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새로운 글로벌 질서 구축에 있어 미국은 가치를 토대로 하는 연대를 구축해 러시아와 중국 같은 권위주의 정부나 그들의 동맹을 견제할 의향이 강한데 그런 연대를 구축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세력 가운데 한 국가가 인도다.
그러나 인도의 대전략은 어느 한쪽에 기울지 않도록 스탠스를 유지하는 ‘제3의 길’을 선택하려고 한다. 미국과 서방이 러시아와 중국간 경쟁을 펼칠 때 이들을 중간에서 조정하는 제3자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며 3자가 인도여야 한다는 속내다.
인도만으로 3자 역할을 하기에는 역부족인 만큼 인도는 아세안이나 중동 등 자신의 구상에 동조하는 제3세계 국가군을 규합하려는 입장도 보인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인도를 한시라도 빨리 가장 포괄적인 전략적 파트너로 삼으려고 한다. 이를 위해 양국 간의 협력을 무역, 국방, 다자주의, 정보, 사이버 공간, 민간 원자력 에너지, 교육 및 의료와 같은 여러 분야에 걸쳐 확장하려고 한다.
미국은 인도와 새로운 미래 10년을 맞이하면서 ‘자유롭고 개방적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약속한 인도-태평양 지역 협력을 위한 새로운 의제를 구축해 나가려고 한다.
최근 몇 년 동안 코로나 전염병과 같은 긴급 상황으로 인해 러시아와 중국과의 긴장상태가 확대되고 심화될 것이 분명해짐에 따라 앞으로 몇 년 동안 강력한 인도-미국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긴장관계를 극복하는 데 핵심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인도로서는 글로벌 군사 강국의 한 축인 러시아와 무난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한쪽에 의존하는 것은 관계가 나빠질 경우 대체재가 약해지기에 미국을 다른 한 축에 두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이에 양국은 서로의 의도가 맞물려 국방 협력에서 절차 간소화, 관료적인 장애 감소, 새로운 군사 훈련 개시, 국방 무역 및 기술 이니셔티브 재활성화 등을 모색 중이다.
더욱이 양국은 단순 국방 관계를 넘어 민간 핵 협력 및 핵 비확산까지 함께 논의하기 시작했다. 인도의 핵은 파키스탄을 자극하고 주변 국가들에게는 큰 위협이다.
미국은 인도가 중국을 대체하는 제조강국이 되기를 바란다. 인도는 복제약이나 ICT 분야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이지만 중급, 중하위급 제조 분야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 인도 전체에 안정적 전기나 수자원 공급이 어렵다.
이에 미국은 인도에 인프라 자금 조달, 코로나 백신의 생산 및 전달 등 인도적 지원과 재난 구호활동을 지원 중이다.
또한 인도의 높은 교육열을 고려해 교육과 우주 및 사이버 보안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 중이다. 이 모든 것은 중국에 대응하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및 규칙 기반 질서를 촉진한다.
한편, 최근 몇 년 동안 두드러진 두 가지 다자간 전략적 대화는 2017년에 부활한 쿼드(Quad) 그룹(인도, 호주, 일본, 미국)과 새로운 서아시아 쿼드 또는 I2U2(이스라엘, 인도, 아랍에미리트로 구성)다.
쿼드는 인도와 미국이 같은 생각을 가진 민주주의 국가들과 표적화된 다자간 협력을 추구하기 위한 최고의 형식이 되었다. 서아시아 쿼드는 기술 협력에 중점을 두고 독특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철수가 파키스탄에 대한 공급 경로에 대한 의존도를 줄였기 때문에 인도-미국의 대테러 협력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미국은 인도를 우군화하기 위해 파키스탄 군사 정보 지원 확대도 모색한다.
끝으로, 인도와 미국은 글로벌 가치 사슬 강화를 위해 양방향 외국인 직접 투자(FDI)를 강화하고 민간 부문이 양국 경제에 도움이 되는 통합 공급망을 촉진하는 투자 인센티브도 고려 중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