. 이 가운데 640억 달러가 이더리움이다.
1년 전만 해도 이더리움의 디파이 자산 규모는 10억 달러에 불과했다.
최근 수개월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매도세가 급증한 배경이 바로 이 레버리지 베팅 폭증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가격이 폭락하면서 상승세에 베팅했던 많은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자동적으로 계좌를 청산당했고, 이때문에 가격 하락 압력이 가중되면서 추가 청산을 부르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미 주식시장에서도 비슷한 레버리지 붐이 일어나고 있다. 미 금융사들의 자율규제기구인 금융산업규제위원회(FIRA)에 따르면 4월 현재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담보로 차입해 투자한 규모가 8470억 달러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주식시장의 레버리지 확대는 대개 주가 지수 상승과 동시에 진행되지만 주식시장에서도 부작용이 있었다. 이같은 레버리지 확대로 인해 2000년, 2008년 주가 지수 폭락세가 심화된 바 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디파이를 통한 레버리지 확대가 더 큰 충격을 몰고 올 가능성이 높다.
49조 달러 규모의 미 주식시장에서 마진 부채 규모는 2%에 불과한 반면 1조6000억 달러 규모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레버리지로 묶여 있는 자본 비중이 6%에 육박한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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