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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차 놓칠라" 美 주택 매물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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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차 놓칠라" 美 주택 매물 급증



매물 광고가 세워져 있는 미국 주택단지.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매물 광고가 세워져 있는 미국 주택단지. 사진=뉴시스

미국 주택시장 둔화를 나타내는 또 다른 신호가 켜졌다.

주택 매물이 급증했다.

집 값 추가 상승을 기대하며 그동안 매물을 내놓지 않던 주택 소유주들이 주택 시장 붐이 이제 끝물에 이르렀다는 조짐들이 곳곳에서 나타나자 막차를 놓치지 않기 위해 서둘러 집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들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으로 여윳돈이 줄어든데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 폭등과 좀체 꺾이지 않는 주택가격 상승세로 인해 내 집 마련의 꿈을 접는 수요자들이 주택시장을 속속 이탈하는 가운데 이제 매물까지 급증하고 있다.

주택시장이 수요 감소 속에 공급은 확대되면서 확실한 하강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매물 증가폭, 5년만에 최대


CNBC는 26일(현지시간) 온라인 부동산업체 리앨터닷컴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주 주택시장 매물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9% 증가는 상당한 증가세다.

리앨터닷컴이 5년 전인 2017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주택시장이 급격하게 냉각되기 전 높은 값에 집을 팔려는 소유주들이 서둘러 집을 내놓고 있음을 시사한다.

리앨터닷컴 통계만 그런 것이 아낟.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 조사로도 지난 15일 현재 한 달간 주택 매물이 1년전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가까이 폭증했다.

값 떨어지기 전에 팔자


레드핀 수석 이코노미스트 대릴 페어웨더는 주택 소유주들이 점점 초조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페어웨더는 치솟는 모기지 금리가 주택시장 흐름을 바꿔놓고 있다면서 이제 매도를 결심한 주택 소유주들은 수요가 더 위축되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매수자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됐다고 말했다.

가장 일반적인 모기지인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연초 3%에 육박하는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5%를 훌쩍 넘는다.

이는 주택 시장에서 수요를 빠른 속도로 몰아내고 있다.

2020년 팬데믹 이후 집 값이 큰 폭으로 올랐지만 그동안은 모기지가 사상최저 수준으로 추락할 정도로 하강 흐름을 보여 집 값 상승에 따른 부담을 줄여줬다.

그러나 이제는 집 값 상승이 멈추지 않는 가운데 모기지까지 오르고 있어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둔화하는 주택시장


이날 발표된 4월 잠정주택판매 통계는 주택시장 둔화 흐름이 가속화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줬다.

전미부동산협회(NAR)에 따르면 기존주택 주택 계약, 즉 잠정주택판매가 4월들어 전월비 4% 가까이 감소했다. 1년 전보다는 9% 넘게 급감했다.

통상 계약부터 완료까지 1~2개월은 걸리는 주택거래 관행을 감안할 때 그 첫 단계인 계약을 나타내는 잠정주택판매는 주택시장 흐름을 보여주는 최초의 신호 역할을 한다.

올들어 모기지 금리가 뛰는 가운데 주택 매수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를 가장 먼저 알려준다.

잠정주택판매는 6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고, 이번에 약 10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앞서 24일 미 상무부가 발표한 4월 신축주택판매 역시 전년동월비 16% 급감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시장 전망보다 훨씬 더 큰 폭의 위축세였다.

미 금리 인상 속에서 주택시장 호황도 끝물로 접어들고 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